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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에 에너지 전쟁까지 올 연말 개스값 전망은?

Last updated: 9월 9, 2022 10:3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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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국 VS. 산유국 ‘유가 통제’ 신경전 고조

산유국의 감산 결정에도 경기침체 가능성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

 

여름 휴가의 마지막 시즌인 노동절 연휴가 지난 5일(월) 끝났다.

일부 사람들이 우려했던 초고가 휘발유 가격의 장기화 없이 여름 운전 시즌이 끝나가고 있다.

미 전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지난 두달 넘게 연속으로 하락세를 지속했다. 지난 2일(금)기준,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80일째 내림세를 보였다. 개스버디(GasBuddy)는 “일부 주에서 올해 말 갤런 당 평균 휘발유 가격이 3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실제 미국 내에서 휘발유 가격이 저렴한 편에 속하는 텍사스에서는 5일(월) 알링턴의 사우스 쿠퍼 스트리트(South Cooper Street)에 소재한 몇몇 주유소들이 보통(레귤러) 휘발유 가격을 갤런 당 2달러 95센트로 고지했다.

DFW 지역에서 갤런 당 보통 휘발유 가격이 3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올해 2월 이후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텍사스에서는 2월 평균 휘발유 가격이 3달러를 넘어섰고 지난 6월 15일, 4달러 70센트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당시 전미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5달러 2센트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고, 이후 가격은 하락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5일(월) 기준, 전미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 당 3달러 79센트, 텍사스는 3달러 26센트를 기록했다.

개스버디의 유가 분석 책임자인 패트릭 드한은 “좋은 소식은 당분간 이같은 휘발유 가격 하락이 계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 휘발유 가격 하락세 계속될까?

텍사스를 포함해 미 걸프 연안에는 상당한 양의 정제 시설들이 자리잡고 있다.

드한 책임자는 “할로윈부터 추수감사절까지 미국내 평균 휘발유 가격이 3달러 49센트(갤런 당)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걸프만 연안에 큰 허리케인이나 오일 정제 시설의 큰 운영 차질이 없다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3달러 29센트(갤런 당)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드한 책임자는 “캘리포니아와 미 중서부와 같은 일부 지역에서는 휘발유 가격 하락세가 일시적으로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일(금) 기준, 지역 현물 시장에서의 휘발유 가격은 다소 상승했는데 인디애나 주에 있는 BP의 화이트닝 정유소가 일주일 동안 고장 났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계 석유 공룡인 BP는 미국의 엑손 모빌에 이어 세계 2위의 석유 기업이다. 

이날 BP는 하루 43만5천 배럴을 생산하는 인디애나 주의 정유 공장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밝혔다.

드한 책임자는 “올 연말까지 텍사스, 오클라호마 같은 일부 주들에서 3달러 이하로 휘발유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휘발유 가격이 가장 싼 주는 미 남부이다. AAA에 따르면 5일(월) 텍사스와 아칸소의 보통 휘발유는 갤런당 3달러 26센트, 미시시피에서는 3달러 28센트를 보고했다.

반면 갤런당 평균 5달러 26센트인 캘리포니아와 4달러 84센트인 네바다와 같이 일부 주의 휘발유 가격은 아직도 높은 상태이다.

한편 유가정보서비스(Oil Price Information Service)의 글로벌 에너지 분석 책임자인 탐 크로자(Tom Kloza)는 “휘발유 가격이 하락할 수 있지만 그렇게 많이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며, 심지어 연말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균형 잡힌 가격이 상대적으로 선호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로자는 “전국적으로 하락세가 거의 끝나가고 있으며 가격은 갤런 당 평균 3달러 50센트~3달러 75센트 사이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러시아산 에너지의 수출이 막히면서 미국은 더 큰 석유 및 정제 제품 수출국이 됐다. 이는 국내 휘발유 가격 하락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방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주 1천만 배럴에 가까운 석유와 정제 제품을 수출했다. 

