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윤교 CPA
미국공인회계사 / 텍사스주 공인 / 한인 비즈니스 및 해외소득 전문 세무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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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오래 생활한 한인 부모님들이 자주 묻는 질문 가운데 하나는 자녀에게 돈을 주어도 세금을 내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자녀의 첫 주택 구입을 돕거나 사업 자금을 보태주고 싶은데, 은행에서 큰돈을 송금하면 IRS의 조사를 받는 것은 아닌지 걱정한다. 어떤 분은 현금으로 나누어 주면 신고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의 증여세 제도는 돈을 보내는 방식보다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얼마나 주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먼저 증여세는 일반적으로 돈을 받은 자녀가 아니라 재산을 준 사람이 부담하는 세금이다. 부모가 성인 자녀에게 현금을 증여했다고 해서 자녀에게 곧바로 소득세가 발생하는 것은 보통 아니다. 그렇다고 아무런 신고 의무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증여자가 미국 시민권자 또는 미국 증여세법상 거주자인 경우에는 연간 증여세 신고 기준과 평생 증여·상속세 면제한도를 함께 살펴야 한다.
미국 세법에는 한 사람에게 일정 금액까지 증여해도 연간 증여세 신고 대상에서 제외되는 제도가 있다. 이 금액은 2026년은 $19,000이다. 부모가 각각 증여하거나 여러 자녀에게 나누어 증여하는 경우에는 계산 방식이 달라진다. 따라서 올해 적용되는 정확한 한도와 부부의 증여 방식부터 확인해야 한다. 특히 부부가 한 사람의 증여를 나누어 신고하는 이른바 gift splitting을 선택한다면 별도의 신고 요건이 생길 수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증여세 신고서를 제출하는 것과 실제 증여세를 납부하는 것이 다르다는 점이다. 연간 제외금액을 초과하여 자녀에게 돈을 주더라도 일정한 경우 Form 709를 제출하고 평생 면제한도(현재 15 Million )를 사용하면 당장 납부할 증여세가 없을 수 있다. 신고가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증여 자체를 포기하거나 여러 번 쪼개어 송금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녀의 집 구입을 돕기 위해 상당한 금액을 송금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 돈이 증여인지, 나중에 갚아야 할 대여금인지 먼저 구분해야 한다. 가족 사이의 대여금이라고 주장하려면 실제 상환 의사와 조건, 적절한 이자, 지급 기록 등 사실관계를 뒷받침할 자료가 중요하다. 이름만 차용증이라고 적었다고 해서 언제나 대여금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자녀의 학비나 의료비를 지원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규정도 있다. 일정한 요건을 갖추어 적격 교육기관에 수업료를 직접 지급하거나 의료기관에 적격 의료비를 직접 지급하면 일반적인 연간 증여 제외금액과는 별개로 취급된다. 반면 학비를 내라고 자녀 계좌에 돈을 먼저 보내거나 기숙사비를 대신 지급하는 경우에는 증여로 처리될수있으니 지급 상대방과 비용의 성격이 중요하다.
한국에 계신 부모님이 미국에 사는 자녀에게 돈을 보내는 경우에는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한국 부모님이 미국 세법상 비거주 외국인이고 미국에 거주하는 자녀가 일년에 $100,000 달러를 초과하는 외국인 증여를 받았다면, 자녀에게 Form 3520 정보보고 의무가 발생한다. 이는 일반적인 소득세와는 별개인 보고 의무다. 한국에서 증여세를 냈다는 사실만으로 미국의 정보보고 의무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부동산이나 주식을 증여할 때에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현금과 달리 오랫동안 보유한 자산은 취득원가와 현재 시가가 크게 다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전에 증여받은 자산의 세무상 취득원가는 증여자의 취득원가와 연결되는 반면, 상속받은 자산은 별도의 취득원가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지금 증여하는 것이 언제나 유리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또한 부모가 재산을 자녀 이름으로 바꾸면 모든 문제가 끝난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부동산 등기, 금융기관의 대출 조건, 자녀의 채무나 이혼 가능성, 향후 부모의 생활비와 노후 계획까지 고려해야 한다. 세금만 줄이려다가 정작 부모가 재산에 대한 통제권을 잃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30년 넘게 세무 업무를 하면서 느낀 것은 가족 간 재산 이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서류와 사전 계획이라는 점이다. 증여한 날짜, 금액, 자금 출처, 송금 기록과 당사자 사이의 의사를 남겨 두면 나중에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다. 특히 미국과 한국에 재산이 나뉘어 있는 가정은 양국의 세법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자녀를 돕는 마음은 소중하지만 세금 문제는 마음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재산을 옮긴 뒤에 세금을 알아보는 것보다, 증여하기 전에 한 번 점검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올해 안에 큰 금액을 자녀에게 주려는 계획이 있다면 송금 전에 세무전문가와 상의해 신고 의무와 장기적인 영향을 확인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