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산 유조선 호르무즈 통과 허용 소식에 유가 진정세…투자자들은 여전히 불안

16일(월요일) 뉴욕 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온 증시가 국제유가 하락 소식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427포인트(0.9%) 올랐다. S&P 500 지수는 1.1%, 나스닥 종합지수는 1.4% 각각 상승했다. S&P 500은 지난주 금요일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었다.
증시 반등의 가장 큰 배경은 국제유가 하락이다. 지난주 브렌트유는 2022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사실상 막히면서 유가가 급등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란산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유가가 빠르게 내려앉았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미국이 곧 여러 나라와 함께 선박 호위 연합을 구성해 해협 통행을 재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5% 떨어진 배럴당 93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도 3% 하락해 배럴당 100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다만 오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다른 나라들도 참여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선박 호위 연합 구성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이 발언 이후 유가가 낙폭을 일부 줄이고 증시도 상승폭이 다소 꺾였다. 다우는 한때 600포인트(1.3%) 이상 오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금요일 이란의 카르그섬(Kharg Island) 군사 시설에 대한 공습을 명령했다. 이번 공습은 석유 관련 시설을 직접 타격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해협 봉쇄를 계속한다면 석유 시설 공격도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주말에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협상을 원하지만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밝혔다.
개별 종목에서는 메타(Meta) 주가가 2% 이상 올랐다. 전체 직원의 20% 이상을 감원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온 영향이다. 메타 측은 이를 “추측성 보도”라고 일축했다. 엔비디아(Nvidia)도 이날 GTC 콘퍼런스 개막과 함께 주가가 2% 상승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증시가 반등하긴 했지만 거래량이 뒷받침되지 않아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의 거래량은 모두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머서 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크라카우어 부사장은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이 나빠지면 이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고 믿고 있다”면서도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고 상황은 빠르게 바뀔 수 있다. 안개 속 전쟁 상황에서는 그냥 현 위치를 지키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현재 S&P 500은 올해 초 기록한 사상 최고치보다 4% 조금 넘게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란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긴장감을 감안하면 증시 하락폭이 비교적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