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비밀경호국·지역 경찰 합동 단속, 피해 예방액 1,350만 달러 추산
내 카드 정보가 몰래 빠져나가고 있다면? 주유소나 편의점 결제기에 손바닥만 한 불법 장치 하나만 붙어 있어도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 미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이 지역 경찰과 합동으로 달라스-포트워스(DFW) 일대를 이틀간 집중 단속해 이런 불법 장치 13개를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단속은 지난 4월 13~14일 양일간 태런트 카운티(Tarrant County) 전역에서 진행됐다. 법집행관들이 462개 업소를 직접 방문해 결제 단말기·주유기·ATM 등 총 2,900여 개 기기를 하나하나 점검했다. 비밀경호국은 이번 작전으로 신용카드 및 전자혜택이체(EBT·Electronic Benefit Transfer) 사기를 통한 소비자 피해 약 1,350만 달러를 막아냈다고 추산했다.
이번 작전에는 율리스(Euless), 메스키트(Mesquite), 플레이노(Plano), 로노크(Roanoke) 경찰서와 타란트 카운티 보안관실, 텍사스 금융범죄정보센터(Texas Financial Crimes Intelligence Center), 텍사스 면허·규제부, 미 농무부 감찰실 등 8개 기관이 참여했다.
카드 스키머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쉽게 말하면, 진짜 결제 단말기 위에 감쪽같이 덧씌우는 가짜 장치다. 카드를 긁거나 꽂는 순간 카드 번호, 유효기간, 심지어 비밀번호(PIN)까지 몰래 복사해 간다. 과거에는 카드 뒷면의 자기띠 정보만 훔쳤지만, 요즘은 IC칩 리더기와 PIN 번호까지 탈취할 수 있을 만큼 기술이 정교해졌다. 비밀경호국에 따르면 카드 스키밍으로 인한 금융기관과 소비자의 연간 피해액은 전국적으로 10억 달러(약 1조 4천억 원)를 훌쩍 넘는다.
최근에는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뿐 아니라 저소득층 식품 지원 프로그램인 SNAP 등에 쓰이는 EBT 카드를 노린 범죄도 급증하고 있어 더욱 심각하다. EBT 카드는 형편이 어려운 가정이 식료품을 구입하는 데 쓰는 일종의 정부 지원 카드인데, 스키머에 당하면 한 달치 지원금 전액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텍사스주에서 EBT 스키밍 피해가 처음 신고된 것은 2022년이었지만 이후 급속히 퍼지고 있다.
비밀경호국 형사수사부 마이클 펙(Michael Peck) 특수요원은 “이런 범죄를 저지르는 자들은 집요하지만,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취약 계층을 착취하는 자들을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달라스 지부 크리스티나 폴리(Christina Foley) 특수요원도 “EBT 사기는 전국 가정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파트너 기관들과 협력해 스키머 조직을 뿌리 뽑겠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피해를 막기 위한 몇 가지 실천 요령도 함께 안내했다. 결제 전에 단말기를 살짝 흔들어보거나 눌러봐서 헐겁거나 이상한 느낌이 드는지 확인하는 것이 첫 번째다. 가능하면 카드를 단말기에 대기만 하는 탭투페이(tap-to-pay) 방식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직불카드를 쓸 때는 PIN 번호 입력을 피하기 위해 신용카드 방식으로 결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유소처럼 직원 시야 밖에 놓인 단말기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