
인권변호사·학부모 대표에서 주지사 당선까지 … 35년 만의 민주당 집권 이끌어
텍사스에서 30년 넘게 이어진 공화당의 주지사 집권을 끝낸 인물은 리오그란데밸리 출신의 인권변호사이자 다섯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인 주하원의원이었다.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소속 그렉 애벗(Greg Abbott) 주지사를 꺾은 민주당 지나 히노호사(Gina Hinojosa·52) 당선인은 텍사스 역사상 첫 라틴계 여성 주지사가 된다. 민주당이 텍사스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앤 리처즈(Ann Richards) 전 주지사가 당선된 1990년 이후 36년 만이다.
히노호사는 텍사스 남부 멕시코 접경 지역인 리오그란데밸리에서 성장했다. 브라운스빌(Brownsville)의 공립학교를 다녔으며, 텍사스대학(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을 졸업한 뒤 조지워싱턴대학(George Washington University)에서 법학 학위를 받았다. 변호사가 된 뒤에는 노동자와 저소득층의 권익 보호에 주력했다. 노동법과 민권 분야에서 활동하며 임금과 복리후생, 노동자의 권리를 둘러싼 사건을 맡았다.
정치에 입문한 계기는 자녀가 다니던 학교의 폐교 위기였다. 주정부의 교육예산 삭감으로 아들의 초등학교가 문을 닫을 처지에 놓이자 학부모들과 함께 학교를 지키는 활동에 나섰다. 이후 2012년 오스틴 교육구(Austin ISD) 교육위원에 당선됐으며, 2015년에는 교육위원장을 맡았다.
2016년에는 텍사스 주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고, 2017년부터 오스틴 중심부를 대표하는 주하원의원으로 활동했다. 공교육 재정 확대와 교사 처우 개선, 노동자 권익 보호, 의료서비스 접근성 확대 등을 주요 의제로 다뤘다.
히노호사의 정치적 기반은 공교육이었다. 그는 애벗 주지사가 추진한 사립학교 학비 지원제도인 스쿨 바우처(School Voucher)에 반대하며 공립학교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를 주장했다. 주정부가 공교육 재원을 충분히 지원하지 않으면서 사립학교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잘못된 우선순위라는 입장이다. 이번 주지사 선거에서는 생활비 부담 완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주정부의 비상저축기금을 활용해 텍사스 가구에 1,500달러를 일회성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재산세와 보험료 부담을 줄이고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급증하는 데이터센터에 대해서도 전력과 수자원 소비, 주민 부담 등을 이유로 신규 건설을 일시 중단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공약은 기업 유치와 규제 완화, 감세를 강조해 온 애벗 주지사의 정책 방향과 차이를 보였다. 반면 애벗 주지사 역시 재산세 인하와 주택보험료 부담 완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히노호사는 선거운동 초기만 해도 현직 주지사의 높은 인지도와 막대한 선거자금에 밀려 어려운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생활비와 공교육 문제를 중심으로 선거운동을 이어갔고, 3선의 애벗 주지사를 꺾으며 텍사스 정치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
그는 당선 연설에서 한 정당의 장기 집권을 끝낸 것이 또 다른 정당의 일방적 지배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다.
히노호사는 2027년 1월 19일 텍사스 주지사로 취임할 예정이다.
유광진 기자 ⓒ K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