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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뉴 올리언즈에서 ‘오페라의 유령’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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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updated: 3월 13, 2026 3:1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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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의 진한 감동 때문에 삶 속의 리듬이 Andrew Lloyd Webber 음악과 같이 잔잔하고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하늘을 볼 때마다 “All I ask of you”의 잔향이 나의 뇌리를 늘 붙잡고 있습니다. 인간의 연약한 본능에 대한 도전, 소외된 자와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이야기, 그렇지만 사람은 가고 없어도 그 사랑은 영원할 수 있다는 나만이 느껴본 제1막 경매장의 복선을 나는 다시 한번 되새기고 되새기는 시간입니다. 작품이 너무나 아름답고 대단하여 수없이 봐왔던 뮤지컬 ‘The Phantom of the Opera’ 인데도 뉴 올리어즈를 일부러 찾은 이유가 그러합니다.

1988년 뉴욕 브로드웨이 마제스틱 극장에 막을 올린 후, 36년간 자리를 지켜온 ‘오페라의 유령’의  마지막 공연을 2023년 4월을 마지막으로 브로드웨이를 떠나는 아쉬음을 더하며  뉴욕 Majestic Theatre를 찾아 쓸쓸한 마음으로 고별하였던 시간을 기억합니다. 미국을 떠난지 3년, 너무나 오랜만에 미국으로 찾아온 멋진 뮤지컬의 향연,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재즈의 도시 뉴 올리언즈를 여행하는 시간 동안에 ‘Saenger Theatre’에서 이 멋진 뮤지컬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3월초의 프렌치 쿼터는 세상의 여러가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아주 분주합니다. 재즈의 거리 Bourbon Street를 따라 흐르는 재즈의 선율은 낡은 벽돌과 가로등 사이로 스며들어 도시의 밤을 한 편의 오래된 노래처럼 흔들고 있습니다. 동료들과 이곳에서 반드시 맛을 봐야 한다는 검보 요리를 더한 저녁을 먹고 커피 한 잔의 시간과 재즈가 사람의 마음을 가장 자유롭게 만드는 시간을 누리며 Saenger Theatre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습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고 아끼는 작곡가 Andrew Lloyd Webber와 그의 음악, 사람들 앞에 세계 4대 뮤지컬이며 종합예술의 금자탑이라 감히 말할 수 있는 또한 창작생활을 하면서 나의 창작의 이정표가 되어주었으며 방법과 장르를 찾게 해 주었던 음악, 그토록 오랫동안 기다렸던 연주였는데 전화를 할 때 마다 문화원 회원이 소화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티켓이었기 때문에 기다리라고만 합니다. 연주기간 동안 거의 전 좌석 모든 티켓이 매진이란다. 간신히 수요일 저녁 티켓으로 몇 장 구할 수 있었습니다. 얼마나 대단한 연주이기에 이렇게 연주회 때마다 티켓을 구하기 힘든 것일까? 라는 궁금증 속에 원인을 작품에서 찾고자 합니다.

Gaston Luroux의 원작 소설인 ‘The Phantom of the Opera’의 힘은 Andrew Lloyd Webber 아름답고 정교한 음악과 순간 순간을 예측할 수 없는 아이디어로 공포 소설로 알려진 원작의 더 이상 유령으로는 뽑아낼 수 없는 엑기스를 유령이 나오는 로맨틱한 멜로드라마로 그의 천재성을 발휘하게 됩니다. 볼거리로 가득 찬 특수효과와 무대장치, 화려한 오페라 장면을 재현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황금빛 장식과 무대 의상들, 현재의 경매장에서 과거의 오페라 하우스로 이어지는 시간과 공간의 초월, 거대한 계단 세트에서 파리 하수구 밑의 음침한 지하 세계에 이르기까지 무대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전환시키며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 엄청난 마법의 세계입니다. 무대 메카니즘의 절정을 보여준 유리구슬로 치장한 화려한 샹들리에가 관객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장면은 충격적이고 크리스틴과 유령이 배를 타고 무대 전면을 도는 지하 호수장면은 공포스럽다기 보다는 환상적이면서도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현재의 경매장에서 과거의 오페라 하우스로 전환이 되면서 연주가 되는 음악 “The Phantom of the Opera”는 그 웅장하면서도 화려함이 우리를 공포와 전율에 빠지게 하지만 크리스틴이 ‘Think of Me’를 노래하고 라울과 크리스틴이  “All I ask of you”를 2중창으로 노래할 때면 이 작품이 얼마나 아름답고 로맨틱한 작품인가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또한 마지막 장면서 유령이 라울과 사랑하는 사람 크리스틴을 풀어주며 정작 본인은 인간의 볼 수 없는 그만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을 보며 유령에 대한 애틋한 연민의 정을 느끼게 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미녀와 야수’였다면 유령이 멋있는 왕자님으로 변하여 공주를 맞이할 수 있었는데 그는 결코 인간으로 돌아올 수 없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의 희생자였습니다.

 늘 공연을 참석할 때마다 그칠 줄 모르는 기립박수, 어쩌면 오늘의 기립박수는 연주자에 대한 관습적인 미덕이 아닌 듯 합니다. 수많은 관객들은 연주 홀 분위기를 지배한 Andrew Lloyd Webber 의 재치 있는 음악과 좁은 무대공간에서 장면 하나하나를 완벽하게 연출한 무대 팀들’ 그리고 연기와 연주를 한 모든 연주자에게 압도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기립 박수 속에는 사회에서 소외된 자에게 대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잠시 가졌던 것이 아닐까요?  뮤지컬 ‘The Phantom of the Opera’는 가슴 깊이 절여오는 운명에 대해 거역할 수 없었던 인간의 연약한 본능에 대한 도전임에는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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