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데이터센터 붐에 수요 급증 … 기업들 신입 육성에 팔 걷어
북텍사스에서 배관·전기·냉난방(HVAC) 같은 기술직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연방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건설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북텍사스 광업·벌목·건설 부문 일자리는 2025년 8월부터 1년 동안 8,000개 넘게 늘었다. 증가율은 3%다. 트럭 운전사와 배관공, 전기 기술자의 연봉 중간값은 모두 6만 달러 안팎까지 올랐다.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의 얼굴도 달라졌다. 경찰관과 바리스타, 금융업 종사자까지 기술직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리틀엘름(Little Elm)의 배관업체 레거시 플러밍(Legacy Plumbing)에는 최근 2~3년 사이 지원자의 배경이 눈에 띄게 다양해졌다. 시어런 영(Theron Young) 총괄 매니저는 “대학을 나온 사람이 기술직에 들어오는 일은 예전엔 흔하지 않았다”며 “다른 길을 가려 했다가 생각보다 험난하다는 걸 알고 새로운 성공 방법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줄었던 생산·기술직 일자리는 다시 늘어 2024년 말 전체 일자리의 27%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건설과 제조, 운송 분야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4년제 대학 학비가 갈수록 오르면서 직업교육의 가치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북텍사스는 상업용·주거용 건물이 가장 활발하게 지어지는 지역 가운데 하나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붐까지 겹치면서 전기 기술자 수요가 특히 크다.
2년제 대학인 달라스 칼리지(Dallas College)는 건설기술, 건설관리, 용접, 측량 등 다양한 자격 과정을 운영한다. 이 가운데 전기기술 과정 등록생은 2025~26학년도에 전년보다 93% 늘었다.
돈도 몰린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은 지난 5월 텍사스 전기 인력 양성에 3,00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일부는 달라스 칼리지가 전기 견습생을 위한 금융 교육 과정을 새로 만드는 데 쓰인다. 레거시 플러밍도 처음으로 전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전기 기술자 2명을 두고 있으며, 2027년까지 5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기업들은 경력이 없는 사람도 뽑아 직접 가르치는 방식으로 인력난에 대응하고 있다.
사우스레이크(Southlake)의 버키스 플러밍·냉난방·전기(Berkeys)는 직원의 절반가량이 냉난방 분야에서 일한다. 이 회사는 경험이 거의 없는 신입을 위해 ‘유지보수 기술자’ 자리를 새로 만들었다. 이 자리에서 12~18개월 경험을 쌓으면 냉난방 서비스 기술자로 올라설 수 있다. 서비스 기술자는 기술 수준이 높고 영업 실적에 따라 보수를 늘릴 수 있는 자리다. 모회사 렌치그룹(Wrench Group)의 줄리 앤더슨(Julie Anderson) 인재전략 담당 부사장은 젊은 지원자일수록 이런 승진 경로를 중요하게 본다고 설명했다.
젊은 층의 관심도 크다. 회사가 인용한 생활서비스 플랫폼 텀택(Thumbtack)의 2024년 조사에서 Z세대 응답자의 55%가 기술직 진로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7월부터는 연방 학자금 지원 제도인 펠 그랜트(Pell Grant)가 냉난방, 기계가공 등 단기 직업훈련 과정까지 확대 적용되고 있다.
달라스에 본사를 둔 운송업체 MV 트랜스포테이션(MV Transportation)도 사정이 비슷하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운전기사 8,000명을 둔 이 회사는 무경험자를 채용해 대중교통 운전기사로 길러내고 있다. 운전기사 임금 인상을 위해 거래처인 교통 당국을 설득하는 한편, 채용과 직원 유지, 교육 투자도 늘렸다.
학교 현장도 달라지고 있다. 달라스 칼리지 제조·산업기술학부의 스티븐 페이프(Stephen Pape) 부학장 대행은 지역 고등학교 진로 상담교사들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기술직을 권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기업들도 장학금을 내고 학교의 산업자문위원회에 참여하며 인재 양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기술직 수요가 건설 경기에만 달려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가 나빠 건물을 짓지 않을 때도 이미 지은 건물은 전기 기술자와 냉난방 기술자가 관리해야 한다”며 “특히 북텍사스에서는 경기 흐름과 관계없이 기술직 수요가 앞으로도 수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