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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라이프

[교육] 아기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후 8개월부터 ‘속이기 행동’ 시작

KTN Online
Last updated: 4월 10, 2026 12: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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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 “문제행동 아닌 정상발달 신호”… 사회적 인지발달의 중요한 단계

아기나 유아가 거짓말을 한다는 개념은 많은 부모들에게 다소 낯설게 들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거짓말’이나 ‘속임수’는 어느 정도 인지능력이 발달한 이후에 나타나는 행동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한 연구는 이러한 통념을 뒤집는다. 인지발달(Cognitive Development) 학술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일부 아기들은 생후 8개월 무렵부터 이미 ‘속이기 행동’을 시도하기 시작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전문가들은 이 결과를 단순히 “아기가 거짓말을 한다”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한다. 이 시기의 행동은 도덕적 판단이나 의도적 속임수와는 거리가 있으며, 오히려 뇌 발달과 사회적 인지능력의 초기단계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영유아의 놀라운 인지발달 과정을 보여주는 사례로서 학계와 부모들 모두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 성인의 거짓말과는 다른 개념

이번 연구에서 정의하는 ‘거짓말’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의도적인 속임수와는 차이가 있다. 신경심리학자 사남 하피즈 박사는 “여기서 말하는 거짓말은 계획적으로 꾸며내는 이야기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고의적 속임수와는 다르다”고 설명한다.

연구진은 초기단계의 ‘속이기 행동’을 “결과를 피하거나 어떤 이득을 얻기 위해 의도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실제로 이 시기의 ‘거짓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단순하고 일상적인 행동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아기가 안아달라고 울다가 막상 안기면 울음을 멈추는 행동이나, 유아가 간식을 숨기거나 잘못을 부인하는 모습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행동은 많은 부모들이 일상에서 흔히 경험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하피즈 박사는 “부모들은 이런 행동을 보고 놀라지만, 이는 매우 정상적인 과정”이라며 “아이들이 다른 사람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이해하고, 그에 따라 행동을 조절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이번 연구는 0개월부터 47개월까지의 아동 750명 이상을 대상으로 부모 설문을 통해 진행됐다. 연구진은 부모들에게 자녀의 행동 중 속이기와 관련된 사례를 질문하고 이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다만 이 연구는 직접관찰이 아닌 부모의 보고에 의존한 자료라는 점에서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머레이 박사는 “이러한 방식은 행동유형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지만, 특히 영아의 경우 행동과 의도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결과를 그대로 현실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결과는 흥미롭다. 연구진에 따르면 가장 이른 시기에 속이기 행동이 관찰된 사례는 생후 8개월이었다. 또한 전체 아동 중 약 25%는 18개월경에는 ‘속임수 개념’을 이해하고, 16개월경부터는 이를 실제 행동으로 나타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왜 아기들은 ‘속이기’를 시도할까

그렇다면 아기와 유아는 왜 이러한 행동을 보이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이 행동이 결코 나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오히려 이는 정상적인 발달과정의 일부라는 것이다.

하피즈 박사는 “영아의 속이기 행동은 건강한 뇌 발달의 신호”라며 “이 연구는 이를 문제행동이 아닌 긍정적인 발달단계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이러한 행동이 사회적 지능이 예상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형성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소아과 전문의 몰리 오셰이 박사 역시 비슷한 견해를 보인다. 그는 “아이들이 누군가를 속이기 위해서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상대방이 모르는 것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하고, 상대의 반응까지 예측해야 한다”며 “1~2세 아이에게는 상당히 복잡한 사고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즉, 이러한 행동은 단순한 장난이나 고집이 아니라,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상호작용하는 능력이 발달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많은 흥미로운 시사점을 제공하지만, 전문가들은 결과를 확대 해석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부모의 주관적인 해석이 연구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지적한다.

임상심리학자 엠마 머레이 박사는 “부모의 인식과 실제 아이의 행동을 구분하는 추가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행동과 의도를 동시에 부모가 보고한 자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실제 의도와의 차이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가 던지는 의미는 분명하다. 하피즈 박사는 “아이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거짓말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발견”이라며 “이는 거짓말이 단순한 문제 행동이 아니라 고도의 사회적 기술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 부모의 반응이 신뢰형성에 영향

이 연구결과는 부모의 양육방식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아이가 거짓말을 하거나 속이려는 행동을 보일 때, 이를 지나치게 문제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발달과정의 일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하피즈 박사는 “아이의 거짓말이 정상적인 발달단계라는 사실을 이해한 부모는 덜 당황하고, 과도한 처벌을 줄일 수 있다”며 “이러한 부모의 반응은 아이의 신뢰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이가 성장하면서 거짓말이 점점 복잡해지는 시기에는 부모의 적절한 지도와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유아기 이후에는 규칙과 책임교육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

머레이 박사는 “아이의 행동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부모의 감정반응이 달라진다”며

부모들에게 한 걸음 물러나 상황을 바라볼 것을 권한다.

이번 연구는 우리가 흔히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거짓말’이라는 행동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한다. 영유아의 속이기 행동은 도덕적 결함이 아니라,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사회적 관계를 형성해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단계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부모들이 이러한 행동을 지나치게 걱정하기보다는, 아이의 발달과정의 일부로 이해하고 적절히 반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결국 아기의 ‘거짓말’은 속임수가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어가는 첫걸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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