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웹 정보로 맞춤형 타깃 선별…”누구나 피해자 될 수 있어”
전화 사기범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피해자를 미리 파악한 뒤 접근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달라스에 사는 밥 바레스(Bob Barrese)씨는 하루에 최대 15통의 사기 전화를 받는다. 수신 번호를 기록해 당국에 신고하고 여러 연방·주 기관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형식적인 답변만 돌아올 뿐이다.
전화 사기 차단 서비스 노모로보(Nomorobo.com)의 매트 미젠코(Matt Mizenko) 전무이사는 최근의 전화 사기 수법 변화에 대해 “사기범들이 양보다 질 중심으로 전략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수많은 번호에 무차별적으로 전화를 걸었다면, 이제는 AI를 이용해 특정 조건에 맞는 타깃을 골라 집중 공략한다는 것이다.
미젠코는 “사기범들은 챗GPT 같은 AI 도구를 이용해 다크웹을 뒤져 원하는 프로필에 맞는 사람들의 이름, 주소, 전화번호, 직장 정보까지 뽑아낸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소득이 높고 좋은 동네에 살면서 소셜미디어를 잘 안 하는 사람 1,000명’을 찾아달라고 하거나, 반대로 ‘신용이 낮고 빚이 많은 사람’을 추려내는 식이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사기범은 전화를 걸어 이름과 주소를 먼저 언급하며 신뢰를 쌓은 뒤 “귀하의 계좌에서 2,200달러짜리 의심 거래가 발생했다”는 식으로 공포심을 조성한다. 피해자가 실제 자신의 정보를 말하는 것처럼 느껴 방심하게 되는 구조다. 미젠코는 “전화를 덜 하면서도 훨씬 정교하게 접근하고 있다. 이건 정말 무섭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미국에서는 사기를 당하면 ‘왜 몰랐냐’는 식의 수치심을 느끼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누구나 동등하게 취약하며, 차이는 타이밍과 수법에 달려 있을 뿐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수년째 사기 전화에 시달리는 바레스씨는 “이제 포기했다. 그냥 살아가야지. 모두가 같은 일을 겪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체념이야말로 사기범들이 바라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