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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 역동의 의미

Last updated: 4월 29, 2020 9:4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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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혼란 속에서 21대 총선이 치러졌다. 일반인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확진자 및 자가격리자의 투표 시간과 장소를 별도로 마련하였고, 모든 투표소에서 1미터 가량의 사회적 거리두기 줄서기, 발열체크, 손소독제 사용, 일회용 비닐장갑 착용 등 코로나19의 확산을 저지하려는 노력이 계속되었다. 후보들은 마스크 착용으로 얼굴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유세 의복에 ‘홍길동 본인’과 같은 문구를 사용하고 유권자들과 악수 대신 주먹인사를 했다. 해외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총 55개국 91개 공관에서 재외선거 중단을 결정하였고, 달라스에서도 1,338명의 유권자들이 사전 등록을 했으나 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하여 아쉬워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열악한 현실에도 26.69%라는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과 14대 총선 이후 28년 만에 최고 투표율인 66.2%를 달성하였다. 이는 우리에게 의미있는 많은 것을 시사하여 전반 과정을 살펴볼 가치가 있을 듯하다.

높은 투표율의 효과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비례 포함, 단독 법안 처리가 가능한 의석수인 180석으로 거대 여당이 되었다. 20대와 달리 그동안 통과시키지 못하고 미룬 법안들을 어렵지 않게 처리하고 원내대표 협상 시 갈등도 다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특별히 주목할 것은 지역구에서 163석을 획득했다는 것이다. 역전을 거듭하며 마지막까지 치열한 접전을 보이던 지역구에서 대부분 더불어민주당으로 기울어졌다. 그러나 남북뿐 아니라 ‘동서분단’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할 정도로 지역주의가 더욱 양극화되고 공고해져 보인다. 그럼에도 이전에는 후보를 내지 못하거나 선거비 보존도 받지 못하던 지역들이 감소하여 양당의 득표율 격차가 좁혀졌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이번 총선을 본인의 마지막 선거로 임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높은 의석수를 예상함과 동시에 상당히 신중한 태도를 보였고, 이후에도 압승의 분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여당으로서 코로나19와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더욱 강조했다. 이는 총선 승리의 분위기에 취해 레임덕 가속화나 정권의 위기를 가져오는 등과 같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의지와 코로나19로 인한 서민 경제의 타격이 실제로 상당하다는 현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써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동반 상승하였고, 문재인 정부 후반기는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반해 미래통합당은 비례 19석을 포함해 103석에 그쳐 역대 최악의 참패를 했다. 문재인 정권 심판을 당론으로 내세웠지만 대통령과 여당의 높은 지지율과 코로나19 대처에 대한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로 정권 심판론의 영향은 크지 못했다. 보수의 텃밭인 강원과 영남 중심으로 득표하여 지역주의의 이점은 곧 한계이기도 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황교안 대표는 선거라는 대회전을 통해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구심점을 상실한 당을 장악하고 리더십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살리는 데 실패했다. 황교안 대표가 사퇴한 미래통합당이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보수 결집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해 보인다.

한편, 이번 선거는 최초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총선이었다. 20대 국회가 군소정당 약진과 다당제 확립을 기치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선거법을 개정했지만, 21대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각각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애초에 최대 수혜 정당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정의당이 오히려 법 개정의 취지를 퇴색시키고 본래 목적에 반하는 거대 양당제를 더욱 강화하는 결과를 낳는 데에 일조했다는 비판이 불가피해졌다. 후보 개인들의 인지도에 의존한 열린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에 비견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초반의 예상과는 달리 3석을 얻는 데 그쳐 양당제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또한 유권자를 대상으로 다당제의 필요성에 대한 설득과 홍보가 부족하여 양당의 위성정당에 대한 지지율이 70%에 육박했다는 분석도 있다. 시민들은 정당 이합집산의 기시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정서적 혼란이 없지 않았다. 이와 같이 여러 면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검토와 논의를 다시 할 필요가 높아 보인다.

21대 총선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 마지막 선거였다. 여당에서는 임기 후반의 레임덕 현상을 최소화하고 정권 연장 가능성을 높이는 동력을 마련할 기회였고, 야당은 세력 결집을 통해 정권 탈환의 기회였다. 여당의 180석 확보는 전자의 경우를 보장해 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의석수라는 양보다 시스템 공천을 확립하고 조직력을 강화하여 정치적 신뢰를 얻는 질에 집중하지 않는 한 국민들은 다시 투표로 심판할 것이다. 여당은 코로나19의 타격을 입은 민생을 돌보고 서민 경제를 회복하는 데 더욱 힘을 기울이고 야당 또한 국민 안전을 우선으로 협력하여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최장섭 논설위원
Texas A&M University-Commerce
정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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