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통지 받은 적 없다” … 구금환경 고통 호소, 한국 출국도 검토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해 영주권 인터뷰를 받던 중 체포된 텍사스 루이스빌 거주 한인 남성 양 모씨가 구금생활을 이어가는 가운데, 체포에 앞서 내려진 궐석 추방명령의 경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족은 양씨가 이민재판 출석 통지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통지가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송달됐는지가 향후 대응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가족에 따르면 담당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은 최근 추방 절차를 진행하겠다며 양씨의 여권과 신분증 제출을 요구했다.
가족은 새로 선임한 추방 사건 담당 변호사를 통해 법적 대응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구금 장기화에 따른 부담을 우려해 한국으로 출국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양씨는 지난 9월 8일 미국 시민권자인 아내와의 결혼을 기반으로 신청한 영주권의 대면 인터뷰를 위해 어빙 소재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 사무실을 찾았다. 가족에 따르면 그는 당시 변호사 사무장과 동행했으며, 인터뷰 도중 사무실에 들어온 ICE 요원 2명에게 체포돼 앨버라도 소재 프레리랜드 구금센터(Prairieland Detention Center)로 이송됐다.
가족이 전한 ICE 측 설명에 따르면 양씨에게는 이민재판 불출석을 이유로 영주권 인터뷰 8일 전인 지난 8월 31일 궐석 추방명령이 내려져 있었다. 가족도 양씨의 외국인등록번호(A-Number)로 이민법원 전산망을 조회해 같은 날짜의 추방명령을 확인했다.
궐석 추방명령은 당사자가 지정된 재판에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민판사가 내리는 추방 결정이다.
구금시설 관계자는 앞서 가족에게 출석 통지가 양씨에게 직접 전달됐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양씨 측은 통지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현재까지 제공된 자료만으로는 통지서가 어느 주소로 발송돼 누구에게 송달됐는지 확인되지 않는다.
관건은 당시 이민법원 사건에 등록된 법률대리인이 있었는지 여부다. 대리인이 있었다면 법원이 그 변호사나 사무실로 통지를 보냈는지, 이를 수령한 뒤 양씨에게 재판 일정을 안내했는지가 순서대로 확인돼야 한다.
다만 양씨의 영주권 신청을 맡은 변호사가 이민법원 사건까지 대리했다고 볼 근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USCIS의 영주권 신청과 이민법원의 추방 사건 대리는 별도 절차인 만큼, 당시 수임 범위와 법원 대리인 등록 내역부터 확인이 필요하다.
인터뷰에 변호사 대신 사무장이 동행했던 사실도 통지 수령·전달 여부와는 구분해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가족은 기존 영주권 신청을 맡았던 변호사의 업무 처리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새로 선임한 변호사 역시 이전 업무 처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담당 변호사는 캘리포니아주 면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작 달라스에는 거주하지 않으면서 현지 부동산업자와 연계해 간판을 내걸고 영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사무공간의 운영 주체와 업무 분담, 비변호사의 실제 관여 범위는 현재로선 확인되지 않는다.
가족에 따르면 영주권 신청 과정에서 서류 준비와 진행 상황에 관한 소통은 주로 캐롤튼 사무실의 어시스턴트와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이뤄졌다. 가족은 타주에 있는 담당 변호사와 직접 대화한 적이 없었으며, 양씨가 체포된 뒤에야 처음으로 한 차례 통화했다고 밝혔다.
한편 양씨는 식사도 제대로 하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아침에는 오트밀, 점심과 저녁에는 각각 다진 소고기나 국수를 섞은 오트밀이 나오는 등 식단에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영치금도 한 번에 최대 50달러까지만 넣을 수 있고 그중 상당 부분이 통화 비용으로 쓰이며, 시설 내에서 살 수 있는 음식도 음료와 초콜릿 등 간식류에 그쳐 식사를 대신하기 어렵다고 가족은 전했다.
달라스영사출장소의 이대현 부영사는 “가족과 연락을 취하고 ICE 측과도 접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관계당국과의 소통채널을 개설해 혹시 있을 후속 사안에도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가족은 법적 대응 가능성을 살피면서도 구금이 길어질 경우 양씨가 감당해야 할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 출국 방안을 함께 검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향후 대응의 핵심은 양씨가 재판에 출석하지 못한 이유를 객관적인 기록으로 밝히는 데 있다. 재판 통지가 적법하게 이뤄졌는지, 대리인이 있었다면 통지를 수령하고 전달했는지에 따라 궐석 추방명령에 대한 대응 방향도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사건은 결혼을 통한 영주권 신청이 접수돼 최종 인터뷰 단계까지 진행됐더라도 별도로 존재하는 과거 이민법원 기록이나 추방명령이 자동으로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유광진 기자 ⓒ K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