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4개월 대출 비중 23% 돌파…전문가 “비용 더 커질 수 있어 신중해야”
자동차 가격 상승과 고금리 부담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점점 더 긴 할부 기간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년(84개월) 이상 장기 대출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며 자동차 시장의 구조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 정보업체 에드먼즈(Edmund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규 차량 구매자 중 약 22.9%가 84개월 이상 대출을 선택했다. 이는 1년 전 21.2%보다 상승한 수치이며, 10년 전 약 10% 수준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신차 평균 대출 금액도 4만3,89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차량 가격 자체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켈리블루북(Kelley Blue Book)은 지난 3월 기준 신차 평균 가격이 5만1,456달러로 12개월 연속 5만 달러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실제 소비자가 인센티브를 반영해 지불한 평균 가격 역시 4만9,275달러로 전년 대비 3.5% 상승했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에드먼즈의 인사이트 책임자 제시카 콜드웰(Jessica Caldwell)은 “소비자들이 숫자를 맞추기 위해 점점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이는 차량 구매 부담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장기 대출이 월 납입액을 낮추는 대신 전체 비용을 크게 늘린다는 점이다. 금융정보업체 뱅크레이트(Bankrate) 계산에 따르면 약 4만3,899달러를 연 6.9% 금리로 84개월 동안 상환할 경우 총 이자만 1만1,575달러에 달한다. 같은 조건에서 60개월 대출을 선택하면 이자 비용은 약 8,132달러로 줄지만, 월 납입액은 크게 증가한다.
렌딩트리(LendingTree)의 수석 소비자 금융 분석가 맷 슐츠(Matt Schulz)는 “많은 소비자들이 월 납입액에 집중하지만, 7년 동안 할부금융을 이용할 경우 추가 비용이 상당히 크다”며 “7년 대출이 아니면 감당할 수 없는 차량이라면 구매 규모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위험은 차량 가치 하락이다. 신차는 구매 후 첫해에 약 20%, 5년 내 약 55% 가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차량 가치보다 남은 대출금이 더 많은 ‘역자산(negative equity)’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차량을 교체할 때 기존 대출 잔액을 새 차량 대출에 포함시키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에 따르면 연소득 10만 달러 이하 소비자의 신차 구매 비중은 2020년 50%에서 최근 37%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차량 가격 상승이 중산층 이하 소비자의 시장 접근성을 낮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자동차 시장은 단순 소비를 넘어 금융 의존도가 높은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가격 상승과 금리 부담이 동시에 이어지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