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분기 GDP 성장률 1.6%로 하향 조정…저축률도 2022년 이후 최저
미국의 4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금리를 손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굳어지고 있다. 상무부가 28일 발표한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4% 오르며 1년 사이 3.8% 상승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와 일치하는 수준이다.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core) PCE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3% 올랐다. 월간 상승폭이 예상치(0.3%)보다 낮게 나온 것은 전달의 물가 급등세가 다소 진정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연간 상승률은 예상과 일치했다.
PCE는 미국 가계가 소비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다. 연준은 다양한 경제 지표를 참고하지만 통화정책 결정에는 PCE를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 특히 유가와 식품처럼 단기적으로 가격이 크게 오르내리는 항목을 빼고 산출한 근원 PCE를 장기 물가 흐름을 보는 데 더 적합한 지표로 여긴다. 연준의 물가 상승 목표치는 2%다.
품목별로는 상품 가격이 전월 대비 0.7% 올랐으며, 휘발유가 5.5% 급등하며 상승을 이끌었다. 서비스 가격은 0.3% 올랐고, 주거·공과금 항목이 0.6%, 외식·숙박이 0.5% 각각 상승했다. 주거 비용은 0.5% 올라2025년 1월 이후 최대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식품·에너지·주거를 제외한 서비스 가격은 0.2% 오르는 데 그쳤다.
한때 물가가 연준의 목표치인 2%에 근접하는 흐름을 보였지만, 이란과의 전쟁 장기화와 관세 충격이 다시 물가를 끌어올렸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최소 2026년 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 나아가 내년 초에는 오히려 금리를 올릴 가능성까지 반영하기 시작했다. 이는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시장 분위기와는 크게 달라진 것이다.
케빈 워시(Kevin Warsh) 신임 연준 의장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내 다른 위원들의 반대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근원 물가 지수가 예상보다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금리 동결을 전망하고 있는 시장의 기대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같은 날 발표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는 연율 기준 1.6%로, 당초 발표치인 2.0%보다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2.0% 유지를 예상했지만 소비 지출과 투자 항목이 하향 조정되면서 기대에 못 미쳤다.
4월 소비자 지출은 전월 대비 0.5% 늘어 예상에 부합했지만, 소득은 예상치(0.4% 증가)와 달리 제자리걸음을 했다. 씀씀이는 늘었지만 버는 돈은 그대로라는 의미다. 이 간극은 저축을 깎아 메운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저축률은 2.6%로 떨어져 2022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계가 허리띠를 졸라매기보다 쌓아둔 돈을 꺼내 쓰고 있다는 뜻으로, 소비 여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월 23일 마감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 21만 5,000건으로 전주보다 5,000건 늘었다. 예상치인 21만 3,000건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지만, 전반적인 고용 시장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반면 항공기·가전·컴퓨터 등 내구재 주문은 4월에 전월 대비 7.9% 급증해 예상치(3.5%)를 크게 웃돌았다. 기업들의 설비 투자 수요가 살아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다만 운송 장비를 제외하면 1.1% 증가에 그쳐 폭넓은 투자 회복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