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한인 동포를 상대로 거액의 금전 손해를 끼친 문정이 최근 새 미술학원(Academy of Ivy Art)을 차리고 해당 오피스 콘도를 달라스경제인협회 인국진 회장과 딸 명의로 구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DFW 한인동포 사회는 경악을 금치 못했고 동포 사회를 우롱하는 것이라며 분노했다.
무수한 논란 가운데서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또다시 활동을 재기한 문정에 대해 이제 동포 사회는 “과연 그가 누구인가?” 하는 의문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 피해 제보자를 두 번 농락하는 문정
피해 제보자들에 따르면 문정은 주변인들에게 동정심을 유발하고 자극하는데 탁월했고 이를 이용해 돈을 지속적으로 빌렸다.
이들은 한결같이 “문정은 미술 학원과 남편이 운영했던 텍사스 중앙일보를 열심히 운영하며, 투병 중인 남편을 살리기 위해 많은 병원비를 대고 극진히 간호한다는 말을 자주 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문정은 자신의 프로필에 대해 한국과 파리에서 유명 미술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고 자주 언급했고, J대학 미술대학의 교수 어머니를 두었다고 과거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KTN 취재 결과 문정이 어머니로 언급한 대학교수는 평생을 독신으로 산 교육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제보자들은 빌려 간 돈을 갚으라 요청하면 문정은 시간을 좀 더 달라면서 “사는 게 너무 힘들다. 죽어가는 남편 병원비 대느라 아이들 먹일 돈도 없다고 말했다”라며 “결국 문정에게 강하게 채무를 변제할 것을 요구하면 마치 인정머리 없고 남을 해치는 죄를 짓는 것만 같아 속으로만 끙끙 앓고 어디 말을 할 수도 없었다”고 전했다.
장기간 아팠던 고태환을 거론하며 주변의 동정심을 이용했던 문정, 하지만 생전 고태환은 병원비로 인해 문정이 빚을 많이 졌다는 이야기에 대해 “나는 가진 재산이 없어서 달라스 파크랜드 병원에서 거의 무료로 진료받았다. 파크랜드 병원에서 거액의 병원비가 나올 일이 없다”라고 KTN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문정의 행태는 여전히 변함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정은 최근 한 제보자에게 “자신이 10년이 넘는 동안 고태환을 돌보느라 거액의 빚을 진 것이다. 자신은 하루를 48시간처럼 일하며 살았다. 자신과 아이들이 정말 죽어 없어지길 바라시는 거냐?’ 등의 문자를 보내 피해 제보자의 마음을 흔들고 또다시 힘들게 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정의 태도는 피해 제보자들의 연대 광고 및 방송 보도가 이어진 후 뒤집혔다.
문정은 피해 제보를 한 K씨에게 “금전적으로 돈을 1달러라도 빌려 쓴 적이 없다. 관련 서류를 달라. 인 사장 때문에 1만 5천 달러를 손해 봤다고 했는데, 그 자료도 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게 바른길인지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라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K씨는 문정이 운영한 드림아트 플레이노점과 관련해 수만 달러의 렌트비를 물어줘야 하는 상황에 부닥쳐 있다.
또 다른 피해 제보자는 “문정은 반복적이고 끊임없는 거짓말로 피해자들을 흔들어 대고 있다. 가스라이팅에 정말 능하다. 숨소리만 빼고 모든 것이 거짓인 여자”라고 말했다.
본지 특별취재팀은 2021년 4월 파크랜드 병원에서 고태환 씨를 직접 만났다.
그는 “문정이 자신을 독살하려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 씨는 “이것을 피하는 방법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세상에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해 영상 인터뷰를 요청했다”고 했다.
고 씨는 문정이 사나흘에 한 번씩 집에 와서 식사로 햄버거 서너 개 정도를 놓고 가는데 냉장고에 넣어 두고 한 끼에 반 개씩 하루 두 번을 우유와 함께 먹는다고 했다.
그러다 시간이 흐를수록 현기증이 심하고 갑자기 쓰러지는 등 이상 증상으로 죽을 것 같아서 가까스로 구형 휴대폰을 찾아 밖으로 나와 개통했고, 지인들에게 연락한 것이라고 밝힌 고 씨는 “자신은 서서히 죽어가고 있으며, 목숨이 위협을 받는 것 같다”라고 호소했다.
◈ 문정은 왜 오랫동안 신분을 해결하지 못했나?
문정은 합법적인 거주자였던 고태환과 오랫동안 사실혼 관계로 살아왔다. 둘 사이에 아들까지 있었지만, 법적인 혼인 관계를 맺지 못했다.
