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혜선
·1978 도미 수학 석사
·다년간 학교 교사
·학원 운영
·달라스 문학회 회원
·현 동부관광 텍사스 지역 가이드
매년 봄 텍사스에는 갖가지 색의 야생 들꽃이 고속도로 주변을 채워나가는 장관이 연출된다. 그중 텍사스주의 상징인 꽃 블루보넷 (Bluebonnet)이 만발하는 시기는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경 약 한 달간이다.
이 기간중에 (텍사스 곳곳에서 야생 블루보넷을 볼 수 있는데) 고속도로를 빠르게 지나며 보이는 갖가지 야생 꽃밭의 풍경도 예쁘지만, 블루보넷 캐피털이라 지칭되는 에니스에서는 차를 세우고 언덕 가득 피어있는 블루보넷을 찬찬히 감상하며 사진 찍을 수 있는 장소가 많이 있어 여행객들의 발길이 잦아진다.
블루보넷은 한 송이씩 보면 키가 작고 향도 느낄 수 없어 대단치 않아 보이는 존재이지만 넓은 들판을 보라색 물결로 스스로의 힘으로 가득 채운 블루보넷 군단은 진한 향기를 풍기며 눈과 코와 마음을 감동으로 채우는 힘이 있다. 마치 건조한 텍사스 땅에서 적은 힘을 모아서 서부 개척 시대를 연 텍사스 주민의 독립적이며 진취적인 성정을 닮은 듯한 꽃이다.
에니스는 달라스에서 한 시간 정도 남쪽에 있는 마을로 블루보넷을 통해 봄을 환영하는 배려 깊은 소도시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매년 3월 중순부터 시작하여 4월 중순에 만개하는 불루보넷과 함께 인디안 붓(Indian paintbrush), 그리고 블랙 아이드 수잔(Blackeyed Susan)등 에니스 근교 길과 공원 그리고 농장 주위에 자연적으로 피어나는 야생 봄꽃의 향연을 보려 매년150,000명 넘는 방문객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에니스 타운을 둘러싸고 있는 도로중 블루보넷을 볼 수있는 길들을 불루보넷 트레일이라 부르는데 이 트레일은 1930년대부터 이어 내려온 에니스의 전통이라 한다. 에니스 주민들이 본인의 광대한 농장이나 집 전체의 마당을 블루보넷등 들꽃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그들의 땅을 내어주는 배려로 방문객들에게 장관의 볼거리를 제공해 주는 곳이다. 이 전통은 존 로이 클락 (John Roy Clark)이라는 주민이 클락 호수 (Lake Clark) 주변을 블루보넷 길이라 표시하는 데서 시작되었다 하는데, 그 후 클락 씨의 아이디어를 이어받은 주민들이 에니스 가든 클럽을 형성하여서 1951년부터 매년 봄, 꽃이 가장 왕성히 피어있는 곳들을 표기한 지도를 방문객들에게 배부함으로 이 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이 쉽게 꽃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하였다.
앞서 블루보넷 트레일이 이곳 주민들의 배려였다 함은 이곳 주민들은 야생화가 한창인 기간에는 방문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특별히 집 앞 마당이나 농장에 풀을 깍지않는 전통을 지키기 때문이다. 필자가 지난 15년간 매년 방문했던 블루보넷 트레일에는 블루보넷뿐 아니라 흰색과 붉은색의 양귀비가 가득한 들도 있고 인디언 붓이라는 자주색 과 주황색 꽃이 만발한 들판도 있었다. 이제는 무려 45마일이 넘는다는 트레일이 된 블루보넷 트레일은 가든 클럽 회원들이 매주 자신들이 직접 트레일을 돌며 최상의 야생 꽃밭의 광경을 찾아 지도에 표기하고 더불어 식당 소개까지의 자원봉사를 담당함으로 함께 에니스 관광 산업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그뿐 아니라 에니스 가든 클럽 주최로 매년 블루보넷 페스티벌이 열리는데 올해 블루보넷 페스티벌은 4월 17-19일로 예정되어 있다고 하고, 이 기간에는 에니스 다운타운에 25개의 푸드트럭, 공예품 전시와 라이브 음악과 함께 16가지의 현지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텐트가 세워진다고 한다.
방문객들은 에니스 다운타운에 있는 웰컴센터에서블루보넷 트레일 지도를 무료로 받을 수 있고, 블루보넷에 관한 기념품을 구매할 수 있는데, 페스티벌 참여는 입장료를 내고 참여할 수 있다고 한다.
특별히 봄이란 계절이 너무 짧게 지나가 버리는 텍사스이지만 불쑥불쑥 솟아오른 블루보넷이 우리의 곁을 찾아오는 이때 확연한 봄을 느끼게 된다.
올해 봄의 하루쯤은 우리의 바쁜 일정을 내려놓고 블루보넷의 강인함과 풍성한 아름다움 그리고 에니스 주민들의 따뜻한 배려를 만끽하는 시간을 사랑하는 가족들과 가져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듯하다. 광활한 꽃밭의 장관이 한편의 사진에 다 담길 수는 없겠지만 사진기 지참도 잊지 않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