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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피롤라 변종 위협? 올 하반기 ‘트리플데믹’ 또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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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 전문가들, 최근 텍사스 코로나 19 입원 급증세 주목
휴스턴 감리교 병원 연구진, “텍사스에서 피롤라 새 변종 확인됐다” 보고
늦여름 또다시 코로나 19감염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올 가을, 겨울철을 앞두고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추가 확산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와 독감(인플루엔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각종 호흡기 질환이 유행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입원자는 3천56명으로 2주 전보다 24% 증가했다.
CDC에 따르면 코로나 19로 인한 병원 입원은 7주 연속 증가했으며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텍사스에서도 코로나 19 확진자와 입원 환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어 보건 전문가들은 “대중들이 경각심을 가질 것” 당부했다.
베일러 스콧 앤 화이트(Baylor Scott & White) 병원의 의사이자 텍사스 의학 협회의 코로나19 태스크포스 회원인 마크 카사노바(Mark Casanova) 박사는 “경계심을 유지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텍사스에서 확실히 코로나19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실제로 전국적인 추세를 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텍사스에서는 지난 한달 동안 코로나19입원 환자가 70% 이상 증가해 1천23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DFW 병원협의회((Dallas-Fort Worth Hospital Council)도 “지난 6주 동안(7월 21일~9월 1일) 입원 환자가 134명에서 323명으로 140% 증가했다”고 밝혔다.
스티븐 러브(Stephen Love) 회장은 “우리는 사람들이 작년처럼 코로나19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러브 회장은 “일반적으로 입원하는 사람은 노인과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많다. 또한 최근 많은 사람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병원에 갈만큼 중증을 나타내지 않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 DFW 병원에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8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의 수치는 적지만 의료 종사자들은 여전히 사람들이 경계심을 갖기를 당부했다.
러브 회장은 “호흡기질환은 통상 날씨가 추워지는 가을부터 초봄까지 유행하는 것이 특징이나 우리는 지난 겨울 시작된 독감 유행이 초여름까지 이어지면서 10개월간 유행이 지속되는 이례적인 현상을 경험한 바 있다”라고 말했다.
CDC는 다가올 23~24 절기에도 독감을 포함해 RSV, 코로나19등 호흡기 질환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리플데믹’이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 텍사스, 피롤라(Pirola) 변종 보고
“BA.2.86”이라는 코로나 바이러스 신종 변종이 지난 4일(월) 텍사스에서 보고됐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 변종은 미국에서 보고된 네 번째 사례이며 사람과 폐수 샘플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휴스턴 감리교(Houston Methodist) 병원 연구원들이 새 변종을 확인했는데, 감염 급증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18일 감시대상에 추가한 BA.2.86는 오미크론 변이종인 BA.2의 하위 변이로 분류되고 있다.
피롤라(Pirola)란 별명이 붙은 BA.2.86의 가장 큰 특징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돌연변이 수가 BA.2보다 30여개나 많다는 점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할 때 사용하는 무기로 여기에 변형이 많을수록 기존 면역체계를 뚫을 가능성이 크다.
4일(월) 기준 피롤라 감염이 보고된 국가는 총 11개국이다. 지난달 13일 이스라엘에서 첫 환자가 확인된데 이어 4일까지 덴마크 12건, 스웨덴 5건, 미국 4건, 남아프리카공화국 3건, 영국 2건, 프랑스 2건 등 전 세계적으로 32건이 확인됐다. 여기에 더해 6일 한국에서도 피롤라 확진자가 보고됐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여러 대륙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피롤라가 포착됐다는 사실 때문에 전파 경위를 두고 상당한 경계심을 보인다.
미 스크립스 연구소의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연구원은 엑스(X, 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피롤라(BA.2.86)는 유행할 수 있는 것들이 지니는 전형적 특징 모두를 지니고 있다”고 적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유전학 연구소장인 프랑수아 발루 교수도 피롤라를 2021년 말 오미크론 등장 이후 나온 변이 중 가장 눈에 띄는 바이러스라고 평가했다.
그는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가장 그럴듯한 시나리오는 면역 체계가 손상된 사람의 체내에 1년 이상 장기감염 상태로 머물면서 돌연변이가 생긴 뒤 다시 공동체로 확산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롤라는 이후 바이러스 감시가 열악한 어느 지역에서 유행하다가 세계 다른 곳들로 거듭 전파된 것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 국립 혈청 연구소(SSI)의 모르텐 라스무센 선임 연구원은 “코로나19가 그렇게 크게 변해 30개의 새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건 드문 일”이라며 “마지막으로 그런 큰 변화를 본 건 오미크론 변이였다”고 말했다. 시애틀 프레드 허친슨 암센터의 바이러스 진화학자 제시 블룸도 “오미크론이 처음 생겨났을 때와 비교할 정도로 큰 진화상 도약”이라고 평했다.
한편 피롤라가 다른 변이보다 치명률이 높거나 새로운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이번 새 변종이 어느 정도로 확산할지, 위중증 위험이 얼마나 클지는 몇주 뒤에나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의 감염병 전문가 피터 친 홍 박사는 그간 여러 변이종에 노출되면서 집단면역이 생겨난 까닭에 피롤라 감염 사례가 급증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WHO도 “새 변이가 잠재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려지지 않았고 신중한 평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CDC는 “피롤라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나온 증거에 비춰볼 때 이것이 현재 유행 중인 다른 변이들 이상으로 공공보건에 위험을 초래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백악관이 올해 3월 코로나19 전문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조사에서 대다수 전문가는 향후 2년 안에 고도로 변이한 바이러스가 출현할 가능성을 10∼20%로 추산한 바 있다.
◈ 보건 전문가들, 호흡기 질환에 “적절한 백신 맞을 것 당부”
보건 전문가들은 “독감과 RSV 시즌이 시작됨에 따라 사람들이 백신 접종 등에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미식품의약국(FDA)는 지난달 화이자가 개발한 RSV 백신 아브리스보(Abrysvo)를 임신 32~36주 여성이 사용할 수 있게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생후 6개월 미만 영아들에게는 치명적인 RSV로 인한 하기도 감염과 중증 질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게 됐다. 미 소아과학회에 따르면 미국 내 12개월 미만 어린이의 1~3%가 RSV로 인해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RSV는 소아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최근 고령자에게도 발병이 늘어나고 있다.
텍사스 헬스 리소스(Texas Health Resources)의 전염병 전문가인 닉힐 바야니(Nikhil Bhayani) 박사는 최신 코로나 증상이 일반 감기와 유사하다고 전했다.
바야니 박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콧물, 기침, 약간의 발열 증상을 나타낸다”라며 “몸이 아프고 증상이 나타나면 격리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FDA는 새로운 코로나 부스터샷(추가접종)에 대해 이르면 9월 중순 CDC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6일(수) 모더나(MRNA)는 업데이트된 코로나19 백신이 최근 확산되고 있는 피롤라 변종에도 효과적이라는 임상 시험 데이터를 발표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모더나의 새로운 주사는 피롤라 변종을 포함, EG.5 에리스 변종 및 FL.1.5.1을 포함한 기타 순환 변종에 대한 중화 항체가 8.7~11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더나는 이 날 규제 당국과 데이터를 공유했으며 승인이 있을 때까지 업데이트된 코비드-19 백신을 공급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이 독감 예방 주사처럼 매년 해야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도 “추가 접종을 고려하고 마스크 사용도 개인을 지키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전했다.
박은영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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