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문화센터서 제46주년 기념식 … “오월의 희생 잊지 않겠다”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지난 18일 오후 5시 달라스 한인문화센터에서 열렸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달라스협의회(회장 김원영)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도광헌 주달라스영사출장소 소장, 우성철 달라스 한인회장, 김연 달라스 호남향우회장, 박준택 북텍사스 민주시민행동 회장 등 지역 한인사회 인사들과 동포 약 5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민주주의와 오월 정신의 의미를 되새기며 민주영령들을 추모했다.
◈도광헌 소장, 이재명 대통령 기념사 대독

국민의례에 이어 주달라스영사출장소 도광헌 소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사를 대독했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5·18 민주화운동이 국가폭력의 아픔을 넘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신군부 세력이 민주화의 봄을 무력으로 짓밟았지만, 진실과 오월 정신은 더욱 널리 퍼져 결국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를 언급하며 “민주주의는 저절로 오는 것도, 지켜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하고, 국민의 참여와 실천이 민주주의를 지켜낸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추진 의지를 밝히며, 4·19 혁명과 6월 항쟁, 촛불혁명으로 이어진 국민주권의 역사를 헌법에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옛 전남도청을 세계 시민이 함께 기억하는 ‘K-민주주의의 성지’로 만들겠다고 밝히고, 아직 민주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한 희생자들을 위한 ‘5·18 민주유공자 직권등록 제도’ 마련 계획도 소개했다.
기념사 말미에서 이 대통령은 “5·18 정신은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불의에 맞서는 용기와 연대의 이름”이라며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원영 회장, “5·18은 아직 끝나지 않은 역사”

김원영 민주평통 달라스협의회장은 기념사에서 “저 역시 광주에서 5·18을 겪었다”며 “직접적인 피해뿐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가며 겪었던 집단적 트라우마 역시 또 다른 상처였다”고 말했다.
이어 “5·18은 단순히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도 끝나지 않은 역사”라며 최근 한국 사회 일각에서 벌어진 5·18 왜곡 사례들을 언급했다. 그는 “역사를 기억하고 바로 알리는 일이 중요하다”며 민주주의 가치의 계승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김 회장은 광주 민주화운동의 전개 과정을 직접 설명하며 신군부의 계엄령 확대와 공수부대 투입, 시민군 형성과 도청 항쟁 등 당시 상황을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광주의 진실은 결국 외신기자들의 기록과 시민들의 증언을 통해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다”며 “진실은 결코 묻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월 정신, 다음 세대에도 이어져야

우성철 달라스 한인회장은 “5·18 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켜낸 숭고한 역사”라며 “미국에 살고 있는 동포들과 자라나는 다음 세대에게 반드시 전해야 할 가치”라고 말했다.
우 회장은 또 최근 한인사회 내 갈등과 상처를 언급하며 “한 사람의 언행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건강하고 따뜻한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달라스 호남향우회 김연 회장은 “1980년 5월 광주의 시민들은 총칼 앞에서도 서로를 믿고 공동체 정신을 지켜냈다”며 “주먹밥을 나누고 부상당한 시민들을 위해 헌혈에 나섰던 대동정신은 우리 민족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유산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그 정신은 지금도 달라스에 뿌리내린 한인 동포들에게 삶의 기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최근 달라스 한인사회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건을 언급하며 “갈등과 상처가 있을수록 광주 시민들이 보여준 연대와 화합의 정신을 다시 떠올려야 한다”며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무너진 신뢰를 다시 세우는 일이 지금 우리 공동체에 가장 필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박준택 북텍사스 민주시민행동 회장은 “5·18 민주화운동은 오늘날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국민주권 정신의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당시 계엄과 언론 통제 속에서도 외신기자들의 기록을 통해 진실이 세계에 알려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여전히 역사를 왜곡하거나 민주주의를 부정하려는 움직임이 존재한다”며 시민들의 깨어 있는 의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또 “5·18은 시민들이 서로를 지키기 위해 연대했던 공동체 정신의 상징”이라며 “우리 한인사회 역시 잘못된 관행과 불의에 침묵하지 말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며 연대하는 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사회적 갈등을 넘어 5월 광주의 대동정신을 기억하고 실천하는 한인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을 위한 행진곡’ 함께 제창하며 마무리
행사 마지막에는 참석자 전원이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민주영령들을 추모했다. 참석자들은 노래를 함께 부르며 광주의 희생과 민주주의 정신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으며, 이후 단체사진 촬영을 끝으로 이날 기념식은 마무리됐다.
주최 측은 “5·18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해외동포사회에서도 꾸준히 기억하고 다음 세대에 올바르게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오월 정신과 민주주의 가치를 계승하는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선지 기자 ⓒ K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