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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균 변호사 ‘20년 신뢰의 배신’ 에스크로·투자·이민 피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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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updated: 10월 9, 2026 8:5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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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아니었으면 지금도 믿었을 것’, 쏟아진 피해자들 … “달라스 한인회 핫라인 개설”

20년 넘게 한인 곁을 지켜 온 변호사였다. 집과 가게를 사고팔 때, 이민 서류를 맡길 때 한인들은 믿고 그를 찾았다. 그 신뢰가 산산조각 났다.
캐롤튼 H마트 인근 상가에서 20여 년간 일해 온 김환균 변호사를 둘러싼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사업체 매매 대금을 맡긴 에스크로 계좌 수표 부도에서 시작된 문제는 투자금과 개인 차용금, 부동산 지분, 이민 사건으로까지 이어졌다.
본지가 10월 8일까지 제보와 취재로 파악한 피해 주장액은 에스크로 7건 약 130만 달러, 투자금 240만 달러, 개인 대여금 9만 달러를 더해 약 379만 달러에 이른다. ‘더 김 로펌(The Kim Law Firm)’ 사무실은 이번 주부터 문을 닫았고, 김 변호사는 본지의 거듭된 연락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김환균 변호사. (사진출처_김환균 변호사 페이스북 캡쳐)


◈ 부도난 수표, 사라진 19만 달러
에스크로 계좌는 거래가 끝날 때까지 제3자가 돈을 맡아 두는 계좌로, 맡은 사람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이 결코 아니다. 이번 사태는 바로 이 ‘건드려선 안 될 돈’에서 터졌다.
한 한인 업주는 2019년 가게를 살 때 리얼터가 고용한 김 변호사를 처음 만났고, 이번에 팔면서는 직접 계약서 작성과 대금 보관을 맡겼다. 바이어는 8월 31일 클로징에 맞춰 매매 대금 24만 달러를 1만7000달러, 10만 달러, 12만3000달러로 세 차례에 나눠 김 변호사의 에스크로 계좌에 넣었다. 비용을 빼고 업주가 받을 돈은 23만8895달러였다. 보통 송금(wire)으로 처리하는 대금을 그는 수표로 써 줬고, 지급을 미루다 건넨 9월 4일자 수표마저 9월 14일 잔고 부족으로 돌아왔다.
부도 사실을 알리자 그는 30분 만에 전화해 “해결됐으니 다시 입금하라”고 했다. 시간을 끌려는 것으로 본 업주는 곧장 사무실로 찾아갔다. 김 변호사는 그 자리에서 5만 달러짜리 캐셔스 체크를 내주며 다음 날까지 잔금을 주겠다고 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9월 15일 미지급액 18만8895달러와 자금 관리 부실을 인정하는 문서에 서명하고도 약속을 세 번 더 깼다. 업주가 상환을 요구하며 여러 차례 보낸 이메일과 문자에도 답이 없었다. 9월 28일에는 “돈을 구하겠다”며 타주로 떠난 것으로 전해졌고, 마지막 약속일엔 “캔자스 세미나에 와 있어 깜빡했다”고 둘러댔다.