미국의 휘발유 수출량은 지난 한 주 동안 일 100만 배럴이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일 46만6천 배럴에 비해 크게 늘었다. 경유 등이 포함된 증류 석유 수출은 하루 150만 배럴에 달했다. 

여기에 산유국들의 지정학적 사건들은 언제든 또 다른 유가 폭등을 일으킬 수 있다.

조 바이든 정부는 여전히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오펙 플러스(OPEC+)의 협조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서방 VS. 산유국 에너지 전쟁

지난 5일(월) 오펙(OPEC)과 오펙 플러스(OPEC+)는 월례 회의를 마친 뒤 발표한 성명에서 “10월 하루 원유 생산량을 이달보다 1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며 “경기침체 우려로 유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오펙 플러스는 9월 하루 10만 배럴 증산을 합의했으나 이번 결정으로 원유 생산량은 8월 수준인 4천 385만 배럴로 돌아가게 됐다.

일각에서는 오펙이 유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감산 결정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 JP모간의 크리스티안 말렉 분석가는 “이번 감산 결정이 본격적으로 오펙이 개입할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또한 UBS의 지오반니 스타우노보 상품분석가는 오펙 플러스가 유가를 배럴당 90달러 이상으로 유지하고 싶어 한다는 점이 이번 감산 결정을 통해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석유 시장은 금리 인상과 중국의 코로나 재봉쇄 조치 등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심각하고, 미국과 이란의 핵합의 복원 전망에 따라 이란산 원유가 풀릴 가능성이 제기돼 급격한 가격 하락이 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특히 오펙 플러스는 올 하반기 소비 위축으로 하루 90만 배럴의 초과 공급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여기에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원유 가격 안정을 위한 시장 개입 권한을 부여했다. 

이에 산유국들이 미국 등 주요 7개국(G7)이 추진한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 합의에 반발해 시장 개입 여지를 확대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오펙 플러스의 이같은 움직임은 미국 등 서방의 국제유가 통제 시도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카르텔의 가격결정권을 서방이 위협하면 보복할 수 있다는 경고의 신호”라고 보도했다. 

G7의 석유 가격상한제가 성공적으로 이행되면 국제유가에 대한 일종의 구매자 연합이 형성되는 셈인데, 이는 오펙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산유국들이 다음 달 원유를 감산하기로 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그의 요구에 따라 지난달 늘리기로 한 양이 한 달 만에 되돌려졌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오펙 플러스 합의로 원유시장에서 사우디의 입김이 커진 게 불안 요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가를 잡기 위해 지난 7월 자존심을 누르고 사우디를 방문했는데, 이번에 사우디 주도로 감산 결정이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 순방 때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애매한 거리를 유지하며 관계 회복을 이뤄내지 못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를 순방한 지 몇 주 만에 나온 감산 결정은 정치적 시그널”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번 감산은 사우디가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펙 플러스는 산유량을 늘리도록 한 바이든 행정부의 간청을 얼마든지 무시할 의향이 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분석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발 에너지 위기로 몸값이 높아진 원유의 생산과 가격을 둘러싼 서방과 산유국의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펙 플러스의 이번 감산 결정이 정치적 차원에서 움직인 것일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유가가 더 큰 변동성과 불확실성에 노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건 분석가인 크리스티안 말렉은 “이번 결정이 향후 더 역동적인 방식으로 연준과 같이 시장에 개입할 오펙 플러스의 새로운 시대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유가가 공급과 수요의 흐름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지정학적 이슈에 따라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유가가 향후 더 큰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지난 7일(수) 국제유가는 산유국의 감산 결정에도 경기침체 가능성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1월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한때 지난 1월 26일 이후 최저치인 배럴당 85달러 17센트까지 떨어졌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장중에 지난 2월 18일 이후 가장 낮은 91달러 35센트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요 둔화와 달러 강세에 대한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유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은영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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