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TN 데스크칼럼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과제

페이지 정보

작성자 NEWS
오피니언 댓글 0건 작성일 20-11-27 11:45

본문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과 결과를 지켜보면서 많은 미디어와 학자들은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전세계에서 민주주의의 교과서라고 불리울 만큼 모범적 민주주의의 행동 양식과 제도화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아오던 미국이 대선 과정에서 표출된 분열과 반목은 미국 민주주의의 민낯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은 그동안 높이 평가받아왔던 민주적 제도의 한계까지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더욱이 조지아주와 미시건주, 그리고 펜실베니아주의 대선 결과가 명확해진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의 직권을 남용한다는 비판을 무릅쓰고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에게로 정권 이양을 지속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많은 뉴스 매체와 지식인, 그리고 일반 유권자은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걱정하며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실감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공정한 선거를 근본으로 운영되는 수준 높은 정치제도이다. 대의 민주주의의 요체인 유권자의 대표자가 정부의 중요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자유와 관용의 보장도 민주주의의 중요한 항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누구나 자격을 갖춘 유권자는 선거에 입후보하여 상대 후보들과 경쟁할 수 있고, 선거과정에서 부정 행위가 있어서 공정한 선거가 진행되지 못했다고 판단되면 법이 정한 절차와 요건에 따라 누구도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러한 권리는 헌법과 선거법에 명시되어 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이 증거를 확보해 법원에 정식으로 선거과정과 개표의 문제를 제기하기보다는 뉴스미디어와 트위터를 활용하여 자신의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장외 선동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 뿐만 아니라 선출직 공직자 그 누구도 쉽게 선택해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이 아니다. 선거가 공정하고 민주적으로 치뤄지기 어려운 독재 국가에서나 가능한 전략이다. 근거를 벗어난 선거 불복은 민주주의의 후진성을 상징하거나 민주주의의 직접적 퇴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도 국가적 망신이라며 트럼프의 선거 인정과 평화롭고 효과적인 정권 이양의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지금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정부로의 정권 이양에 협조하라고 지시했으나 아직까지 바이든을 대선 당선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언제까지 자신의 대선 패배와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을지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선거 불복 뿐만 아니라 선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도 많은 이들의 걱정과 탄식을 자아내고 있다. 대선이 끝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전격적으로 해임했다.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에 반하여  당시에 연방군의 투입을 에스퍼 장관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남은 대통령의 임기가 두달 반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주요 장관을 갑작스럽게 경질한 것이다. 현직 대통령으로 트럼프가 뒤끝 정치와 화풀이 정치의 본보기를 보여준 셈이다. 

또한 뉴스 미디어에서는 트럼프가 퇴임 전에 코로나 19로 인해 약화되었던 경제의 활성화를 심각하게 방해하는 일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도 나오고 있다. 

실례로 연방준비은행이 상시적으로 동원 가능한 자금이 재무부에 의해 상당히 축소될 가능성도 없지 않은 보인다. 

현재의 경제 상황을 보다 어렵게 만들어 차기 대통령이 그 임기를 시작해도 경제 문제를 쉽게 풀어가지 못하게 하려는 심산이다.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현직 대통령으로서 트럼프의 이러한 행태는 미국 민주주의와 장래에 대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바로 이 점이 많은 미디어와 학자들이 걱정하는 이유이다. 

미국 정치는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되어온 정치 양극화의 폐해로 인해 보수와 진보, 민주당과 공화당의 양 진영에서 사실상 거의 모든 정책과 정치적 결정에서 반목과 분열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 정치에서 점잖은 보수주의가 사라지고 트럼피즘으로 대표되는 작금의 대중주의(populism)와 논리와 이론보다는 당파적 주장만으로 자기 지지자들을 현혹하여 정치적 지지세를 극대화하는 선동주의가 새로운 정치 행동 양식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번 미국 대선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과 그가 그동안 활용해 온 정치적 술수는 민주주의가 공고화가 되었다고 각광받은 미국에서 민주주의의 위기가 어떻게 발생하고 확산되는 보여주는 사례이다.

