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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데스크칼럼

‘잡아 늘이고 줄이는 자(尺) … ‘프로크루스테스 침대‘를 떠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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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EWS
오피니언 댓글 0건 작성일 20-12-0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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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크루스테스’는 ‘잡아 늘이고 줄이는 자’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이다. 그는 힘이 엄청나게 센 거인 악당으로 아테네 교외의 케피소스 강가에 살면서 강도질을 일 삼았다고 전해진다. 그의 집에는 철로 만든 침대가 있는데, 그는 지나가는 행인을 붙잡아 자신의 침대에 누이고는 행인의 키가 침대보다 크면 그만큼 잘라내고 행인의 키가 침대보다 작으면 억지로 침대 길이에 맞추어 늘여서 죽였다고 한다. 

침대에는 길이를 조절하는 보이지 않는 장치가 있어 그 어느 누구도 침대에 키가 딱 들어맞는 사람은 없었다고 전한다. 말하자면, 이 황당한 신화는 자기 생각에 맞추어 남의 생각을 뜯어 고치려는 행위, 남에게 해를 끼치면서까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횡포로 비유되면서,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Procrustean bed)’라는 심리학 용어까지 만들어 내었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사실 사람들은 누구나 이런 ‘쇠 침대’ 하나쯤은 마음속에 하나씩 감춰 두고 있다고 한다. 이는 각자가 가진 나름의 원칙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누구나 자기 생각과 가치관이 있으니 일단은 ‘내 기준’의 편견이 우선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를 가장 잘 아는 것은 ‘나’이고 나의 말과 행동을 가장 잘 이해하는 것 또한 ‘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허나, 백 번을 양보하여 개인과 작은 집단이 가진 이 ‘쇠 침대’가 이기(利己)와 다양의 산물이라고 치더라도. 나아가 그것이 절제 없이 확대되어 사회 통제의 기준으로 발전한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왜냐면 그런 ‘나’들이 모이고 쌓이면 ‘패거리’가 된다. 그렇게 길들여진 사람들은 평생 ‘우리 편’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기준’을 고집하면서 세상을 재단하려 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회 구조를 획일적으로 이런 잣대의 침대들을 깔아놓고 그에 맞추려고 한다면 과연 그것이 옳은 일일까? 그것은 요즘의 서구적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대놓고 그렇게는 못한다. 

지금 대한민국 집권세력 주변에는 이 ‘프로크루스테스 침대’를 설치해놓고 나라를 자기들 입맛에 맞게 요리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최고 통치권자가 그렇고, 그 주변에 포진하고 있는 권력자들이 죄 그렇다. 그들은 아무나 잡아다가 침대 길이에 자기들 구미대로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들의 침대에는 길이를 조정하는 비밀장치가 있어서일까? 그들은 그것을 ‘개혁’ 이니 ‘’척결‘이란 미명으로 프레임을 씌워 상대를 잡아 늘이고 줄이려는 불법을 아무 거리낌 없이 저지르고 있다. 

하지만 그처럼 흉악한 악행도 동 시대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에 의해서 끝장이 났던 사실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재미있는 것은 테세우스 얘기다. 그는 프로크루스테스를 잡아 같은 침대에 눕히고 똑같은 방법으로 머리와 다리를 잘라 처치해버림으로써 이 신화를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아주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마치 못된 놈에게 늘 당하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눈은 눈으로 갚아 준다’는 아이러니한 심리적 징벌을 보여주기 때문이었다. 보복은 끔찍하지만 때로는 사람들을 열광케 하기도 하니까...

가만히 살펴보면, 소위 586 세력들은 허수아비 바지 사장 한 명 내세워놓고 자기들 멋대로 북치고 장구 친다. 심지어 산자부 졸개들 겁줘서 월성 원전서류 조작시키고 검찰 조사에서 몸통을 추궁하자 ‘모르겠다. 신이 내려 그런 거 같다’는 황당한 무당놀음까지 시키고 있다. 이렇듯 그들은 케케묵은 원조 공산주의자 레닌의 바이블인 선동 선전술을 환생시켜 국민들을 편 가르고 우민화(愚民化) 시키고자 여념이 없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처음에는 거의 날마다 그들의 거짓말에 속아 멋모르게 덫에 걸려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그들이 이런 식의 ‘동물농장’을 개업한 이후 불과 3년 반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편이 갈리고,전직 대통령들과 고관대작들이 잡혀가 별 볼일 없는 꼬투리로 감옥을 갔다. 더하여 대개의 언론인들이 혀까지 뽑히는 악랄한 수난을 당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익히 보아왔다. 

그러나 이제, 그나마 아직 양심이 녹 쓸지 않았고 뼈대 있던 지식인들의 함성에 의해 서서히 세상이 바꾸어가는 기미가 있어 참 다행이다. 히틀러 겟뻴스적 프로파간다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프로크루스테스 침대로 끌려가 막 묶이려는 단계에서 떨쳐나와 스스로 일어나는 깨달음을 얻기 시작한 것이다. 

근간 우리 조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점입가경이다. 훗날 누군가가 지어낼 드라마 ‘청와궁(靑瓦宮) 비화(秘話)’ 중 ‘경자사화(庚子士禍) 형조판서의 음모(陰謀)’ 편을 미리 보는 착각을 일으키며, 문득 떠오른 그리스 신화 한 토막이었다. * 

 

손용상 논설위원 

 

* 본 사설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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