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킵 슈메이커 감독의 ‘노련함과 젊음의 조화’, 예상보다 빠른 팀 결속
텍사스 레인저스가 시즌 초반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뿜어내고 있다.
레인저스는 3월 31일(현지시간) 볼티모어 오리올스 원정에서 8-5 승리를 거두며 시즌 전적을 4승 1패로 끌어올렸다. 이는 2012년 이후 무려 14년 만에 최고의 5경기 출발 성적이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승리들이 모두 원정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원정 개막 로드트립을 승리로 마무리하는 것은 1992년 이후 처음으로, 팀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기 후 클럽하우스에서 가장 많이 들린 단어는 단연 “재미있다(fun)”였다. 스킵 슈메이커 감독은 불과 6분간의 경기 후 브리핑에서 이 단어를 무려 여섯 번이나 사용했고, 포수 대니 얀센도 인터뷰에서 세 번 이상 반복했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이미 “즐거움”이 이 팀의 키워드로 자리 잡은 분위기다.
이날 승리의 결정타는 7회 2사에서 얀센이 터뜨린 3점 홈런이었다. 코리 시거의 볼넷과 제이크 버거의 안타로 찬스를 만든 뒤, 얀센이 1-1 카운트에서 들어온 패스트볼을 그대로 좌측 관중석으로 날려 보냈다. 경기를 단숨에 뒤집는 빅이닝이었다. 얀센은 경기 후 “베테랑, 베테랑 중의 베테랑, 그리고 젊은 친구들이 멋지게 어우러진 팀”이라며 “첫날부터 이 클럽하우스의 분위기를 느꼈다. 지금껏 꽤 좋은 클럽하우스들을 경험해봤지만, 이번 팀은 정말 남다르다. 경기장에 오는 것 자체가 즐겁다”고 밝혔다.
새로 합류한 외야수 브랜던 니모는 이 팀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5경기에서 11번 출루하며 공격의 핵심 역할을 해내는 한편, 팀 동료들의 ‘밧줄 던지기(lasso)’ 세리머니를 이끄는 등 그라운드 안팎에서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앤드루 맥커천, 얀센과 함께 이번 시즌 새로 영입된 3인방이 모두 개막 5경기 안에 홈런을 기록한 것도 이례적인 성과로 꼽힌다.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은 목 결림으로 이틀 늦게 시즌 첫 등판에 나섰다. 전 팀 동료인 피트 알론소에게 홈런을 허용하는 등 완벽한 경기는 아니었지만, 5이닝을 소화하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무엇보다 그 역시 팀 분위기에 흠뻑 취한 모습이었다. “스프링 트레이닝 때부터 우리는 즐겁게 해왔고, 스킵 감독이 정말 잘 이끌어주고 있다”며 “내 첫 번째 투수 코치가 항상 마지막에 하던 말이 있었는데, ‘무엇보다 즐겁게 하라’는 말이었다. 지금 우리가 딱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