 민주적 제도로 그동안 가려워진 미국 민주주의 꾸미지 않은 실체가 드러나고 공고화된 민주주의도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진리를 다시금 일깨워주는 고귀한 교훈으로 자리잡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최장섭 논설위원

Texas A&M University-Commerce 정치학과 교수  

 

* 본 사설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RSS
KTN 데스크칼럼 목록
    2월12일은 월력(月曆/음력) 1월 1일로 우리 고유명절인 ‘설날’이다. 설날은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첫날을 일컫는다. 올해는 십간십이지(十干十二支)상의 신축년(辛丑年) 소띠의 해이다. 한 해를 소처럼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라는 의미랄까… 그래서 고래(古來)로부…
    2021-02-12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맨 먼저 거론되었던 것이 경주 ‘월성 원전1호기 폐쇄’와 ‘4대강 보(洑) 해체’였다. 그 중에서도 월성 원전 1호기 폐쇄는 특별한 이유를 찾기가 어려웠다.당시 세간의 비판이 거세지자 문 정권은 이를 두고 세계적인 ‘친 환경’ 추세에 부응하는 정…
    2021-02-05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가 지난 1월 20일부터 시작되면서 미국정치가 상당히 안정화되는 느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불복과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그리고 이어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2차 탄핵 발의에 이르기까지 “정치의 시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
    2021-01-29 
    며칠 전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보았다. 바로 앞에 두 군데 프롬프터를 설치해놓고 시종일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그의 시선은 국민을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국가의 안보 경제 외교 사회 등의 주요 현안에 대한 답변은 여전히 소신도 없었고 아니면 유체이탈 화법…
    2021-01-22 
    근간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국 사회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미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10%이상)에 들어서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다 결혼 적령기 처녀 총각들의 혼자 살기, 아기 안 낳기도 심각한 수준이라 한다. 실제로 올 해 들어 사망인…
    2021-01-20 
    코로나 19의 재창궐은 한국만의 상황이 아니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선 지난 여름 이후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확산과 재 확산이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지난 연말 크리스마스 전후 기준으로 전 세계 누적 확진자 수가 7,801만 명, 사망자 수는 171만 명을 넘어섰다고…
    2021-01-08 
    2021년 신축년(辛丑年) 새해 첫날이 밝았다. 천간지지(天干地支)의 순서에 따라 소띠에 해당하는 해이다. 자료에 따르면, 천간(天干)이 ’신(辛)’이고, 지지(地支)가 ‘축(丑)’인 신축(辛丑)은 60간지 중 38번째다. 신(辛)은 백(白)이므로 ‘하얀 소’의 해라는…
    2020-12-31 
    정치 양극화는 미국정치의 특징을 가장 쉽고도 정확하게 표현하는 단어이다. 미국에서 1970년대 의회에서 진행되어온 정치 양극화는 1990년대와 2000년대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문가들의 예상보다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왔다.또 의회내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에게…
    2020-12-24 
    주역(周易)에 ‘이인동심(二人同心) 기리단금(其利斷金)‘이란 말이 있다. 두 사람이 한 마음이면 단단한 쇠도 자른다‘란 말이다. 이는 함께 사는 이웃들과의 인간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단적인 비유를 얘기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일컬어 학자들은 ‘공존지수’ 혹은…
    2020-12-18 
    12월도 중순에 들었다. 세상이야 뒤집히든 말든 세월은 흐르고 역사의 나이테는 쌓이겠지만, 언제나 조금도 변하지 않는 것은 옛 성현들의 <진리> 말씀이다.옛날 인도에 몹시 인색하고 탐욕스러우며 욕심이 매우 많았던, 나이가 80이 넘은 한 귀…
    2020-12-11 
    ‘프로크루스테스’는 ‘잡아 늘이고 줄이는 자’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이다. 그는 힘이 엄청나게 센 거인 악당으로 아테네 교외의 케피소스 강가에 살면서 강도질을 일 삼았다고 전해진다. 그의 집에는 철로 만든 침대가 있는데, 그는 지나가는 행인을 …
    2020-12-04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과 결과를 지켜보면서 많은 미디어와 학자들은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전세계에서 민주주의의 교과서라고 불리울 만큼 모범적 민주주의의 행동 양식과 제도화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아오던 미국이 대선 과정에…
    2020-11-27 
    사회학자들에 따르면, 사람들은 이미 구축된 선입견과 고정관념은 웬만하면 그냥 익숙해진 방식대로 살고 싶어 한다고 한다. 즉 기존의 틀에 새로운 것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동화’의 과정은 사고의 틀 자체를 변화시키는 ‘조절’에 비해 한결 수월하고 마음 편한 길이라고 생각…
    2020-11-20 
    미국 대통령 선거가 일단 끝났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선거와 개표 제도의 복잡성과 초 박빙 승부 때문에 최종 판정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주류 언론들은 대체로 조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거의 확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러면서 트럼프에게는 &#…
    2020-11-13 
    지금 우리 국민들은 겉과 속이 다른 문 정권의 각종 명령과 통제에 나도 모르게 <길들여져> 가고 있다. 누가? 우리 조국 대한민국의 동포들이ㅡ. 진정성이 결여된 집권 세력들의 각종 거짓말과 조작 음모에 숨소리조차도 믿기 어려운 세상에 살고 …
    2020-11-06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