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맥오버 지층, 세계 최고 수준 순도 자랑하며 ‘제2의 석유 붐’ 예고
텍사스 북동부 지하 깊은 곳에 리튬이 대량 매장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채굴권을 둘러싼 기업들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때 석유 산지로 명성을 떨쳤던 스맥오버(Smackover) 지층이 이번에는 세계 최고 순도의 리튬 브라인(염수) 매장지로 주목받고 있다. 텍사스 동부에서 플로리다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이 지층은 전기차 배터리와 재생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핵심 원료인 리튬을 품은 새로운 에너지 격전지로 떠올랐다.
프랭클린(Franklin) 카운티의 변호사 B.F. 힉스는 “이 사업이 우리 지역 사회에 많은 돈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자신의 토지 일부에 리튬 채굴권 계약을 이미 체결하고, 주민들이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대규모 태양광 발전 사업에는 반대 목소리를 높여온 그이지만, 리튬 개발만큼은 적극 환영하는 입장이다.
S&P 글로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리튬 소비량은 2029년까지 7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그동안 리튬을 라틴아메리카와 중국 수입에 의존해왔는데, 스맥오버 지층 개발이 이 구도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엑슨모빌과 쉐브론 등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들이 이미 이 지층의 토지를 확보하고 시추 계획을 밝혔다. 엑슨모빌은 2027년 첫 리튬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캐나다의 스탠더드 리튬은 노르웨이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와 합작법인 ‘스맥오버 리튬’을 설립했으며, GeoFrame Energy와 신생 기업 T5 스맥오버 파트너스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텍사스 철도위원회 위원 웨인 크리스천은 지난 가을 마운트 플레전트 주민 설명회에서 “신이 텍사스 북동부 농촌에 또 한 번 번영의 기회를 주셨다”며 리튬 개발이 과거 석유·가스 산업처럼 지역 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맥오버 지층 개발의 핵심 경쟁력은 채굴 방식에 있다. 세계 다른 지역에서는 대형 증발 연못이나 노천광산을 통해 리튬을 생산하지만, 이곳에서는 ‘직접 리튬 추출(DLE)’ 기술을 적용한다. 지하 수천 피트까지 시추공을 뚫어 염수를 끌어올린 뒤 리튬만 분리하고 나머지 염수는 다시 지하로 주입하는 방식으로, 지표면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적다.
프랭클린 카운티에서 낙농업을 운영하는 플랜팅아 형제는 초창기에 채굴권 계약을 맺었다가 이후 다른 주민들이 더 높은 조건으로 계약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수질 오염 등에 대한 우려가 기술적 설명으로 해소된 만큼 “제대로만 한다면 지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달라스 출신 기업인 브루스 톰슨이 설립한 T5 스맥오버 파트너스는 2026년 말까지 모듈식 생산 설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톰슨은 “이 땅 밑에 있는 자원의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개발이 일확천금식 자원 개발 붐과는 다르다고 선을 긋는다. 스탠더드 리튬의 앤디 로빈슨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는 “리튬 브라인 사업은 수십 년에 걸쳐 운영되는 장기 사업”이라며 투자자와 지역 주민 모두 장기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리=영 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