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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전문가 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Chalmette Battlefield에서 미국의 역사를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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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updated: 3월 20, 2026 12:5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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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

아침 일찍 빼곡히 들어선 뉴올리언스(New Orleans) 다운타운의 풍경을 뒤로하고 18세기에 건설되어 미국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성당인 세이트루이스 대성당(St. Louis Cathedral)에 삶의 그림자를 살짝 기댄 채 잭슨 스퀘어(Jackson Square)를 지나 미시시피 강변을 걸어봅니다. 철석이는 물결 속에 묵묵히 들려오는 뱃고동 소리, 상류지역 어디선가 수확된 곡식을 가득 싣고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 위에 던져놓은 바지선이 만들어 놓은 한 폭의 동양화같은 길은 오랜 세월의 역사를 지켜보면서 내려온 뉴올리언스의 풍경입니다. 18세기부터 조성된 프랑스 지구는 식민지 시대의 특색 있는 건물이 보존되어 프렌치 쿼터(French Quarter)라는 특별한 공간을 만들고, 오늘날 미국의 다채로운 음악과 문화, 그리고 매력적인 여행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프렌치 쿼터 입구인 잭슨 스퀘어에서 미시시피 강변으로 조금만 걸으면 뉴올리언스를 찾는 여행자들이라면 꼭 가봐야 하는 너무나도 유명한 카페인 ‘카페 드 몽드(Cafe Du Monde)’가 있습니다. 이곳에는 아침 일찍부터 유명한 치커리 커피와 프렌치 도넛 ’베녜’를 먹으려고 벌써 도로까지 긴 줄을 만들고 있습니다. 카페 안으로 들어가니 은은히 퍼져있는 진한 커피 향과 여행자의 속삭임 속에 살며시 발을 담근 뉴올리언스의 역사가 미시시피 강의 유유자적함과 함께 서둘렀던 마음을 차분하게 합니다.

오늘은 1718년 프랑스인이 정착을 시작한 이후, 미국 독립전쟁과 남북전쟁의 무대가 되기도 하며 수많은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샬메트 배틀필드(Chalmette Battlefield)를 찾아 갈 예정입니다. 뉴올리언스는 미국 대륙 깊숙이 흐르는 미시시피강 하구와, 남미의 유럽식민지들과의 교역 통로인 멕시코만에 위치해 있어서 늘 중요한 교역의 요충지가 되다 보니 수많은 유럽인들의 전략적인 쟁탈전의 역사가 전쟁을 만들고 스펙터클 하게 이곳을 변화시켜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뉴올리언스에 정착한 사람들은 각국의 독특한 문화와 사회를 만들었고 동시에 많은 그들만의 문화가 혼합되게 되었습니다. 또한 노예로 이곳에 정착했던 아프리카 계 사람들은 뉴올리언스를 재즈 의 발상지로 만드는 데 특별한 공헌을 하기도 하였죠.

10시에 출항하는 배를 타기 위해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카페 드 몽드’에서 미시시피강을 따라 남쪽으로 걸어가면 아울렛몰인 리버워크(Riverwalk) 옆으로 미시시피강의 멋을 맘껏 누릴 수 있는 리버보트인 패들휠러 크레올 퀸(Paddlewheeler Creole Queen)을 만날 수 있는데, 이곳에서 오전10시와 오후2시에 샬메트 배틀필드로 향하는 크루즈가 운항을 합니다. 30분 정도 미시시피강을 가로질러 멕시코만쪽으로 가다 보면 왼쪽으로 샬메트 배틀필드가 보일 즈음에 배는 Creole Queen – Battlefield Dock에 정박을 합니다. 1시간 후에 배가 되돌아간다는 선장의 설명을 들으며 모두들 짧은 시간에 서둘러  샬메트 배틀필드로 향합니다.

오른쪽으로 Malus-Beauregard House가 보이고,전쟁의 처절한 흔적을 땅에 묻고 기나긴 세월을 다듬고 있는 전쟁 필드가 보입니다. Chalmette National Park Scenic Road를 따라가다 보면 Chalmette Battlefield and National Cemetery Visitor Center가 있고 그 앞으로 거대한 높이의 샬멧 기념비(Chalmette Battlefield)를 만나게 됩니다. 그곳에 오르면 뉴 올리언즈와 그곳을 관통하는 미시시피강 그리고 샬메트 배틀필드 전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동쪽으로 미국 남북 전쟁, 제1차 세계 대전, 제2차 세계 대전, 한국 전쟁과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병사들이 묻혀있는 샬메트 국립묘지(Chalmette National Cemetery)가 보입니다.

1812년 전쟁(War of 1812)라 불리는 1812년 6월부터 1815년 2월까지 미국과 영국, 그리고 양국의 동맹국 사이에서 벌어진 전쟁은 겐트 조약을 맺음으로 종전을 선언하게 됩니다. 그러나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는 겐트 조약으로 미영 전쟁이 마무리되었다는 사실이 전달되지 않아 미군과 영국군이 1815년 1월 8일부터 26일까지 샬메트 일가가 소유하고 하고 있는 사탕수수 농장인 샬메트 배틀필드에서 최후의 일전을 벌이게 되는데 뉴올리언스 전투(Battle of New Orleans)라 불리는 이 전투는 이끄는 소수의 정규군과 민병대로 이뤄진 미국 군은 정규군인 영국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두게 됩니다. 그리하여 미국은 종전 협정의 세부 조건을 미국이 유리하게 이끌게 되었으며 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앤드류 잭슨(Andrew Jackson)은 전쟁 영웅으로 떠올랐고 후에 미국의 7대 대통령이 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뉴올리언스는 재즈와, 맛있는 캐준 음식, 가면 무도회인 마디 그라 축제, 그리고 화려한 프렌치 쿼터의 버번 스트리트 등 자본주의가 만들어놓은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에 잘 포장이 되어있지만, 이곳의 반짝이는 마디 그라 축제의 가면 뒤에 숨겨진 역사는 노예 무역에서의 어두운 그림자, 유럽 열강의 탐욕이 숨어있는 전장,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지울 수 없는 흔적 하나 하나가 뉴올리언스의 슬픈 역사를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합니다. 어느 역사학자가 이야기 했던 것처럼 인류에게 가장 큰 비극은 지나간 역사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하는데 있다고 합니다. 단지 화려한 자본주의의 화려함에 가려져 있는 뉴올리언스가 아니라 같은 시대 사람들이 잊고 싶어하는 것을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우리 시대가 가지고 있는 권리이자 의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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