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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CIS “영주권, 원칙적으로 본국서 신청”…실제 영향 두고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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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updated: 5월 29, 2026 9:2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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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관행 뒤흔든 새 정책 발표 … 법원 제동 가능성· ‘특별한 사정’ 기준 불명확

USCIS 홈페이지

미국 이민국(USCIS)이 5월 22일 미국 내 영주권 신분 조정(Adjustment of Status·AOS)을 ‘특별한 사정(extraordinary circumstances)’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허용하겠다는 새 정책을 발표했다.

 60년 넘게 이어온 이민 관행을 뒤흔드는 조치로, 북텍사스 한인 동포사회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다만 법원 변수와 불명확한 기준 탓에 실제 적용 범위는 아직 두고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 무엇이 달라지나

지금까지는 학생 비자(F-1), 취업 비자(H-1B), 관광 비자 등으로 미국에 합법 체류 중인 사람이 미국을 떠나지 않고 국내에서 영주권으로 신분을 전환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었다.

2024 회계연도에만 78만 2,770명이 이 방식으로 영주권을 취득했고, 매년 약 60만 명이 같은 경로로 신청한다.

새 정책은 이 관행에 제동을 건다. 앞으로 대부분의 외국인은 본국으로 돌아가 국무부 산하 미국 영사관을 통해 영주권을 신청해야 한다. 케이토 연구소(Cato Institute)에 따르면 현재 영주권 신청이 진행 중인 합법 체류자는 120만 명에 달한다.

USCIS 대변인 재크 칼러(Zach Kahler)는 “임시 체류자가 영주권을 원한다면 원칙적으로 본국으로 돌아가 신청해야 한다”며 “이 정책은 이민 시스템이 법이 의도한 대로 작동하게 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새 법률이 아닌 ‘정책 메모’ 형식으로 발표됐다. 의회 승인 없이 행정부 내부 지침으로 즉시 적용이 가능하다.

◈ 한인 동포사회에 직접 영향

북텍사스 한인 사회에는 특히 직접적인 파장이 예상된다. 아그네스 김 변호사(법무법인 드림)는 “H-1B, L-1, F-1 출신 취업이민, E-2 배우자 등 미국 내 신분 조정 방식의 영주권 케이스가 한인사회에 매우 많다”며 “심리적 충격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발표 직후 달라스를 포함한 북텍사스 일대 이민 전문 변호사 사무실에는 평소보다 최대 10배 이상 많은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한인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당장 미국을 떠나야 하느냐”, “진행 중인 케이스가 취소되느냐”는 등 각종 루머가 빠르게 번졌다.

불법 체류 상태에서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하거나 시민권자 자녀의 후원으로 합법 신분을 얻으려던 이민자들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불법 체류자가 본국으로 출국할 경우 3년에서 최대 영구 입국 금지 처분을 받을 수 있어, 영주권을 받으러 나갔다가 영영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외국인 전문직을 고용한 기업들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영사관 인터뷰 예약은 이미 수개월에서 수년씩 밀려 있는데, 일부 영사관에서는 비자 예약까지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아프가니스탄의 경우 2021년 미군 철수 이후 미국 대사관 자체가 폐쇄된 상태여서, 해당 국가 출신은 어디서 신청해야 하는지조차 불분명하다.

◈ 각계 비판 쏟아져

이번 정책 발표에 각계의 비판이 거세다. AI 기업가 앤드루 응(Andrew Ng)은 “이번 조치는 합법 이민에 대한 변덕스러운 공격”이라며 “가족을 갈라놓고 의사·교사·과학자를 줄이며 AI 분야에서 미국의 경쟁력을 해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링크드인 공동 창업자 리드 호프만(Reid Hoffman)은 “기술, 산업, 미국 전체에 해로운 조치”라고 했고, Y콤비네이터 최고경영자 개리 탄(Garry Tan)도 “미래를 만들어갈 인재를 나라 안에 붙잡아 두어야 한다”며 반발했다.

난민 지원 단체 HIAS는 “인신매매 피해자와 학대받은 아동들을 자신이 도망쳐 온 위험한 나라로 돌려보내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인도주의 단체 월드릴리프(World Relief)는 “이민 비자 자체가 처리되지 않는 나라로 돌아가라는 것은 가족을 무기한 갈라놓는 진퇴양난”이라고 우려했다.

케이토 연구소의 이민 연구 책임자 데이비드 바이어(David J. Bier)는 “120만 명의 영주권 신청자를 내팽개치는 것”이라며 USCIS 지도부 교체를 촉구했다.

◈ “AOS 폐지된 건 아니다”…법원 변수도 남아

전문가들은 일단 침착하게 상황을 지켜볼 것을 권고한다.

아그네스 김 변호사는 “패닉보다 정확한 이해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이번 메모는 AOS 자체를 없앤 것이 아닙니다. 의회가 만든 이민국적법(INA) 245조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USCIS가 앞으로 훨씬 엄격하게 재량권을 행사하겠다는 방향을 공식화한 것입니다.”

실제로 해당 법 조항은 “신분을 조정할 수 있다(may adjust)”고 규정하고 있어, 자격을 갖췄다고 해서 반드시 승인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USCIS는 이를 근거로 재량권 확대를 주장하지만, 반대쪽에서는 “의회가 허용한 제도를 행정부가 정책 메모만으로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권한 남용”이라고 맞서고 있다.

미국 이민 변호사 협회(AILA) 정부 관계 담당 이사 샤르바리 달랄-다이니(Sharvari Dalal-Dheini)는 “수십 년간 이어온 신분 조정 관행을 뒤집으려는 것”이라며 “의회가 명시적으로 허용한 절차인 만큼 가족이 헤어지거나 기업이 핵심 인력을 잃지 않도록 신청자가 미국에 머물며 기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합법 신분을 유지하고, 범죄 기록이 없으며, 납세 이행과 안정적인 취업 이력을 갖춘 신청자는 여전히 승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반면 체류 신분 위반, 불법 취업, 허위 진술 이력이 있는 경우는 훨씬 까다로운 심사를 각오해야 한다.

이번 정책이 법원의 제동 없이 그대로 시행될지도 아직 불확실하다. 이민 전문 변호사들은 발표 직후부터 위헌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예고하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관련 행정 조치들은 과거에도 법원에 의해 수차례 제동이 걸린 바 있다. USCIS는 ‘경제적 기여(economic benefit)’ 또는 ‘국익(national interest)’에 해당하는 신청자는 예외가 될 수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기준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미 신청서를 접수한 케이스에 소급 적용이 되는지도 명확하지 않아, 당분간 혼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광진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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