과거 고태환은 KTN과의 인터뷰에서 “문정이 전남편과 이혼하지 못해 나와 혼인신고를 못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고 씨는 “문정이 남편, 딸과 함께 달라스에 왔으나 문정의 남편은 후에 한국으로 돌아갔고 다시는 미국에 입국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문정이 여권을 갱신하지 못하는 데 이는 문정이 한국에서 어떤 재판이 걸려 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여권을 갱신하면 자신의 소재가 드러나 이를 기피했다는 것이다.
문정의 본명과 나이는 누구도 모른다. 그가 돈을 빌릴 때 내밀었던 신분증은 모두 위조인 것으로 캐롤튼 경찰국에 의해 확인됐다.
특히 고 씨와 몇몇 피해자들은 문정이 불법체류자라고 언급했고, 최근의 한 피해 제보자도 “문정은 자신이 신분이 없다고 직접 이야기한 적 있다”라고 밝혔다.
문정은 지인들에게 고 씨가 가정 폭력 이력 때문에 자신의 신분을 해결해 줄 수 없다고 말하고 다녔다.
이에 대해 고 씨는 생전 인터뷰에서 “문정이 그림 그리는 방으로 만들어 놓은 2층 방에 핸드폰을 들고 들어가 문을 잠그고 장시간 누군가 연락을 하다 싸움이 났다. 딱 봐도 남자인데, 핸드폰을 빼앗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졌고 이후 문정 딸이 경찰에 신고한 적이 있다. 큰 싸움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간 병을 앓으면서 약한 체력이 됐다. 문정을 때릴 힘도 없다”라고 덧붙였다.
◈ 가짜 장례식 이전부터 부동산 구입에 혈안이 됐던 문정과 인국진
앞서 인국진은 고태환의 가짜 장례식(2020년 11월 19일)이 치러지기 약 40일 전인 같은 해 10월 6일에 그레이트 캐슬 KJ LLC(Great Castle KJ LLC)라는 회사를 문정 딸과 공동명의로 주 정부에 등록했다.
서류상의 주소지는 문정과 인국진이 구입하려 한 250만 달러 상당의 어빙에 있는 건물이었다.
하지만 이 건물에 대한 최종 대출 승인이 며칠 안 남은 시점에서 고 씨의 생존 소식이 2021년 3월 말 대대적으로 보도됐고 대출 건이 무산되면서 건물 구입이 어그러졌다.
당시 문정은 고태환이 사망하면 나올 거액의 생명 보험금이 있다며 다수의 동포에게 돈을 빌렸다. 실제로 문정이 휴대폰으로 찍은 생명 보험금 관련 증서를 보였고 이를 믿고 돈을 건넨 제보자도 있다.
즉, 고 씨의 가짜 장례식이 계획되면서 이들이 어빙 건물 구입에 필요한 자금 마련에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또 환불 불가능한(Non-refundable) 계약금 10만 달러도 이미 건물주에게 건네진 상황이었다. 그만큼 그들은 어빙 건물 구입에 확신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어빙 건물 구입은 무산됐고 인국진과 문정의 딸이 소유주로 되어 있는 또다른 회사인 드림아트(Academy of Dream Art INC)는 2022년 1월, 루이스빌 캐슬 힐 내 오피스 콘도를 구입한다.
해당 오피스 콘도에는 현 아카데미 오브 아이비 아트가 차려졌다.
이 오피스 콘도의 감정 가치는 2023년 기준 약 97만 달러(970,992)였고 2022년에는 약 98만 달러(982,327)였다.
한 상업용 부동산 중개인은 “보통 부동산 감정 가치가 실매매가보다 낮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해당 지역의 오피스 콘도 가격은 100만 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2년 1월이면 아직 상업용 부동산 경기가 좋았을 때로, 북텍사스의 부동산 열기를 봐도 그 정도 감정가이면 실 구매가는 훨씬 더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고가의 오피스 콘도를 인국진은 가짜 장례식 파문 후 불과 1년도 안 돼 구입한 것이다.
인국진이 오피스 콘도를 구입하는 데 상당한 자금이 필요했다는 것은 자명하다.
인국진은 관련 보도가 전해진 후 문자를 통해 “오피스 콘도 구입을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현금만으로는 부족해 살고 있던 주거 콘도를 팔고 은행 대출을 받아 작년 1월 초에 클로징했다”는 입장을 지인에게 밝혔다.
