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데스크칼럼
‘국익(國益)’을 위한다면... 지금 ‘뭣이 중한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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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한 동맹 지지’ 결의안(H.Res.809)이 지난 달 24일 미 하원에 상정됐다. 이는 지난 해 4월 초 미-한 정상회담 시기에 맞춰 발의됐던 미-한 동맹 지지 결의안(H.Res.30)에서 그 내용 일부가 수정된 것이다.
뉴욕주가 지역구인 민주당 톰 스와지 상원의원 등이 발의한 이 ‘한국결의안’은 “미-한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보 증진에 핵심 역할을 한다”며 미국과 한국 간 외교·경제·안보 관계의 강화와 확대를 촉구하면서, “미-한 동맹은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인권과 법치주의라는 공동의 이념을 바탕으로 역내 미국의 이익과 관여를 증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확인했다.
스와지 의원은 지난해에도 이와 유사한 내용의 미-한 동맹 지지안(H.Res.30)을 공화 양당 4명의 의원들과 함께 상정한 바 있으며, 상원은 지난달 8일 본회의에서 이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당시 결의안에는 “100년 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이 오늘날 한국 민주주의의 맥동과 성공, 번영의 토대임을 인식한다”는 결의 조항을 담고 있었지만 이번에 스와지 의원이 새롭게 상정된 결의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VOA(미국의 소리)는 지적했다.
즉, 미 하원이 “100년 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이 오늘날 한국 민주주의의 맥동과 성공, 번영의 토대임을 인식한다”는 조항을 빼고 새롭게 발의했다는 것-.
그러나 수정된 이 내용은 현재의 문재인 정권을 외교 수사적(修辭的) 표현으로 주의를 촉구한 것이라고 평가된다. 미 의회가 트럼프행정부의 시각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는 평이다. 요컨대, 문재인 정권의 친중 사회주의 경도(傾倒)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결의안의 행간(行間)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여기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부’란 단어 대신 ‘정권’으로 지칭하며 주체를 달리 표현했다고 한다.
말하자면 ‘한국과의 양국 동맹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인권, 법치주의의 가치관을 공유하는 동맹관계’ 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사실상 지금의 문 정권과 이루어지는 외교 국방 경제의 모든 부문에 경고를 했다는 것이다. 특히 결의안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굳이 명문화 하지 않아도 동맹으로서의 대한민국의 뿌리는 상해 임시정부가 아닌 1948년 건국한 이승만 정부의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정통성을 둔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의 뿌리를 상해 임시정부에서 찾으려고 그 동안 역사 왜곡을 서슴지 않았던 현 정권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국제 정치전문가들은 이번 결의안을 양국 동맹체결 후 처음 있는 이례적인 것으로 분석했다. 문 정권 이후 사회주의로 치닫는 등 훼손 된 동맹관계가 심각한 상태라고 판단 한 때문일 것으로 해석 된다. 특히 이 결의안은 트럼프행정부 시각의 반영과 함께 현재 미중 전쟁 중인 가운데서 나온 것으로,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통해 공산당을 붕궤, 분할시킨다는 동북아 전략대로 중국을 서서히 무너뜨리고 있다. 앞으로도 여유를 주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이번의 우한 폐렴사태까지 겹쳐 올 내년을 버티지 못할지도 모른다”면서, 이에 뒤따를 향후 한국의 후 폭풍에 대비해 국가 체질을 정상으로 돌리기 위한 과감한 정책변경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앞뒤 없이 무작정 중국몽에 편승하다가는 우선 경제적 측면에서 그야말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까 심히 우려했다.
이 점에 대해서는 과거 90년대 초반부터 있었던 약 20년간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경우를 돌아보면 된다. 당시 일본은 극심한 정치 혼란과 관료의 부실화가 정점을 이루었다. 엎치락뒤치락 정치판이 전개되고 19년간 13명의 총리가 바뀌었다. 정치판이 이 모양이니 국가의 장기 발전 전략은 엄두도 낼 수 없었다. 문제가 발생하면 구조적 조정보다 그때그때 단기적 부양책과 좌파적 포퓰리즘으로 대응하다가 실패했다.
당시 미국은 일본과 손꼽는 우방이면서, 더구나 미중 전쟁의 와중이 아니었는데도 일본에 대한 경제적 냉정함은 무서우리만큼 가혹했다. 좌파와 손잡은 연립 정부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2008년 토요타 리콜 사태를 시작으로 끝내 일본 경제가 침몰되고 2012년 아베의 보수 우파 정권이 새로이 들어섬으로써 겨우 그 사태를 수습할 수 있었다. 우리는 그 사실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며칠 전 더불어 민주당 원내대표가 언론을 통해 해괴한 얘기를 흘렸다. 말하자면 검찰 개혁에 이어 토지 공개념화와 종교, 시장, 언론, 노동 등 각 분야에서 아직까지도 ’미진한 개혁‘에 더욱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것이었다. 그냥 흘려 들을 말이 아니었다 70년을 자유 민주체제의 세계에서 잔뼈가 굵어온 우리 대다수 국내외 동포들에겐 그야말로 모골이 송연한 얘기였다.
이제 4.15 총선이 불과 60일도 채 남지 않았다. 그러나 ‘국익’을 위해서는 누가 다수당이 되던 간에 여야 구분 없이, 진보 보수 상관없이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승만 대통령이 힘들여 혈맹으로 맺었던 미국의 움직임을 살피며 ‘뭣이 중한 것’인지부터 우선 챙겨보아야 한다. ‘내 나라’가 죽느냐, 사느냐의 이 엄혹한 현실에서 자유시장경제의 종주국이며 무소불위의 ‘힘’이 막강한, 그야말로 ‘혈맹’인 미국과 턱도 없이 등진다는 것은 절대 경계해야 한다. 지혜로워야 살아남을 수 있다. 바로 코밑에 보이는, 포퓰리즘 앞세워 사회주의 실험하다 망해가는 아르헨티나나 베네주엘라가 두렵지 않는가. 우리 모두 2세대 3세대를 위해서라면 더욱 정신 차려야 한다.**
손용상 논설위원
- 본 사설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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