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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전문가 칼럼

폴리네시안 스모

Last updated: 6월 7, 2019 10:3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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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트릴레이 ] 한인 작가 꽁트 릴레이 37

하와이에서 생긴 일 (13)

 

하와이의 바람은 신선하다. 거침없이 적도로 향하는 무역풍은 바다와 바다를 타고 불어와 하와이에 머문다. 이윽고 멀리가는 바람은 정처없고 가까이 부는 바람은 꽃향기를 날린다.
“레이한테서는 꽃향기가 난다”
“아닐껄. 플루메리아 향 일거야. 하얀 플루메리아, 핑크 플루메리아, 저쪽 돌 담 밑밑에는 자주색”
“하와이의 여인들은 이 꽃내음이 몸에 배어있는 모양이지”
부드럽고 긴 레이의 머리칼이 팔베개를 하고 있는 상필을 간지럽힌다. 상필은 건강한 남자다. 술도 마시고 춤도 추고 여성과 키스도 해보았다. 그런데 지금 레이에 대한 감정은 이런 열정과 달랐다. 깊고 오래인듯한 이 정감을 무어라 표현할까. 레이의 냄새를 맡으며 나란히 누워있으니까 오래 전부터 이렇게 가까이 지냈던 사이로 생각되었다.
갑자기 검은 물체가 두 사람이 누워있는 가운데 나타났다. 이게 뭐지? 햇빛을 등지고있기 때문에 물체의 형상만 보였다. 엄청 크고 무시무시한 형상이었다. 검은 물체가 말을했다.
“하이, 레이”
그러자 레이가 반색을하며 손을 내밀었다. 그 물체는 레이의 손을 잡아 거뜬하게 일으켰다. 그리고는 서로 끌어안고 얼굴을 비비고 난리였다. 레이가 상필을 돌아보며 손을 내밀었다. 상필을 일으켜줄 생각이었나보다. 그런데 그 검은 물체가 잽싸게 레이의 허리를 감싸고 나머지 한 손을 내밀었다. 상필은 잠시 주저했다. 이 물체의 손을 잡아야하나 했는데, 그 물체가 허리를 구부려 상필의 손을 잡아 순식간에 끌어올렸다. 상필의 몸이 공중에 붕 뜨는 듯하다가 겨우 착지했다. 상필은 그 물체에서 굉장한 힘을 느꼈다. 도전을 느꼈다. 그 물체와 맞대면하고 서보니 상필보다 머리 하나가 더 컸다. 몸통이 투실투실하게 살이쪘고 가슴과 팔에는 잉크색 타투로 메워져있었다. 허우대만 크면 뭐하냐, 속이 차야지. 길고 짧고는 대봐야 안다. 상필 엄마가 어릴 때부터 들려주던 애기다. 쥐어 터져도 한번 해 보는거다. 상대가 벗고 있었기 때문에 상필이 티 샤츠를 확 벗었다. 이 물체에 떠밀려서는 안될 것 같았다. 상필의 단단하고 탄탄한 뱃살에 6팩이 나타났다
“뭐야, 너”
“Let me introduce….” 하면서 레이가 나섰다.
“This is Phil,”하고 소개를 하자 물체가 갑자기 온순해지며 손을 내 밀었다.
“이쪽은 캐빈 모모아(Kevin Momoa). 제이슨 모모아(Jason Momoa)의 동생이야”

자세히 보니 캐빈은 덩치가 컸을 뿐이지 순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가 상필을 와락 껴안으며 힘찬 포옹을 했다. 그의 뱃살과 가슴의 투실 투실한 살 속에 묻히는듯 했다. 그가 상필을 두 팔로 안아 올리더니 어린애 놀리듯 빙그르 돌렸다. 레이 아버지 로버트씨를 만났을 때는 몸에 살집이 많은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물렁하거나 물컹거리는 느낌이 없었다. 일부러 살을 만드는 일본의 스모꾼들 같이 케빈은 살덩이를 만든 모양이다. 서로 인사를 하고 포옹도 했으니 이제는 친구라는 듯 케빈이 친절해졌다.
“이 친구가 영화 아쿠아맨의 주인공 제이슨 모모아의 동생이라고?”
“이 동네 보이들은 다 제아슨의 부라더라고 해 ”
진담인지 모르겠지만 캐빈 모모아는 제이슨 모모아와 매우 비슷하게 생겼다.
제이슨 모모아는 영화 ‘배트맨과 수퍼맨’에서 활약을 했고 최근 개봉한 영화 ‘아쿠아맨(Aquamn)에서는 주연을 한 하와이 출신 배우다. 그는 폴리네시안 계로 키가 193cm나 되고 체격이 우람하여 허리웃의 SF영화에서 활약하고 있다. 하와이 사람들은 그를 영웅시하고 있다.

세계인종을 백인 흑인 황인의 세 종류로 분류하고 있는데 폴리네시안은 황인에 속한다. 그런데 폴리네시안은 인종적으로 황인에 속할지 모르나 피부 색깔만 그렇지 보통 아시안들과는 다르다. 우선 그들은 전 인류를 통틀어서 가장 크고 힘이 센 인종 중의 하나다. 평균키는 남성 176, 여성 165cm, 남성 평균체중이 100kg 여성 평균 체중도 90Kg육박한다는 통계다. 몸이 굵고 크며 힘도 엄청나게 좋다. 이처럼 살이 찌고 체격이 큰 것은 유전적인 이유라고. 이런 체격 덕분에 폴리네시아 인은 럭비, 미식축구, 격투기, 스모 등에서 활동을 많이 한다. 살집이 두꺼워서 근육운동을 해도 근육이 잘 나타나지 않고 밋밋해서 조각 같은 근육을 만드는 것은 꿈이다. 운동과 식이요법을 많이 병행해도 지방이 두꺼워서 근육이 잘 안 드러나서 소위 6팩을 부러워한다.
“와, 너 6팩을 가지고 있구나”
캐빈이 부럽다는듯이 상필의 몸을 보았다.
“너도 굉장하다. 무슨 운동하냐?”
“스모”
“뭐? 스모?”
“쿨 하잖아”
레이가 고개를 살짝 흔들었다. 상필은 안심했다. 처음 캐빈 모모아가 혹 레이의 남자 친구일까해서 공연히 화가 치밀었는데 레이는 스모 하는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상필이 공연히 기분이 좋아져서 슬쩍 캐빈 모모아에게 주먹을 날렸다. 주먹이 모모아의 배에 푹들어갔다. 이런 물캥이 같으니라구.
스모는 일본 전통의 스포츠로 육체 대 육체의 대결이다. 일본 스모꾼들의 뱃살 비계는 돌덩이처럼 단단하다던데, 폴리네시안 스모의 갈 길이 멀어보였다. 케빈에게 삼겹살과 된장국을 많이 먹여겠다고 생각하자 웃음이 나왔다. *

 

김수자
하와이 거주 /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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