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 정부 손 들어줘…십계명 게시가 종교적 강요 아니다 판단
텍사스 공립학교 교실에 십계명을 의무 게시하도록 한 주법이 연방 항소법원에서 합헌 판결을 받았다. 이를 막으려던 학부모들의 소송은 기각됐다.
제5 연방 항소법원은 지난 22일(화) 9대 3 다수 의견으로, 일부 텍사스 학군의 십계명 게시를 금지했던 하급심 판결을 뒤집었다. 다수 의견을 쓴 스튜어트 카일 던컨(Stuart Kyle Duncan) 판사는 “학부모들이 십계명 내용에 진심으로 종교적 이견을 갖고 있다 해도, 그것이 게시물을 기도 강요로 만들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텍사스주는 지난해 상원법안 10호(Senate Bill 10)를 통과시켜, 모든 공립학교 교실에 16×20인치 크기의 십계명 포스터 또는 액자를 의무적으로 걸도록 했다. 글씨는 교실 안 누구나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반발한 유대교·기독교·힌두교·유니테리언 보편주의 신자 가정과 비종교 가정 등 여러 학부모가 지난해 7월 플레이노 교육구(Plano ISD)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같은 해 8월, 연방 지방법원은 소송 당사자 학군들의 십계명 게시를 임시로 금지하는 가처분 명령을 내렸다. 이번 항소법원 판결은 그 가처분을 취소한 것이다.
던컨 판사는 다수 의견에서 “이 법은 학생들에게 십계명을 믿으라고 가르치거나 교사들이 전도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며 합헌 결론을 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한 그를 포함해, 다수 의견에 서명한 9명의 판사 모두 공화당 대통령 임명자다.
반면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명한 스티븐 히긴슨(Stephen A. Higginson) 판사는 반대 의견에서 “다수 의견은 자녀에게 어떤 종교적 신념을 심어줄지 결정할 부모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헌법 제정자들은 큰 종교 집단이 정치권력을 이용해 자신의 종교를 타인에게 강요하는 것을 막으려 했다”고 덧붙였다.
학부모들을 대리하는 텍사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of Texas)은 즉각 성명을 내고 연방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ACLU는 “수정헌법 제1조는 정교 분리와 종교 교육 선택권을 보장한다”며 “이번 판결은 그 권리를 짓밟는다”고 강조했다.
켄 팩스턴(Ken Paxton) 주 법무장관은 소셜미디어에 “텍사스와 우리 도덕적 가치관의 큰 승리”라며 환영했다. 팩스턴은 “십계명은 우리 국가에 깊은 영향을 미쳤고, 학생들이 매일 이를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