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켓부터 먹거리, 놀거리까지 … 24일을 알차게 보내는 법
“텍사스는 뭐든지 더 크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순간이 있다면 바로 지금이다. 2026년 스테이트 페어 오브 텍사스는 9월 25일 금요일부터 10월 18일 일요일까지 24일간, 페어 파크(Fair Park) 277에이커를 통째로 채우며 열린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 이어져 온 박람회로 꼽히는 이 행사는 올해 “Stars, Stripes & Howdies”를 테마로 내걸었다. 정문을 지키는 55피트 높이의 카우보이 인형 ‘빅 텍스(Big Tex)’는 실제로 말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원래는 1949년 코르시카나 인근 작은 마을에서 산타 인형으로 쓰이던 것이었다는 반전 이력이 있다.
놀이기구부터 공연, 먹거리, 박물관까지 한 부지 안에 다 모여 있다 보니 계획 없이 갔다간 절반도 못 보고 돌아오기 십상이다. 처음 가는 사람도, 매년 가는 사람도 알아두면 하루가 훨씬 알차지는 정보를 모았다.
■ 티켓, 뭘 사야 할까

2026년 입장료는 지난해보다 낮아졌다. 성인 데일리 티켓은 현장 기준 월~목 15달러, 금~일 25달러이고, 3~12세 어린이는 요일 상관없이 매일 10달러, 2세 이하는 무료다. 지난해까지 어린이 요금이 요일에 따라 14~24달러로 들쭉날쭉했던 것과 비교하면 계산이 한결 단순해진 셈이다. 오후 5시 이후 입장은 월~목 10달러, 금~일 20달러로 저렴해진다.
몇 번이고 갈 사람에게는 시즌 패스가, 하루만 제대로 즐길 사람에게는 FLEX 티켓이 낫다. FLEX 티켓은 원하는 날짜 하루를 골라 쓰되 음식과 미드웨이 쿠폰을 묶은 콤보로도 살 수 있다. 데일리 티켓은 9월 1일부터 온라인에서 먼저 풀렸는데, 온라인 가격엔 수수료가 붙어 현장 가격보다 오히려 비쌀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할 만하다. 가족 단위라면 콤보에 딸린 쿠폰 수량부터 확인하고, 예상 방문 횟수에 맞춰 고르는 편이 남는 장사다.
■ 할인, 놓치면 아깝다
수요일마다 열리는 피드 더 니드 데이엔 통조림 식품 5개를 가져가면 7달러에 입장할 수 있는데, 기부는 오후 5시까지 접수되고 모인 식품은 노스 텍사스 푸드뱅크로 간다. 개장일인 9월 25일에는 땅콩버터 2병을 가져가면 10달러에 입장하는 별도 이벤트도 열린다. 화·목요일엔 빅 텍스 인사이더로 가입하면 온라인에서 프로모션 코드로 12달러에 입장할 수 있는 닥터페퍼 밸류 데이가 운영된다.
60세 이상은 목요일 7달러, 월~수요일 13달러, 금~일요일 20달러로 시니어 데이 혜택을 받고, 군인과 재향군인은 유효한 신분증만 있으면 요일 상관없이 입장료에서 5달러를 할인받는다. 여러 할인이 요일별로 겹치기도 하니, 방문 요일을 먼저 정한 뒤 그날 적용되는 혜택을 챙기는 순서가 헷갈리지 않는다.
■ 붐비지 않게, 언제 어떻게 갈까
개장 시간은 월~목·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금·토요일엔 오후 10시까지다. 가장 한산한 시간은 평일 오전, 그중에서도 개장 직후다. 반대로 개장 첫 주말과 텍사스대·오클라호마대가 코튼볼에서 맞붙는 레드 리버 쇼다운 토요일은 한 해 중 가장 붐비는 날로 꼽힌다. 이 두 날짜만 피해도 대기 시간이 확연히 줄어든다는 게 매년 다녀온 사람들의 공통된 경험이다.
주차는 공식 주차장 기준 하루 25달러로, 이 역시 지난해보다 5달러 내렸다. 줄 서기가 싫다면 DART 그린 라인을 타고 Fair Park역이나 MLK Jr.역에서 내려 걸어 들어가면 된다.
■ 이번 시즌 뭘 먹어볼까

