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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X 흑인 노예 해방 기념일, 준틴스(Juneteenth) 공식 ‘연방 공휴일’ 지정

Last updated: 6월 18, 2021 11:0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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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웠던 역사를 지우고 축제의 날로 기록” “美 12번째 연방 공휴일 됐다” 

 

텍사스 흑인 노예 해방 기념일인 6월 19일(Juneteenth·준틴스)이 미국의 열두 번째 연방공휴일로 공식 지정됐다.

지난 15일(화) 연방 상원은 관련 법안을 만장 일치로 통과시켰으며, 다음날인 16일(수) 연방 하원도 찬성 415표 대 반대 14표로 연방 공휴일 지정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도 17일(목), 백악관에서 법안에 최종 서명했다.

이로써 준틴스  내셔널 인디펜던스 데이(Juneteenth National Independence Day)는 지난 1983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 의해 공휴일로 지정된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데이(Martin Luther King Jr. Day) 이후 제정된 첫번째 새로운 연방 공휴일이자, 미국의 12번째 공휴일이 됐다.

 

텍사스 흑인 노예 해방 기념일, 

준틴스(Juneteenth)란?

 

준틴스 데이는 텍사스 한인 동포들에게는 익숙한 단어이다. 하지만 그 의미를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6월(June)과 19일(nineteenth)을  합쳐 흔히 ‘준틴스'(Juneteenth)라 불리는 이날은 156년 전 텍사스에 있던 마지막 흑인 노예가 해방된 날이다.

미국의 제 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은 남북 전쟁 중인1863년 1월 1일 노예 해방을 선언한다.

노예제가 촉발한 남북 전쟁은 1865년 4월 종료됐지만, 텍사스 갤버스턴의 흑인 노예들은 이 소식을 미국에서 가장 늦게 들었다. 

링컨 대통령이 1863년 노예제도를 철폐시켰지만, 당시 텍사스의 흑인 노예는 25만명으로 오히려 급증했다.

남북 전쟁에서 남군(Confederate state army)의 패색이 짙어지자 남부 지주들이 노예들을 몰고 대거 이주해온 탓이다.

로버트 리(Robert E. Lee) 남군 사령관이 북군에 항복한 후에도 텍사스주 남군 잔병들은 여전히 남아 저항했다.

결국 1865년 6월 19일, 2000명의 북부연합군(Union)을 이끌고 고든 그랜저(Gordon Granger) 장군이 갈베스턴으로 진군했다.  

이날 그랜저 장군은 노예제도를 종식시키는 노예 해방령 General Order No. 3을 선포한다. 

그는 갤버스톤 중심가 건물의 발코니에 우뚝 서서 거리를 메운 군중을 향해 “서부지역 노예들도 동부지역 노예들처럼 완전한 자유인이 됐다”고 선언했다.

남북 전쟁이 종식된 지 수개월 만에, 또 링컨 대통령이 노예 해방 선언을 발표한 지 2년여 만에 이뤄진 노예 해방을 위한 마지막 조치였다.

하지만 링컨 대통령은 불행하게도 이 조치가 이뤄지기 두달 전인1865년 4월 15일 암살당했다.

해방된 텍사스의 노예들은 이후 다음해 갤버스턴에서 6월 19일을 기념해 준틴스(Juneteenth)데이의 첫 축하 행사를 시작했다.

준틴스는 흑인 독립 기념일(Black Independence Day), 해방 기념일(Emancipation Day), 자유의 날(Freedom Day), 19일 독립 기념일(Juneteenth Independence Day) 또는 19일 국가 자유의 날(Juneteenth National Freedom Day)로도 알려져 있다.

텍사스 주에서는 준틴스(Juneteenth)데이를 공식적으로 기념하기 위해 지난 1979년 법안을 마련했고, 같은 해 6월 공화당의 윌리엄 클레멘츠(William Clements) 주지사가 이 법안에 서명했다. 이후 텍사스에서는 다음해인 1980년부터 준틴스(Juneteenth) 데이를 공식 휴일로 기념해 오고 있다.

또한 이를 계기로 여러 주에서 개별적으로 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움직임이 일어, 현재 47개 주와 워싱턴 D.C가 공휴일이나 기념일로 지정해 매년 행사를 열고 있다.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

(Black Lives Matters)로 부각된 준틴스 

 

사실 준틴스 데이는 약 150년간 ‘그들(흑인)만의 축제’로 타인종의 관심 밖이었다.

