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련 인력·노동력·인프라·개방시장·AI 대응이 향후 성장 좌우
텍사스가 미국 내 다른 주보다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숙련 인력 확보, 전력·수자원 기반시설 확충, 자유무역 유지, 인공지능(AI) 대응이 핵심 과제로 꼽혔다.
달라스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 of Dallas) 수석 경제학자 피아 오레니우스는 텍사스가 오랫동안 미국 평균을 웃도는 고용·생산 증가율을 기록해 왔지만 최근 이런 성장을 이끌어온 요인들이 약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텍사스경제개발공사(Texas Economic Development Corporation)에 따르면 텍사스 경제 규모는 2조7000억 달러로 세계 8위 수준이며 러시아, 캐나다, 이탈리아를 앞선다. 다만 북텍사스 일부 지역은 여전히 만성적 빈곤 문제를 안고 있으며, 2050년까지 수백만 명이 새 일자리를 찾아 북텍사스로 이주할 것으로 예상돼 지역 주민들이 성장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텍사스의 고교 졸업률은 90%에 육박해 전국 평균을 웃돌지만, 4년제 대학 학위를 가진 청년층 비율은 여전히 전국 평균에 못 미친다. 오레니우스에 따르면 25~34세 연령대에서 텍사스는 전국 대비 약 3.7%포인트 낮은 학위 취득률을 보이는데, 인구 3000만 명이 넘는 주 규모를 고려하면 수십만 명에 달하는 격차다.
그는 첨단기술, 금융서비스, 첨단제조업 등 고임금 일자리를 채우려면 4년제 학위와 기술 교육, 산업 수요에 맞춘 직업훈련에 대한 투자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몇 년간 텍사스 성장을 이끌었던 타주·해외로부터의 인구 유입도 빠르게 둔화하고 있어, 새 인력 유입이 줄어드는 만큼 기존 인력을 육성하고 붙잡아야 하는 과제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텍사스는 상대적으로 젊은 노동인구를 가진 주로 알려졌지만,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며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주 유입이 줄어드는 만큼 고령 인력 은퇴를 메울 방법도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다.
노동력 확대를 위해서는 육아 부담으로 경제활동을 못 하는 부모, 조기 은퇴를 고민하는 고령 근로자, 장애인, 교통이나 자격증 문제로 취업이 어려운 주민 등 노동시장 밖에 있는 인구를 끌어들여야 한다는 게 오레니우스의 제안이다.
도로·항만 등 전통적 인프라 투자는 그동안 텍사스의 인구·기업 유치 성장을 뒷받침해 왔다. 민관합작사업과 유료도로 방식으로 고속도로망을 확장하고 항만과 국경 통과지점을 연결해온 결과다.
이제는 데이터센터, 에너지 집약형 산업, 새로운 형태의 제조업이 늘면서 전력·수자원 인프라로 투자 우선순위가 옮겨가고 있다. 텍사스는 데이터센터 구축 규모에서 전국 2위에 올라 있으며, 오레니우스는 데이터센터를 “전력을 엄청나게 먹는 시설”이라고 표현했다.
전력망 운영기관인 ERCOT(텍사스 전력안정성위원회)에 따르면 최대 전력 수요는 향후 6~7년 안에 약 85기가와트에서 145기가와트로 늘어날 전망이다. 오레니우스는 이를 “매우 큰 폭의 증가”라고 평가하면서도, 다른 주들이 비슷한 압박 속에 전기요금 인상을 겪는 것과 달리 텍사스는 전통 발전과 재생에너지 공급을 함께 확대해 “지금까지는 전기요금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텍사스는 캘리포니아보다 경제 규모는 작지만 미국에서 수출액이 가장 많은 주다. 에너지 관련 제품 비중이 크지만 제조업과 멕시코·캐나다와의 국경 간 교역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오레니우스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재검토를 앞두고 무역협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 협정이 “텍사스 경제는 물론 멕시코, 캐나다, 그리고 결국 생활물가에도 중요하다”며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지적했다.
오레니우스가 가장 강한 어조로 말한 대목은 AI였다. 달라스 연방준비은행 내에서도 AI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향후 일자리·임금 구조 변화를 분석하는 연구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인력개발 분야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AI를 제대로 파악하고 따라가야 한다. 우리 세대 들어 가장 큰 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레니우스는 AI를 위험이자 기회로 규정했다. 일부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지만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텍사스가 이 전환에서 이득을 볼지 손해를 볼지는 얼마나 빠르게 배우고 적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