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라스의 4월의 시작은 매우 좋습니다. 작년 이맘쯤이면 90도를 넘을 만큼 뜨거운 텍사스의 여름을 준비하는 계절이 되었을 텐데, 올해는 날씨가 너무 화창하고 시원합니다. 매년 지금 시즌이면 Texas Ballet Theater의 발레 공연을 가곤 합니다. Texas Ballet Theater 발레팀은 달라스에서는 Winspear Opera House, 포트워스에서는 Bass Performance Hall에서 공연을 하는데 올 시즌에는 저가 가장 좋아하는 발레 중의 하나인 러시아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의 작품인 발레 ‘백조의 호수(Swan Lake)’를 공연합니다.
5월1일부터 3일까지는 달라스의 Winspear Opera House에서, 5월15일부터 17일까지는 포트워스의 Bass Performance Hall에서 공연을 하게 됩니다. 이런 연주회 때에는 평소에는 갈 수 없는 멋진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음악을 이야기 하는 것도 운치가 있습니다. 대부분 연주회 때에는 정장을 하게 되는데, 특히 발레 공연이나 오페라 공연은 전통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신경을 써서 정장을 준비하게 됩니다. 멋진 드레스를 입고 멋진 레스토랑에서 음악을 같이 이야기 할 수 있는 경험은 우리의 생활 라이프 가운데 쉽게 올 수 있는 부분이 아니지만 때로는 음악과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듯 합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발레 음악들이 있습니다. 발레 음악이란 발레 공연을 위해 만들어진 음악을 말하는데, 음악의 템포나 리듬, 그리고 소절에 따라 안무가 정해지고 무대에서 공연을 하게 됩니다. 발레 음악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것이 있다면 고전 발레의 명작이라는 ‘호두까기 인형’ 그리고 이번에 관람한 ‘백조의 호수’가 가장 대표적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그 중에 백조의 호수는 작곡가 차이코프스키 발레 음악 중에서 가장 화려함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선율로 가득한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잘아는 러시아의 대표적이 작곡가 차이코프스키는 신기하게도 그만이 가지고 있는 징크스가 하나 있습니다. 기묘하게도 차이코프스키의 대표작 들은 초연 시 대부분이 평이 좋지가 않습니다. 1877년 2월20일 모스크바의 볼쇼이 극장에서 초연한 ‘백조의 호수’ 또한 그러합니다. 그렇지만 지금의 백조의 호수는 세계의 모든 발레단들이 가지고 있는 기본 레퍼토리에 들어갈 만큼 인기 있는 곡이 되었습니다.
‘백조의 호수’는 러시아의 민담을 바탕으로 하였습니다. 여인으로 변해 호수에서 목욕하는 백조의 옷을 어느 사냥꾼이 숨겨 결혼했으나, 몇 년 후에 백조는 옷을 찾아 날아갔다는 이야기입니다. 구전문학이 그러하듯이, 우리 나라의 선녀와 나무꾼 민담과 흡사하다고 볼 수 있죠. 이를 바탕으로 슬픈 사랑 이야기 백조의 호수 스토리가 시작이 됩니다.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독일 어느 작은 나라의 왕자 지크프리트는 성년식의 무도회에서 비(妃)를 택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그 전날 밤 숲에 사냥하러 가서 호수가에서 백조를 쏘아 잡으려고 합니다. 그 순간 갑자기 아름답고 기품 있는 왕녀 오데트가 나타나 그녀들은 나쁜 마법사 로트발트에 의해 백조의 모습으로 바뀐 것이며, 밤 동안밖에는 인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는 오데트를 사랑하기 시작하여 이튿날 무도회에 초대하고 작별을 고합니다. 한편 로트발트는 그 무도회에 딸 오딜을 오데트로 변장시켜서 보냅니다. 그러나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지크프리트는 오데트로 변장한 오딜을 자기의 비로 삼는다고 발표해 버립니다. 그때 로트발트가 갑자기 나타나 무대는 암전한다. 지크프리트는 급히 숲 속 호수로 가서 슬퍼하는 오데트에게 사과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호수에 몸을 던지자 사랑의 힘으로 마법이 풀리고 백조들은 원래 모습으로 돌아갔고 두 사람의 사랑이 맺어지게 됩니다.
백조의 호수의 마지막은, 사랑과 운명이 교차하는 가장 깊은 순간으로 남습니다. 어둠을 가르며 잔잔히 흐르던 호수 위에는 더 이상 슬픔이 아닌, 영원한 사랑의 빛이 여운으로 남습니다. 비극처럼 보이지만, 그들의 사랑은 죽음으로도 끊어지지 않는 완전함으로 승화되게 됩니다. 사랑의 가장 순수한 형태, 세상의 수많은 갈등과 상처는 서로를 향한 오해를 가져오지만, 미움이 깊을수록 이해는 더 빛나고, 상처가 클수록 용서는 더 큰 울림이 됩니다. 우리는 서로 다르기에 부딪히지만, 그 다름을 품는 순간 갈등은 더 이상 벽이 아니라 다리가 됩니다. 백조의 호수처럼, 아픔과 비극조차 사랑으로 감싸 안을 때 비로소 우리가 더 멀리 나아감을 느끼게 됩니다. 결국 세상을 바꾸는 힘은 거창한 힘이 아니라,서 로를 이해하려는 작은 마음, 그리고 끝내 놓지 않는 사랑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