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인 침공’ 주장한 극우 인플루언서들…인도계 주민들 “우리는 지역사회에 기여”
카메라를 든 이들이 코스트코 매장과 힌두 사원 앞에 나타나 쇼핑객들을 촬영하고,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어디서 태어났느냐”고 물어세웠다. 온라인에서는 인도계 보이스카우트 단원들을 조롱하고 시의원 후보들의 인도식 이름을 비하하는 게시물이 쏟아지는 가운데, ‘달라스의 위성도시가 침략당하고 있다’는 경고가 빠르게 번졌다.
■ 시의회 무대로 번진 혐오…스티브 배넌·스티븐 밀러도 가세
인플루언서들이 주도하는 조직적인 혐오 캠페인이 프리스코를 정체성과 이민을 둘러싼 전국적 논쟁의 중심에 세우면서, 한때 예산과 도시계획 문제를 논의하던 시의회 회의는 ‘인도인 장악(Indian takeover)’을 경고하고 인종차별적 발언을 쏟아내는 무대로 변질됐다. 그 장면들은 X(구 트위터) 등 플랫폼을 통해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정치 전략가 스티브 배넌(Steve Bannon)과 백악관 부비서실장 스티븐 밀러(Stephen Miller)까지 가세해, 근거 없이 인도계 이민자들이 비자 사기를 광범위하게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하며 사태를 키웠다.
프리스코의 아시아계 인구는 2000년 전체의 2%에서 2026년 현재 3분의 1 수준으로 급증했는데, 인도계 주민들은 달라스모닝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장을 보거나 외출할 때 촬영당할까봐 불안하다”고 토로하며 혐오 발언이 결국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주동자는 갈랜드 거주 마크 팔라샤노…H-1B 비자 문제 제기로 불씨
프리스코가 혐오 운동의 진원지로 부상한 것은 자신을 ‘내부 고발자’라고 부르는 마크 팔라샤노(Marc Palasciano·42)가 X 팔로어들에게 시의회에 함께 나와 H-1B 비자 프로그램에 문제를 제기하자고 촉구하면서부터다. H-1B 비자는 기술·의료 등 전문직 분야의 외국인 채용을 허용하는 제도로, 2024 회계연도 기준 승인된 전체 H-1B 비자의 71%를 인도인이 받았다. 갈랜드에 거주하며 프리스코 소재 T모바일에서 일했던 그의 호소에 시민들이 몰려들면서, 올해 2월부터 시의회 회의는 사실상 혐오 발언의 장으로 변해갔고 시 지도부가 외부 선동가들을 강하게 비판했지만 흐름은 멈추지 않았다.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 ‘조직화된 혐오 연구센터(Center for the Study of Organized Hate)’에 따르면 지난 여름 10주 동안 X에서 반인도계 게시물이 2억8천만 회 이상 조회됐으며, 게시물들은 인도계를 ‘침략자’·’일자리 도둑’으로 묘사했다. 라킵 나이크 센터 사무국장은 “이 수사법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대체 이론(Great Replacement Theory)’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인도계 혐오와 이슬람 혐오가 동시에 급증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 힌두 사원까지 촬영 표적…시장 선거에도 혐오 발언 등장
프리스코 내 최대 힌두 사원 중 하나인 ‘카리야 싯디 하누만 사원(Karya Siddhi Hanuman Temple)’도 표적이 됐는데, 극우 성향 유튜버 타일러 올리베이라(Tyler Oliveira)가 올린 ‘나는 텍사스의 인도인 침공을 폭로했다’는 제목의 영상은 200만 회 이상 조회됐다. 올리베이라는 2024년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에서 아이티 이민자들이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루머를 증폭시킨 영상으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사원 신탁이사인 락쉬미 투말라(53)는 “저소득 가정을 위한 식료품·학용품 기부와 헌혈 행사, 연간 무료 의료 클리닉으로 350~400명을 지원해왔다”며 “누구든 기도하러 오거나 배우러 오는 것을 환영하고, 그 문을 닫을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혐오 발언은 시장 선거판에도 번져, 후보 로드 빌하우어(Rod Vilhauer)가 팟캐스트에서 이민자를 쥐에 비유했다가 강한 비판을 받았고 발언을 철회했지만 진행자가 ‘바퀴벌레’라고 표현하자 웃음을 보인 것이 논란을 더욱 키웠다.
원래 19세기 초 콜린 카운티를 가로지르는 철도에서 이름을 딴 작은 면화 농업 도시였던 프리스코는 인구 3만3천 명(2000년)에서 현재 24만5천 명으로 성장하며 달라스 카우보이즈 본부와 PGA 오브 아메리카가 자리 잡은 광역 경제 거점으로 탈바꿈했는데, 그 성장의 한 축을 인도계를 포함한 이민 공동체가 담당해왔다는 것이 주민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카울은 “혐오를 퍼뜨리는 사람들은 얻을 것이 없어질 때까지 계속할 것이고, 우리 커뮤니티가 저항하면 그들의 무대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참전용사 투디는 “긴장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화합의 기회도 열려 있다”며 “우리 모두가 원하는 건 결국 같다. 안전한 이웃, 좋은 학교, 밝은 미래”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