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형 400·1500m 재미 대표 출전 … 코치로 나선 아버지와 함께 제주행

달라스의 한인 2세 수영 유망주가 전국체전 출발대에 선다. 켈러 고교(Keller High School) 10학년 에반 최(Evan Choi) 선수가 제107회 전국체육대회 수영 남자 18세 이하부 자유형 400m와 1500m에 재미 선수단으로 출전한다.
전국체전은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 스포츠 대회다. 올해는 10월 16일부터 22일까지 제주 일원 74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에반 선수의 출발은 순탄하지 않았다. 5살 때 누나를 따라 수영 레슨을 받았지만 물이 무서워 하루 만에 그만뒀다. 8살에 다시 시작했을 때는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다. 선수의 길을 택한 건 11살, 또래보다 한참 늦은 출발이었다. 늦게 시작한 만큼 성장은 가팔랐다.
지난해 텍사스 연령별 수영선수권에서 500야드와 800m, 1500m 자유형 정상에 올랐다. 올여름 웨스트버지니아 시니어 대회에서는 성인 선수들과 겨뤄 1500m 8위를 차지했다. 50m 수영장을 15번 왕복하는 1500m 레이스 내내 그는 머릿속을 최대한 비운다고 했다. 새벽 훈련과 방과 후 훈련을 오가면서도 성적은 전교 10등 안에 든다.
물 밖에는 늘 아버지 최명호 씨가 있었다. 에반 선수는 “아버지가 빠진 대회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인데, 아마 한 번뿐일 것”이라고 했다. 선수 출신이 아닌 최명호 씨는 아들을 위해 수영을 따로 공부했다. 그는 “코치와 내가 같은 말을 하면 그제야 받아들이더라”며 웃었다.
꾸중은 열 번에 한 번, 그것도 경기 결과가 아니라 준비가 부족할 때뿐이다.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곁에서 다 지켜봤기 때문이다. 경기가 잘 안 풀린 날은 걸어 나오는 아들의 표정만 봐도 안다. 그런 날은 차라리 말을 아낀다.
이번 대회에는 최명호 씨도 선수단 코치로 동행한다. 부자는 일주일 먼저 한국에 들어가 함께 여행할 계획이다. 최명호 씨는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라며 “여기서 태어난 코리안 아메리칸이지만 점점 자기 뿌리를 찾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에반 선수가 한국 땅을 밟는 건 5살 이후 처음이다. 롤모델은 비슷한 종목을 뛰는 황선우 선수다. 기록 욕심보다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는 그는 제주에서 꼭 회를 먹어 보고 싶다며 웃었다.
에반 선수는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응원해 주신 분들 덕분”이라며 한인 사회에 감사 인사를 남겼다. 달라스에서 자란 열다섯 살 선수가 이제 제주의 물살을 가른다.
이선지 기자 ⓒ K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