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협 재외동포청장 간담회 개최, 복수국적 연령 인하 추진 등 현안 설명
재외동포 입지 강화 위해 “재외국민 등록률·투표율 높여야 국회도 움직여”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이 21일(월) 달라스를 방문해 오전 기자간담회에 이어 저녁에는 달라스·포트워스 지역 동포 단체장 및 원로들과 간담회를 갖고, 재외동포 정책 추진 현황을 설명하며 한인사회의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오전 기자간담회는 달라스 한인문화센터에서 우성철 달라스 한인회장, 김원영 민주평통 달라스협의회장, 정창수 KCCD 이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간담회에 앞서 한인문화센터의 운영 현황도 소개됐다.
김 청장은 “재외동포사회와 소통할 방법이 부족하다”며 재외공관과 일부 동포단체를 통한 소통만으로는 전체 동포사회와 직접 닿는 데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본지 기자는 재외동포청의 유용한 사업들을 정작 해외 동포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지역 한인 언론 등 기존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기했고, 김 청장도 국가·지역별로 영향력 있는 동포 언론을 파악해 정책 전달 통로로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저녁 간담회에는 이동규 주달라스 영사출장소장, 우성철 달라스 한인회장, 박귀남 포트워스 한인회 이사장, 김원영 민주평통 달라스협의회장, 신동헌 달라스 한인상공회장이 참석했다.

원로로는 문대동 삼문그룹 회장, 김영호 영트레이딩 회장, 스캇 김 IBS·DK 미디어그룹 회장이 자리했으며, 이명재 송죽회장, 이인수 북텍사스 한인간호사협회장, 고병욱 한국중부발전 미국법인장, 김경훈 한국무역협회 지부장, 김민정 DK 미디어그룹 사장 등 20여 명이 함께했다.
◈ “갈등 없는 달라스, 모범 사례”
김 청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과 멕시코 방문 일정에 맞춰 멕시코로 향하는 길에 달라스를 경유하게 됐다”며 “정부나 국회 관계자들이 찾기 어려운 지역인데 동포사회와 만날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181개국에 700만 명이 넘는 재외동포가 살고 있으며 그중 미국 거주 동포가 가장 많다고 소개하고, 한국 기업 투자가 급증하는 달라스·포트워스를 한미 경제협력의 핵심 거점으로 평가했다. 이어 “한인 동포가 많은 지역에서 사소한 일로 분열해 고발과 소송까지 가는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며 “달라스·포트워스 한인사회가 큰 갈등 없이 화합해 온 것은 역대 원로 지도자들이 좋은 전통을 이어온 덕분”이라고 말했다.
김 청장은 특별히 올해 상반기 두 차례 전 세계 재외공관을 통해 민원과 정책 제안을 전수조사해 약 980건을 해소하거나 답변했다고 밝혔다.
◈ 원로·단체장들 “방문에 감사” … 활동 소개와 지원 요청
문대동 회장은 “15만 달라스 동포들의 한결같은 염원은 조국이 잘사는 것”이라며 동포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성공을 일궈 가고 있다고 전했다.
50년 가까이 달라스에 살아온 김영호 회장은 “달라스가 제 고향”이라며 언제든 동포사회를 돕겠다고 밝혔다. 스캇 김 회장은 40년가량 달라스에 살며 라디오 주파수를 매입해 미디어 사업을 시작한 경험을 소개하고, 물류·금융 중심지로 급성장하는 달라스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우성철 회장은 올해 미주 한인장애인 체육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도록 도운 단체장들과 재외동포청의 후원에 감사를 표했다.
