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2명 무인 보트로 구조…휴전 체제 다시 흔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9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군 아파치 헬기를 격추했다고 공식 확인하고 “반드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4월 이후 간신히 유지되던 휴전 체제가 또다시 위기에 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우리 군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어제 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상공을 순찰하던 우리의 정교한 아파치 헬기를 격추했다”며 “조종사 2명은 모두 안전하고 부상도 없다. 그러나 미국은 이 공격에 반드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인 보트가 2시간 만에 조종사 구조
헬기가 격추된 직후 미군은 이란군이 접근하기 전에 조종사 2명을 구출하기 위한 긴박한 작전에 돌입했다. 조종사들은 오만 해안 인근 해상에서 약 2시간을 버틴 끝에 무인 수상정(드론 보트)에 의해 구조됐다.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 팀 호킨스 해군 대령은 구조에 투입된 선박이 ‘사로닉 코르세어’라는 무인 수상정이라고 밝혔다. 이 선박은 인공지능(AI) 기반 드론 기동부대인 ‘태스크포스 59’ 소속으로, 무인 보트가 해상 수색·구조 임무에 실전 투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2공수사단 특수부대도 구조 작전에 가담했으며, 조종사 2명은 현재 안정적인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다.
호킨스 대령은 “수색·구조 상황에서는 가장 빠르고 가까운 자산을 활용한다. 이번이 바로 그런 경우였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처음엔 “별일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초반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전화 통화에서 “별로 큰일이 아니다. 조종사는 괜찮다”며 사태를 축소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해협 봉쇄로 이란이 극도로 가난해지고 있다”며 “필요한 한 봉쇄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후 트루스소셜을 통해 대응 의지를 공식화했다.
아파치, 분쟁의 핵심 전력
아파치 헬기는 이번 전쟁에서 핵심 전력으로 운용됐다. 지난 5월에는 상업 선박들의 해협 통과를 유도하는 작전 중 이란 고속정을 격침하는 데 투입되기도 했다.
이번 격추로 이란 전쟁 개전 이후 미군이 잃은 항공기 목록은 더 길어졌다. 미 의회조사국(CRS)이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고정익·회전익 항공기와 드론을 합쳐 42대가 격추되거나 피해를 입었다. F-15E 전투기 4대, KC-135 공중급유기 충돌 사고(이라크, 사망자 6명), A-10 지상공격기 추락 등이 포함된다.
전쟁 비용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국방부 회계 담당 대행은 지난 5월 의회 청문회에서 이란 전쟁 관련 군사 작전 비용이 약 290억 달러에 달한다고 증언했다.
이스라엘·이란 교전까지 겹쳐
이번 주에는 이스라엘과 이란이 4월 휴전 선언 이후 처음으로 직접 포격을 주고받으면서 긴장이 한층 고조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 이란과의 전면전 재개를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측근들에게 밝혔다고 보도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