매년 화제를 모으는 빅 텍스 초이스 어워즈(Big Tex Choice Awards)는 46개 업체가 낸 77개 메뉴 중 15개 결선 진출작을 추려 겨루는 자리로, 올해 수상작은 지난 8월 18일 이미 발표됐다. 짭짤한 부문 우승은 타코 셸을 감자튀김으로 만든 ‘버거 찹 테이터 타코스'(16달러), 달콤한 부문은 초콜릿 반죽을 입힌 ‘플레처스 초콜릿 코니 독'(7달러)이 차지했다.
음료 부문은 파인애플과 수박을 켜켜이 쌓은 ‘트로피컬 코코 프레스카’가, 가장 창의적인 메뉴로는 치즈케이크를 말차 쿠키로 감싼 ‘베리 미 인 말차’가 뽑혔다. 수상작 외 나머지 결선 진출작들도 대부분 페어 기간 내내 판매되니 직접 비교해 먹어보는 재미도 있다. 물론 원조 플레처스 코니 독과 퍼널 케이크 같은 클래식도 여전히 건재하다.
■ 볼거리와 공연, 하루로는 부족하다
입장권 한 장이면 셰보레 메인 스테이지 공연도 따로 돈 낼 필요 없이 볼 수 있다. 올해는 9월 25일 클린트 블랙을 시작으로 볼링 포 수프, 리 브라이스, 핑크 플로이드 레이저 스펙타큘러, 캔자스, 퀸스라이크, 레드 핫 칠리 파이퍼스, 레일린, ABBA 트리뷰트, 머스캐딘 블러드라인, 짐 클래스 히어로즈, 3OH!3가 차례로 무대에 오르고, 마지막은 라스트 반돌레로스의 에밀리오 나바이라 헌정 공연으로 마무리된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월드 오브 매직 쇼와 온코어 동물원 체험을, 저녁엔 매일 밤 펼쳐지는 스타라이트 퍼레이드를 놓치지 말자. 올해는 유아·미취학 아동을 위한 ‘리틀 론 스타스 랜드’가 새로 생기고 키드웨이도 새 단장을 마쳐,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이라면 예년보다 동선이 한결 편해졌다. 자동차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텍사스 오토 쇼도 챙길 만하고, 매년 10만 명 넘게 몰리는 레드 리버 쇼다운까지 같은 기간에 열려 코튼볼 주변은 한층 뜨거워진다.
■ 놀거리 완전 정복

미드웨이엔 스릴웨이와 키드웨이, 1914년산 덴첼 회전목마까지 70개가 넘는 놀이기구가 모여 있다. 타려면 쿠폰을 미리 사둬야 하고, 게임은 빅 텍스 게임 카드로 즐길 수 있다. 올해부터는 ‘에브리데이 밸류’라는 이름으로 놀이기구와 게임 요금도 일부 낮췄으니, 아이들과 여러 개 탈 계획이라면 전보다 부담이 덜하다.
하늘에서 페어 전경을 보고 싶다면 12분간 20층 높이까지 올라가는 텍사스 스타가 정답이다. 맑은 날엔 21마일 떨어진 AT&T 스타디움까지 보이니 카메라는 필수다. 가축과 농업에 관심 있다면 축사 구역 품평회와 출산 과정을 볼 수 있는 라이브스톡 버딩 반도 들러볼 만하다.
■ 이것까지 챙기면 완벽
9월 30일, 10월 7일, 10월 14일 세 차례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는 조명과 소리를 낮춘 감각 친화적 시간이 운영되고, 휠체어와 스쿠터, 유모차, 왜건은 하루 단위로 빌릴 수 있으며 장애인 주차 구역도 마련돼 있다. 육아 시설과 응급처치소는 행사장 곳곳에 있고, 일부 공연엔 수어 통역도 제공된다.
대여 물품은 수량이 한정돼 있는 경우도 있으니 미리 예약이 가능한지 확인해두면 현장에서 헛걸음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자세한 대여 방법은 공식 홈페이지의 접근성 안내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페어가 끝나도 갈 이유는 남는다
페어 파크 자체가 미국 국가 사적지이자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아르데코 건축 밀집 지역이다. 사우스웨스트 지역에서 유일한 아프리칸 아메리칸 뮤지엄은 행사 기간 내내 매일 문을 열고, 어린이 수족관은 연중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텍사스 디스커버리 가든은 24일 내내 입장료를 반값만 받으니, 페어를 핑계 삼아 겸사겸사 들러보기 딱 좋다. 놀이기구 타느라 하루를 다 쓰기 쉽지만, 이런 곳들은 상대적으로 한산해 잠깐 숨 돌리기에도 좋은 코스다.
하루 만에 다 보기엔 벅찬 규모인 만큼, 우선순위 몇 가지만 미리 정해두고 방문일을 잡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