◈ 보도 뒤 쏟아진 “나도 당했다”
본지 보도가 나가자 비슷한 피해 제보가 잇따랐다. 2024년 여름 사업체를 판 제보자는 김 변호사가 “사업체를 클로징하면서 SBA 대출금 15만 달러를 에스크로에 입금된 판매대금에서 정산하겠다”는 말을 믿고 맡겼지만 그 돈은 사라졌고 SBA 대출금은 그대로다. 이후 2년여 동안 상환 여부를 물을 때마다 돌아온 답은 “담당자가 바뀌었다”, “곧 해결된다”뿐이었다. 그는 변호사가 에스크로에 맡긴 돈을 가로챌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보도가 아니었으면 지금도 믿고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2025년 5월 사업체를 판 또 다른 피해자는 “입금을 미뤄 달라”는 부탁에 30만 달러짜리 수표를 아직 쥐고 있고, 앞서 빌려준 2만 달러를 돌려받으며 받은 수표는 이미 부도났다.
에스크로 피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매매가 결렬됐는데도 돌려받지 못한 25만 달러, 끝내 받지 못한 매매 대금 20만 달러, 소송 중 사라진 5만 달러, 수차례 부도난 16만 달러 수표까지 제보가 줄을 이었다.
특히 여러 피해자는 김 변호사가 돈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하는 과정에서 “당신 돈은 먼저 갚을 테니 다른 피해자들에게는 말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증언했다. 피해자들이 서로의 존재를 알지 못한 채 각자 김 변호사의 약속을 기다렸다는 것이다.
본지에는 약 4년 전에도 에스크로 자금과 관련해 유사한 문제가 있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다만 해당 제보는 현재 사실관계를 추가 확인 중으로, 당시 사건과 이번 피해 사례들이 서로 연결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 투자금·주택 지분까지… 위조 의혹
돈 문제는 에스크로에 그치지 않았다. 투자자 4명은 “유명 김밥 프랜차이즈를 인수한다”, “LA 라텍스 장갑 사업에 투자한다”는 말을 믿고 건넨 90만 달러를, 또 다른 피해자는 150만 달러를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한 투자자가 몇 달을 기다려 받은 수표는 ‘계좌 폐쇄’ 도장이 찍힌 채 돌아왔다. 이 수표 역시 에스크로 계좌에서 나온 것이었고, 메모란에는 약속어음을 뜻하는 ‘PN’이 적혀 있었다. 이 투자자는 투자 당시 받아 둔 담보 서류마저 위조됐다고 주장한다. 김 변호사에게 개인적으로 돈을 빌려줬다 돌려받지 못했다는 제보도 3건, 모두 9만 달러다.
변호사 윤리규정은 고객 돈과 개인 돈을 섞지 못하게 한다. 개인 채무나 투자금을 고객 돈 보관 계좌로 정리하려 한 것 자체가 명백한 위반이다. 여러 피해자는 김 변호사가 “당신 돈은 먼저 갚을 테니 다른 피해자에게는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입을 모은다. 의혹은 부동산으로도 번졌다. 담보로 주택 지분을 받아 둔 한 투자자는 “서명한 적이 없는데 지분이 김 변호사 부인에게 넘어갔다”며 루이스빌(Lewisville) 경찰에 신고했다. 지분을 넘겨받은 것으로 돼 있는 부인 역시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서류에는 김 변호사 사무실 직원의 공증이 들어가 있다. 결국 누가 서류를 작성했고 어떤 과정을 거쳐 등기됐는지가 규명돼야 한다.


◈ 잠긴 사무실, 쌓여 가는 이민 우편물
피해는 돈에서 그치지 않는다. 김 변호사에게 이민 수속을 맡긴 의뢰인들도 발이 묶였다. 잠긴 사무실 유리문 너머 바닥에는 이민서비스국(USCIS) 우편물과 각종 고지서가 흩어져 있다. DKnet 라디오 보도를 통해 사건을 알게된 의뢰인들은 자기 사건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됐고, 본지에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문의가 이어진다. 이민 사건은 마감일을 한 번만 놓쳐도 체류신분과 취업허가까지 흔들릴 수 있어 서둘러 확인해야 한다.
◈ 경찰신고·변협진정·한인회가 나섰다
피해자들은 법적 대응에 들어갔다. 한 피해자는 9월 30일 맥키니(McKinney) 경찰에 사건을 알리고 증거를 제출했다. 정식 사건번호 발급이나 검찰 송치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피해자는 10월 1일 텍사스 변호사협회 징계 담당 부서(OCDC)에도 진정을 넣었다. 협회는 접수 30일 안에 징계 대상인지 분류하고, 이후 해당 변호사에게 30일 안에 답변을 요구한다.
피해금 회복 경로로는 변협이 운영하는 고객 보호 기금(Client Security Fund)이 있다. 변호사가 고객 돈을 유용했을 때 피해 일부를 보상하는 제도다. 형사 절차에서 피해금 반환 명령을 받아내는 길도 있다. 김 변호사의 전문직 배상책임보험(E&O) 가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한인사회도 움직였다. 달라스 한인회(회장 우성철)는 피해자들이 혼자 대응하기 어렵다고 보고 무료 상담 핫라인을 열었다. 흩어져 있던 피해 사례를 한곳에 모아 함께 대응할 방법을 찾겠다는 취지다.


◈ “더는 해결 못 해” … 잠적한 변호사
사라진 돈이 어디로 갔는지, 피해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수십 차례 걸어도 받지 않던 김 변호사의 전화는 본지가 사실 확인에 나선 9월 29일에야 연결됐다. 그는 그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내가 실수했다, 피해자들 문제는 해결하겠다”면서도 투자금 제보에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그러나 10월 2일, 한 피해자에게 “더는 해결할 수 없게 됐다, 달라스로 돌아갈 수 없고 당분간 몸을 피해 있어야겠다”는 문자를 보냈다. 본지는 이 문자를 사진으로 확보했다. 이후 서면 질의에도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신뢰가 생명인 변호사에게 이런 일이 생길 줄 누가 알았겠느냐”는 탄식이 동포사회에 퍼진다. 문제가 더 일찍 알려졌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 사태는 한 피해자가 침묵하지 않으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그 용기가 취재를 낳았고, 보도가 또 다른 입을 열게 하고 있다. 더 이상의 불법적인 행태와 그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제보가 지금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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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GED:# 변호사#김환균#에스크로#이민#잠적#투자#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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