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FW 로컬뉴스
“이민자 수용소인가, 흉악범 교도소인가?”
페이지 정보
본문
열악한 이민자시설에 ‘세계가 공분’ … “탈레반도 이보단 나아”
치약과 비누조차 없는 실상
멕시코국경과 인접해 있는 텍사스 서부 엘파소(El paso) 인근의 작은 도시 클린트(Clint)가 연일 언론의 도마위에 오르내리며 국제적 뉴스 메이커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적 관심거리로 떠 올랐지만 칭찬과는 거리가 먼 조롱과 비난의 대상이 되며 여론의 무차별적인 뭇매를 맞고 있는 현실이다.
이곳에 위치한 이민자 수용시설이 워낙 엉망이라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어른도 아닌 어린이들이 이러한 비위생적인 시설에 갇힌 채 기본적인 보호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있다.
부모를 만나러 왔다가 이곳 수용소에 보호중인 아이들이 치약, 비누조차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매일매일 지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외적인 비난에 휩싸였다.
주요 언론들은 “아이들은 땟국물이 줄줄 흐르는 옷을 입은 채 콘크리트 바닥에 방치돼 있고, 오물에 오염된 옷을 수 주째 입고 있는 아이들도 봤다”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7~8세쯤 된 아이들은 한 두살 젖먹이들을 돌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하면서 “자신들도 돌봄을 받아야 할 아이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영아들을 안고 있다”라고 수용시설 체계의 헛점을 꼬집었다.
사정이 이러자 미국 언론들 조차 연일 비판적인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탈레반보다 나을 게 뭐 있나
세계 최강국이라는 미국에서 행해지는 비인권적인 실태가 알려지자 미국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나 해적보다도 더 비인간적으로 이민자를 다루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고 주요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 NBC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주 클린트와 맥컬렌에 있는 아동 구금시설을 돌아보고 온 변호사들은 “아이들이 몸서리쳐지는 환경에 놓여있다”며 급기야 수용시설을 고발하는 사태에 까지 이르렀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인권단체 변호사들이 이민자 아동 구금 캠프에서 충격적인 실태를 폭로하고 나서자 미 이민당국이 뒤늦게 아동 300여 명을 보건당국이 관리하는 캠프로 이송했으나 이나마 수용한계를 초과해 100여 명이 되돌아오는 어처구니없는 사태도 벌어졌다는 것이 목격자들의 전언이다.
2008년 탈레반에 납치돼 7개월간 갇혀 지낸 데이비드 로드 전 뉴욕타임스 기자는 트위터에 “탈레반은 내게 치약과 비누를 줬다”고 비꼬는 기사를 썼다.
그러나 이민자 아동을 구금한 미 세관국경보호국(CBP) 측은 이와 관련해 “아이들에게 사흘에 한 번씩 샤워하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반박했지만 이마저 궁색한 변명이라는 싸늘한 반응만이 연일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미 연방 당국의 이민자 아동 신병 처리절차 매뉴얼대로라면 국경 구금시설에서는 72시간 이상 아동을 구금할 수 없게 돼 있지만 현실적으로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이 2~3주씩 국경지대 구금시설에 갇혀 있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워싱턴 포스트는 보도했다.
잠자고 있는 관련 법안
아이들이 충격적인 구금 환경에서 여기저기 떠밀리고 있지만, 연방의회에 제출된 이민자 처우개선 법안은 여전히 책상속에서 잠자고 있다는 것이 인권단체들의 주장이다.
백악관은 민주당 주도로 마련된 45억 달러(5조2천억 원) 규모의 불법 이민자 처우개선 법안에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내비쳤는데, 이유는 “국경장벽 건설 등 국경 안보를 강화할 조항이 빠져 있기” 때문이라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한편 미국 국경을 넘어오다 체포된 이민자 수는 올해 2월 7만6천 명에서 4월 10만9천 명으로 10만 명을 넘었고 5월에는 14만4천 명으로 계속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리_ 김길수기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