전적으로 오피스 콘도 구입은 자신이 한 것이며 문정 딸에게 불쌍해서 학원 렌트를 한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한 론(Loan) 전문가는 “오피스를 구입하려면 최소 구입가액의 15% 정도의 자금은 실제 가지고 있어야 SBA대출이 진행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작년 1월에 오피스 콘도 클로징을 한 문정과 인국진은 최소 15%의 자금을 그 이전, 문정 사태가 연이어 터지던 2021년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주거 콘도를 팔아 이를 마련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서류 확인 결과 인국진의 주거 콘도의 Deed Date는 2022년 8월 22일로 나타났다.
통상 Deed Date는 소유권이 이전되는 날짜를 의미하며 클로징 날짜와 같거나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인국진이 콘도를 팔아 자금을 마련했다고 하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게 된다.
DFW 한인 동포사회는 “이들이 고가의 부동산을 마련할 수 있었던 자금은 과연 어디서 난 걸까?”라는 의문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론 전문가는 “7(a)론은 대출 신청 이전 2개월 이상 은행 계좌(Bank Statement)에 자금이 있으면 그리 큰 문제가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론 전문가는 ‘기프트 머니’를 거론했다. 은행에서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사안으로 100%까지는 아니지만 기프트 머니를 어느 정도 인정해 준다는 것이다.
론 전문가는 “규정상 기프트 머니 한도(limit)는 없으며 은행의 마음먹기에 따라 다운페이의 금액을 다 기프트 머니로 받을 수 있다”라고도 부연했다.
기프트 머니는 준 사람의 신분 등은 상관없으며 관련 서류(기프트 레터)만 제출하면 된다.
가짜 장례식과 연이어 문정 사태가 터진 후 돈을 빌려줬던 이들은 대다수 돌려받지 못했고 문정과 인국진은 어빙 건물 구입은 실패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도 못 돼 인국진과 문정 딸 소유의 드림아트는 고가의 오피스 콘도 구입에 성공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가짜 장례식 이후 연이어 투자 사기, 금전 문제, 미술품 불법 매매, 가짜 신분증 사용 등의 사건이 터지면서 피해자들은 고통을 겪었고 동포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많은 이들이 돌려받지 못한 돈에 힘들어하고 있다.
문정과 인국진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고 결국 꿈꿨던 부동산 구입을 이뤄냈다.
관련 보도 후 인국진은 지인에게 문자로 “자신이 단돈 1달러라도 문정에게서 조달받은 것이 있는지 사실 확인을 반드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관이 정말 없다면 당당하게 본인이 단 1달러도 문정에게 받지 않았음과 드림아트의 공동 소유주인 문정 딸이 어머니로부터 단 1달러도 받지 않았음을 명백하게 증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 한인 동포들의 피와 눈물로 세워진 또 다른 거짓 산성
문정으로 인해 피해를 본 한 한인 동포는 문정으로부터 온 장문의 문자를 공개하며 분노했다
그는 “처음 문제가 터졌을 때 찾아갔다. 당시 문정이 모 변호사랑 중재 중이라고 했고 곧 해결한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하나도 해결된 것이 없었다. 1달러도 빌린 적이 없다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나? 나는 이미 변호사 비용만으로도 3만 달러 이상 들어간 상태다. 문정이 살면서 갚는다고 했지만 이번에 드러나기 전까지 숨어 있었던 것 아니냐?”라고 분노했다.
문정은 하나씩 돈을 갚겠다고 했지만 KTN이 만나본 피해 제보자 중 그 누구도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
KTN특별 취재팀은 2021년과 2022년에 걸쳐 문정 사태에 대한 취재를 계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취재를 종합해 보면 문정의 정체를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문정은 신분이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경력을 포장해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빌린 후 갚지 않았으며 지위 있는 기업가와의 인맥을 이용해 상당의 투자금을 갈취하기도 했다.
또 일련의 보도들로 수많은 피해자가 드러났음에도 여전히 자신은 억울한 희생양으로 표현하며 또다시 동정심을 유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일련의 보도를 접한 한 한인 동포는 “과거 한인 사회에서 사기 사건이 발생해 언론을 통해 드러나게 되면 보통은 가해자들은 여기를 떠나거나 잠적한다. 그런데 문정은 아무렇지도 않게 학원을 다시 운영하고 건물을 구입하는 대담함을 보이고 있다. 정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국진과 문정에 대해 “인면수심”(人面獸心)이라는 말을 남겼다. “사람의 얼굴을 하였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의미다. 사람의 도리를 지키지 못하고 배은망덕하거나 행동이 흉악하고 음탕한 사람을 일컬을 때 사용되는 말이다.
DFW 한인 동포 사회는 여전히 이들로 인해 아파하고 고통받고 있다.
2020년 11월 19일 고태환의 가짜 장례식이 치러졌다.
2021년 4월 KTN 특별취재팀은 고태환과 병실 인터뷰를 가졌다.
KTN 특별 취재팀 © K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