김원영 회장은 지난 6월 워싱턴 D.C.를 방문해 텍사스 지역 연방 하원의원실에 한반도 평화 관련 법안 통과를 요청한 평화 공공외교 활동을 소개했다. 이인수 회장은 장애인 체육대회와 지난해 전미 한인체육대회 의료지원에 이어, 10월 연례 건강박람회를 열어 무보험 한인들에게 의료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김민정 사장은 올해 15주년을 맞은 DK 미디어그룹이 언어와 문화 장벽 속에 사는 이민자들에게 법·제도 변화와 지역 소식을 한국어로 전하며 주류사회와 한인사회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고 소개했다. 또 DK 파운데이션을 통해 ‘더 나눔’ 캠페인으로 위기 가정을, ‘더 키움’ 프로젝트로 장학생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장 건의도 잇따랐다. 신동헌 회장은 로열레인 일대가 코리아타운으로 명명됐지만 이를 유지하기 위한 과제가 남아 있다고 설명하고, 상공회가 지역 경찰관 자녀 장학금 지급 등으로 주류사회와 관계를 쌓아 왔으나 재외동포청 지원은 받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우성철 회장은 달라스에 한국교육원과 문화원 설치를 건의했다. 이 밖에 복수국적 연령 인하, ‘달라스’ 공식 한글 표기, 동포 단체 및 행사 지원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 “사업계획서가 관건 … 자체 역량부터”
김 청장은 행사 지원과 관련해 “한인회를 중심으로 동포 단체들이 협의해 기획하면 민간 심의위원회를 거쳐 지원할 수 있다”며 목표와 의미를 잘 담은 사업계획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은 국민소득이 한국의 두 배가 넘는 만큼 먼저 동포사회 자체 역량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재외동포청 예산은 동포사회가 취약한 국가에 우선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뉴욕 한인사회가 이민사박물관 건립을 위해 주정부 예산 500만 달러를 확보한 사례를 들며 “동포 역량을 결집해 한인을 대변할 정치인을 진출시키면 시·카운티·주 예산 확보와 인허가 문제가 훨씬 수월해진다”고 조언했다.
한국교육원과 문화원은 각각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으로, 예산 당국을 설득할 만큼 투자 대비 효과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 재외선거·복수국적 등 3대 민원
김 청장은 전수조사에서 가장 많이 나온 요구로 △재외선거 제도 개선(우편·전자투표 도입) △복수국적 허용 연령(현행 65세) 인하 △한글학교 등 차세대 동포 육성 지원을 꼽았다.
재외선거 제도 개선 관련해서는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처음 의제로 다뤄졌으나 우편·전자투표를 두고 의견이 엇갈려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현재 소관 상임위로 넘어간 상태라고 소개를 했다.
그리고 복수국적 연령 인하는 법무부 소관인 국적법 개정 사안으로, 병무청은 병역 의무 이완을, 보건복지부는 기초연금 재정 부담을 우려해 진척이 더디다고 전하고 다만 병역 면제자와 이행자부터 적용하자는 안에는 병무청이 원칙적으로 동의했다고 했다. 재외동포청은 복수국적 허용 연령을 45세로 낮추자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밝히고 “45세로 낮추면 65세까지 20년간 국민연금에 기여할 기회가 생긴다”는 논리로 복지부를 설득하고 있다고 김 청장은 말했다.
◈ “동포 예산 1인당 1만6천원 … 미담 사례 알려 달라”
김 청장은 700만 동포 대상 예산이 1인당 평균 1만6천원 수준에 불과해 증액을 추진했지만, 국내에서는 “동포들이 국내에 세금을 내느냐”는 반발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에 재외동포청은 재외동포를 경제 영토의 확장자이자 한류 전파자, 민간 외교관으로 알리는 인식 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올해부터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재외동포 관련 내용이 실렸다고 소개했다.
그는 간호사협회의 봉사 활동, 그리고 DK 파운데이션의 나눔 캠페인과 장학 사업을 예로 들며 “좋은 일을 하고도 겸손해서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사례를 보내 주면 자랑스러운 동포 사례로 국내에 적극 홍보하겠다”고 요청했다.
◈ “투표율 10%로는 아무도 신경 안 써”
김 청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재외국민 유권자가 약 200만 명이지만 실제 투표 참여는 20만 명 수준에 그친다며 “지금 같은 투표율로는 동포청이 예산 당국에 멱살잡이를 해도 예산 증액이 소용없다”고 말했다.
이어 “동포사회의 힘을 가장 먼저 보여주는 것이 재외국민 등록률과 투표율”이라며, 등록률과 투표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청장은 “재외동포 365 민원포털(www.g4k.go.kr)을 통해 ‘재외국민 등록’에 꼭 참여해 달라”고 부탁하고 “제대로 된 거주 인원 등이 파악되어야 재외동포청도 근거를 가지고 지원에 나설 수 있다”며 외국 국적 동포까지 포함한 동포 DB 구축에 적극 참여해 결집력을 키워야 동포사회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광진 기자 ⓒ K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