하지만 작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촉발된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s) 운동이 전미, 전 세계로 퍼지면서 자연스럽게 준틴스 데이는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 같은 주목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한 몫을 하게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6월 19일 준틴스 데이에, 그것도 하필이면 흑인 대학살이 일어났던 오클라호마 털사에서 대규모 선거 유세 집회를 열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털사를 장소로 택한 이유는 자신의 지지자들이 결집해 있는 러스트 벨트(쇠락한 중공업 지대)와 선 벨트(보수적 기독교 신자들이 많은 남부 지역)가 만나는 지역이 오클라호마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다분히 털사에서 일어난 대학살(백인들 입장에서는 흑인들과 전쟁에서의 승리)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은 거센 비난 여론에 선거 유세 일정을 변경했다. 또 당시 트럼프 캠프에서는 참가 신청자가 100만 명이 넘는다고 자랑했지만, 당초 기대의 10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6천여 명의 지지자들만 참석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분노케 했다.

한편 여론 조사기관 갤럽(Gallup)은 올해 준틴스 데이를 맞아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지난 15일(화) 발표했다. 갤럽이 준틴스와 관련한 설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갤럽의 새 조사에 따르면, 60 퍼센트 이상의 미국인들은 노예 제도의 종말을 기념하는 날인 준틴스에 대해 “전혀 아무것도(nothing at all)” 알지 못하거나 “조금만(a little bit)” 알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대답은 인종별, 연령별에서 크게 차이가 났는데, 흑인 응답자의 69%는 준틴스에 대해 많이 알고 있거나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답한 반면 백인 응답자의 31%만이 알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령별로는 오히려 젊은층이 노년층보다 준틴스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다.

여론 조사 학자들은 지난 여름, 전국적으로 일어난 인종 차별과 경찰의 폭력에 반대하는 시위 이후 인식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하며, 준틴스에 대해 “많이(a lot)”또는”일부(some)”지식을 갖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37 %가 이전 해에 비해 증가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번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거의 절반은 공립학교에서 준틴스의 역사를 가르치는 것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준틴스를 연방 공휴일로 만드는 것에 대해 35 % 는 덜 지지한다고 답했고, 응답자의 25%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갤럽의 이번 조사는 5월 18일~ 23일까지 미국 성인 3,572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됐으며, 표본 오차 한계는 +- 2%포인트였다.

 

인종 증오로 얼룩진 미국,

아시아계에도 준틴스가 필요하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학자인 브렌다 일레인 스티븐슨(Brenda Elaine Stevenson)에 따르면 준틴스는 19세기부터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 의해 기념되어 왔지만 미국 역사 전반에 걸쳐 그 폭넓은 인기는 퇴색하고 쇠퇴했다고 한다.

스티븐슨 박사는 “최근 준틴스에 대한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동시에 미국내 흑인의 삶과 위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여름의 인종 차별 반대 시위 외에도, 코로나 19 팬데믹이 흑인들에게 불균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 “최근의 준틴스의 인기 상승(?)을 주목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의 역사학 조교수인 알애인나 모건(Alaina Morgan) 역시 “준틴스에 대한 논의는 국가가 역사를 어떻게 기념할지 고민하고 있다는 방증이다”라고 평가했다.

연방 상원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된 후 민주당의 척 슈모 원내 대표는 “준틴스를 연방 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은 과거의 잘못을 인식하는데 있어 중대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 살아가는 많은 한인 동포들을 포함한 아시아계도 준틴스의 의미를 통해,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아시안 증오 범죄에 대한 강한 저항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많은 아시안계 미국인들 역시 또다른 인종 증오의 희생자들이 되고 있으며, 최근 미국 사회에서 아시안계는 약자 중의 약자가 돼 많은 피해를 당하고 있다.  때문에 이를 철폐하기 위한 강한 노력이 필요하다.

스티븐슨 박사는 “준틴스는 인종 차별과 진보, 혹은 그렇지 않은 인종 차별에 초점을 맞추고, 그것을 축하하고,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하고,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알기 위해 다시 태어나게 됐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평등한 정의를 보장하고 해방선언과 우리 헌법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티븐슨 박사의 지적처럼 우리 아시아계도 미 헌법이 보장한 자유와 평등의 약속, 증오로부터 해방 선언을 할 수 있는 준틴스 데이가 필요한 건 아닌지 자문하게된다.

 

박은영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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