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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광복절, 빛을 가린 사면

Last updated: 8월 16, 2025 12:3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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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15일, 대한민국은 광복 80주년을 맞이한다. 1945년의 그날, 우리의 조국은 일제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을 되찾았다. 이는 단순히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주권 회복이 아니라, 그 땅에 살던 모든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 그리고 우리 부모님 세대의 존엄과 존재가 회복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당시를 살아낸 세대가 얼마나 오랫동안 그 날을 기다려왔는지, 그리고 그 자유를 지키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렀는지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광복(光復)의 뜻은 한자로 빛 광(光), 회복할 복(復)으로 잃어버렸던 빛을 회복한 날이 바로 광복절인 것이다. 80년전 대한민국은 일본의 압제로부터 벗어나 주권국가로서의 빛을 회복한 날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매년 8월 15일, 광복절을 기념하고 개개인들은 집집마다 태극기를 내걸고 정치권에서는 ‘광복절 기념 특별사면’을 단행하며 기념식을 거행한다.


그러나 올해 8월 15일, 정부가 단행한 특별사면은 그 의미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윤미향 전 국회의원 등 사회적으로 큰 논란과 법적 유죄 판결을 받은 인물들이 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광복의 빛이 아니라, 권력의 그늘이 더 짙게 드리워진 날이 된 것이다.


특별사면은 헌법이 보장한 대통령의 권한이지만, 그 목적은 분명하다. 국가의 분열을 치유하고, 억울하게 희생된 이들을 구제하며, 사회 통합을 이루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번 사면은 이 원칙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사법부의 판결을 통해 유죄가 확정된 인물들, 특히 공직자의 책임과 도덕성을 무겁게 짓밟은 사례를 가볍게 덮어버리는 결정은 ‘법치’와 ‘정의’에 대한 국민의 믿음을 허물 뿐이다.


조국 전 장관은 한때 공정과 정의를 상징하는 듯 보였지만, 결국 사적 이익과 가족 비리 의혹으로 법정에 섰고, 일부 혐의에 대해 유죄가 확정됐다. 당시 마치 서민의 편에 선 것처럼 행동을 했지만 뒤에서는 자기의 자식들을 위해 활용 가능한 모든 권력을 남용하여 많은 서민들의 공분을 샀던 이가 바로 조국 전 장관이었다. 


그런데 현 이재명 정부는 대부분의 서민들이 이 사실을 까맣게 잊었다고 판단했기에 그의 복권을 추진한 모양이다.


윤미향 전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라는 숭고한 역사를 개인의 정치적·금전적 이익에 이용했다는 의혹과 유죄 판결로 국민적 분노를 샀다. 


이 두 사람은 단순한 법 위반자가 아니라, 사회의 신뢰를 무너뜨린 상징적 사례였다. 그럼에도 이들을 사면하는 것은 국민에게 “권력과 정치적 영향력이 있으면 죄를 지어도 용서받을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사면이 광복절에 맞춰 발표되었다는 점은 국민 정서에 큰 상처를 남긴다. 광복절은 국민 모두가 자유와 정의의 가치를 되새기는 날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그 날의 상징성을 정치적 이득을 위한 포장지로 사용한 듯한 인상을 준다. 권력의 편의와 정치적 거래가 정의를 대체하는 순간, 광복절은 ‘빛을 되찾는 날’이 아니라 ‘빛을 잃는 날’이 된다.


미국에 사는 동포의 입장에서 보면 이번 사면은 대한민국의 법치주의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 선진 민주국가로서의 위상은 경제 규모나 군사력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지도층이 법 앞에 평등하게 서고,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는 문화를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이번 사면은 그런 원칙을 무너뜨렸다. 


특별사면이 ‘통합’을 명분으로 하려면, 사회적 약자나 생계형 범죄자, 억울하게 옥살이한 사람들을 먼저 구제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명단은 정치적 파급력이 큰 인물들, 특히 정권과 정치적으로 연결고리가 있는 이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사면의 정당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이다.


진정한 사회 통합은 잘못을 덮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잘못을 인정하고 그 대가를 치르게 한 뒤, 반성과 변화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용서와 화해가 가능하다. 이번 사면은 그 순서를 거꾸로 했다. 피해자와 국민의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았는데, 가해자는 다시 사회의 중심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특별히 광복 80주년을 맞이한 올해  우리는 스스로 물어야 한다. 광복이란 단지 외세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하는가, 아니면 부정과 부패, 불의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까지 포함하는가. 만약 후자가 진정한 광복이라면, 조국과 윤미향이 사면 명단에 오르는 순간 그 목표는 더 멀어졌다.


이번 사면을 두둔하는 이들은 “정치적 보복을 끝내고 국민 통합을 이루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통합은 정의를 희생한 대가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의 없는 통합은 잠시뿐이며, 오히려 더 큰 분열을 낳는다. 법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장기적으로 사회를 하나로 묶는 기반이다.


광복절은 우리가 어떤 나라를 지향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날이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이 꿈꾼 것은 권력이 법 위에 군림하는 나라가 아니었다. 이번 8·15 특별사면은 그 꿈을 배반한 결정이다.


국가는 법과 정의 위에 서야 한다. 권력자들의 잘못을 덮어주는 정치적 광복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빛을 누리는 진정한 광복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 우리는 이런 잘못된 결정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빛을 되찾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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