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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칼/럼] 액상과당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

Last updated: 9월 27, 2025 4:4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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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박사 박우람 

서울대 기계공학 학사, 석사

미국 Johns Hopkins 대학 기계공학 박사

UT Dallas 기계공학과 교수

재미한인과학기술다 협회 북텍사스 지부장



지난 7월, 미국 코카콜라에 앞으로는 액상과당 대신 설탕이 들어간다는 기사가 나왔다. 놀랍게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안을 직접 추진했다고 알려져 더 많은 시선을 끌었다. 콜라에 들어가는 감미료는 예전에도 관심을 끌던 주제다. 미국의 코카콜라에는 액상과당을 넣지만, 멕시코의 코카콜라에는 설탕을 넣는다. 그래서 미국에서도 멕시코 코카콜라를 파는 곳이 가끔 보인다. 필자도 호기심에 양쪽의 코카콜라를 사서 가족과 함께 블라인드 테스트까지 해보았지만, 맛을 구별해 내진 못했다. 설탕보다 건강에 더 해롭다고 알려진 액상과당, 과연 정체가 뭘까?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은 사람이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3가지 기본 영양소다. 탄수화물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밥, 감자, 옥수수 등에 있는 전분, 과일이나 꿀처럼 단 음식에 들어있는 포도당이나 과당 등이 그것이다. 전분은 식물이 포도당을 저장하는 방식이다. 전분은 소화 과정에서 포도당 분자로 잘게 쪼개지고, 우리 몸은 포도당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포도당이 혈당을 급격히 올려서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많은데, 맞는 말이긴 하지만 포도당이 없다면 우리 신체의 에너지 대사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포도당이 흡수되면 췌장에서 인슐린이 나와서 간, 근육, 지방세포에게 포도당을 흡수하도록 명령을 준다. 근육은 운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포도당에서 얻고, 남는 것은 글리코겐으로 전환하여 저장해둔다. 간에서도 글리코겐 축적이 일어난다. 글리코겐은 포도당 분자가 여러 개 연결된 다당류인데 에너지가 모자랄 때 다시 분해하여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여분의 포도당은 지방세포로 들어가서 중성지방으로 합성되는데 이것이 바로 살이 찌는 현상이다. 다만 뇌는 생명 유지에 더 중요한 기관이므로 인슐린의 관여 없이 바로 혈액 속에서 포도당을 가져가 에너지원으로 쓴다. 


과당의 대사 과정은 많이 다르다. 과일에 많이 들어 있는 과당은 포도당과 함께 단당류로 분류되고, 분자 구조도 포도당과 매우 비슷하다. 하지만 과당은 소장에서 흡수되어 혈액을 통해 대부분 간으로 이동한다. 간에서 일부가 에너지원으로 이용되지만, 대부분은 중성지방 합성에 사용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인슐린이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당뇨병 검사에서는 과당보다는 포도당을 혈당 지표로 사용한다. 


과당이 혈당 지표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큰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즉, 포도당보다 과당이 건강에 덜 해롭다는 착각이다. 몸 전체에 에너지가 넉넉한 상황이라면 과당은 대부분 간에서 중성지방이 될 가능성이 크고 결과적으로 비만을 불러올 수 있다. 비만은 다시 당뇨 등 여러 신체 불균형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에 과당도 많이 먹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이제 설탕과 액상과당을 들여다보자. 설탕은 분자 구조상 이당류로 분류되는데, 설탕 한 분자는 포도당 한 분자와 과당 한 분자가 결합한 구조로 되어 있다. 소화 과정에서 이 결합 구조가 분리된 후 포도당과 과당은 위에서 이야기한 대사과정을 거친다. 설탕은 사탕수수, 혹은 사탕무에서 즙을 짜내어 농축과 결정화 등의 과정을 거쳐 만든다. 따라서 이 식물들이 잘 자라는 더운 지방에서 만들기 쉽다. 멕시코 코카콜라에 설탕을 넣는 이유다. 


요즘 대부분 음료에 들어가는 액상과당은 영어 이름 High-fructose corn syrup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옥수수로 만든다. 옥수수 전분을 분해하면 포도당이 나온다. 포도당은 과당보다 단맛이 덜한데, 효소를 이용해 포도당 일부를 과당으로 바꾸어 단맛을 끌어올린 것이 액상과당이다. 제조 과정에서 포도당과 과당의 비율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음료에 들어가는 액상과당에는 55%의 과당이 들어있는데, 설탕과 비교했을 때 과당과 포도당의 비율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다만 설탕은 소화과정에서 포도당과 과당을 분리해야 하지만 액상과당에는 포도당과 과당이 화학적으로는 연결되어 있지 않아서 더 빨리 몸에 흡수된다. 


설탕이나 액상과당보다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꿀, 올리고당, 아가베 시럽은 어떨까? 꿀 속에는 과당, 포도당, 설탕 등의 단 성분이 섞여 있다. 당 이외에 여러 미네랄, 비타민 등이 같이 들어있기 때문에, 설탕 가루나 액상과당보다는 몸에 좋은 측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혈당을 올리는 효과도 설탕보다는 낮다. 올리고 당은 포도당과 과당 분자가 3개~10개 정도 연결된 다당류다. 단맛은 있지만 사람의 소화효소로 완전히 분해되지는 않기 때문에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고 칼로리도 낮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많이 먹으면 배에 가스가 차고 불편할 수 있다. 아가베 시럽은 매우 달면서도 혈당을 많이 올리지 않고 식물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하지만 과당의 비율이 60퍼센트가 넘고 90퍼센트에 이르는 제품도 있다고 한다. 혈당이 안 올라간다고 많이 먹어서는 안 된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많은 과당 섭취는 비만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이 흔해진 요즘, 현대인들은 단 음식과 탄수화물 식사에 두려움을 느끼며 산다. 하지만 의사들이 공통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문제는 종류보다는 양이라는 것이다. 즉, 당이 좀 들어간 음료수를 먹거나 어쩌다 탄수화물 음식을 배불리 먹더라도, 그 양과 빈도만 조절할 수 있다면, 그리고 남는 에너지를 태울 수 있게 꾸준한 운동을 한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절제하기가 너무나도 어렵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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