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종료 불구 인플레이션 우려 속, 향후 ‘금리 인상 ‘ 시그널

케빈 워시(Kevin Warsh) 신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7일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주재한 가운데,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한층 강하게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공언하며 직접 발탁한 인사가 의장석에 앉은 첫 회의에서, 오히려 위원회 전체가 인상 쪽으로 기우는 역설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위원 절반 가까이 “연내 인상 필요”
FOMC는 이날 기준금리를 현재의 3.5~3.75% 범위로 유지하기로 19명 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그러나 함께 공개된 점도표(dot plot)에서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위원 19명 가운데 투표권 유무와 관계없이 9명이 연말까지 최소 한 차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지난 3월 회의에서는 인상을 예상한 위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점에서 두 달여 만에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인하를 예상한 위원은 1명에 그쳤는데, 이 역시 3월(12명)에서 대폭 줄어든 수치다.
이번 점도표 제출에는 19명 중 18명만 참여했는데, 평소 전원이 제출해온 점을 감안하면 빠진 한 명은 워시 의장 본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워시 의장은 그간 점도표를 비롯한 연준의 사전 안내(forward guidance) 방식 자체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온 인물이다. 점도표 기준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는 3.8%로, 지난 3월 전망치인 3.4%보다 올라가며 최소 한 차례 인상이 필요하다는 위원회의 판단을 시사했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도 직전 회의 대비 큰 변화를 줬다. 발표문 분량은 130단어로, 지난 4월 29일 발표문(341단어)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향후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던 기존 문구도 삭제됐다. 연준은 성명에서 “중동 분쟁에서 비롯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도 경제 활동은 견실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며 “생산성 성장과 자본 투자가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위원회의 목표치인 2%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물가 안정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 인상이냐 동결 지속이냐, 전문가들 견해 엇갈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향후 연준의 행보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프랑스 BNP파리바의 제임스 에겔호프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오는 12월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AI가 장기적으로는 물가를 낮추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견해에 동의하면서도 “통화정책은 2030년대가 아니라 지금을 위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페이든앤리갈의 제프리 클리블랜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상 가능성에 회의적이다. 그는 다음 행보가 인하가 될 것으로 보면서도 그 시점은 당장은 아니라고 봤다. 그는 임금 상승 가속화나 미국인들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변화 같은 신호가 보이지 않는 한 인상의 근거는 부족하다며 “지금은 2022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장은 일단 연준의 매판적인 신호에 즉각 반응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또 한 번 경신한 뒤 강세를 일부 되돌리며 57포인트 오른 수준에서 거래됐고, S&P500과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0.4%씩 하락했다. 뉴센추리어드바이저스의 클로디아 사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시장 반응은 점도표가 예상보다 훨씬 매판적으로 나온 데 따른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을 보는 시각의 흐름이 크게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FedWatch) 지표에 따르면 현재 시장은 올해 안에 인하는 없을 것으로, 오히려 연말까지 0.25%포인트 인상이 있을 것으로 가격을 매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