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 명 규모 AT&T 스타디움 가득 채운 아미 … 세대·인종 넘어 하나 된 3시간


텍사스 알링턴의 여름밤이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완전체로 돌아온 BTS의 공연을 보기 위해 세계 각지의 ‘아미(ARMY)’들이 AT&T 스타디움으로 모여들었다.
공연장으로 향하는 길부터 축제 분위기였다. BTS를 상징하는 색으로 한껏 꾸민 친구와 연인, 3대가 함께한 가족까지 다양한 인종과 세대의 팬들이 줄을 이었다. 팬들은 직접 만든 팔찌와 키링, BTS 멤버들의 얼굴이 담긴 자석 등을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특별한 연대감을 만들어냈다.
8만 명 규모의 AT&T 스타디움은 보랏빛 응원봉으로 가득 찼다. 첫 곡 ‘Hooligan’이 시작되자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긴 공백을 깨고 돌아온 일곱 멤버의 칼군무와 무대 장악력은 여전했다.

360도로 펼쳐진 무대에서는 불길과 연기, 화려한 조명이 쉴 새 없이 바뀌었고, 대형 스크린에 한국 궁궐이 등장하면서 한국적 이미지도 무대를 장식했다. 신곡 ‘Aliens’, ‘They Don’t Know ’Bout Us’, ‘Like Animals’에 이어 ‘MIC Drop’, ‘IDOL’, ‘Butter’, ‘Dynamite’ 등 히트곡이 이어지자 스타디움 전체가 거대한 노래방으로 변했다.
알링턴 16일 공연의 ‘서프라이즈 송’은 ‘Butterfly’와 ‘DNA’였다. 특히 ‘Butterfly’의 첫 소절이 흘러나오자 객석 곳곳에서 환호가 터졌고, 오랫동안 BTS와 함께해 온 팬들에게는 지난 시간과 추억을 되살리는 순간이 됐다.
공연의 또 다른 주인공은 객석을 채운 아미들이었다. 모든 노래를 따라 부르는 중년 여성부터 “BTS 덕분에 마음이 젊어졌다”는 할머니 팬, 한복을 차려입고 딸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남성 팬과 어린 소녀까지 세대와 인종을 넘어 BTS의 음악으로 하나가 됐다.
무엇보다 특별한 순간은 광복절 다음 날 텍사스 한복판에 울려 퍼진 ‘아리랑’이었다. ‘Body to Body’의 끝자락에서 아리랑이 흘러나오자 세계 각국에서 모인 팬들이 한목소리로 따라 불렀다.
한국에서 수천 마일 떨어진 텍사스의 거대한 풋볼 경기장에서 국적과 세대를 넘어 함께 부른 ‘아리랑’. 3시간 가까이 이어진 공연이 끝난 뒤에도 알링턴을 물들인 보랏빛 물결과 아리랑의 여운은 오래도록 남았다.
글·사진 쟈스민 | DKnet 라디오 진행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