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를 포함한 미국 17개 주에서 식품을 통해 감염되는 장내 기생충 감염이 확산되면서 보건당국이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나섰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 따르면 지난 5월 1일부터 6월 16일까지 미국 전역에서 최소 145명의 사이클로스포라증 환자가 보고됐다. 다만 이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환자만 집계한 것으로 실제 감염자는 이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보건당국은 이번 집단감염의 원인이 된 식품을 특정하지 못한 상태다.
사이클로스포라증은 사이클로스포라 원충(Cyclospora cayetanensis)에 감염돼 발생하는 장내 기생충 감염병이다. 감염되면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심한 설사와 복통, 탈수 증상 등으로 수일에서 수주 동안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을 수 있다.
텍사스대 휴스턴 보건대학원(UTHealth Houston School of Public Health)의 역학 전문가인 Catherine L. Troisi 교수는 “이 감염은 매년 여름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발생한다”며 “올해는 평소보다 더 많은 환자가 미국 여러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감염원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시금치와 라즈베리, 고수(실란트로) 등에서 기생충이 발견된 사례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여러 식품이 원인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생충은 제대로 씻지 않은 과일이나 채소 표면에 남아 있다가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가 감염을 일으킨다.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먹으면 감염될 수 있으며, 감염 후 증상이 나타나기까지는 보통 1주일 정도 걸린다.
가장 흔한 증상은 심한 물설사다. 이 밖에도 열이 나거나 식욕이 떨어지고, 체중이 줄거나 배가 아프고 더부룩할 수 있다. 메스꺼움과 피로감, 몸살처럼 온몸이 아픈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증상이 몇 달 동안 이어지거나 좋아졌다가 다시 심해질 수 있다. 또한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거나 담낭에 염증이 생기고 관절에 통증이 나타나는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트로이시 교수는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항생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노인과 어린이,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증상이 심해질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이 감염은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직접 옮지는 않는다.
전문가들은 감염을 예방하려면 음식을 만들기 전후 손을 깨끗이 씻고, 과일과 채소는 흐르는 물에 충분히 씻어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척 완료(Pre-washed)’라고 표시된 채소도 한 번 더 씻는 것이 좋다. 멜론이나 칸탈루프처럼 껍질을 자르는 과일은 겉면을 먼저 깨끗이 씻어야 칼에 묻은 오염물질이 과육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상처가 나거나 멍이 든 부분은 잘라내고, 가능한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 감염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트로이시 교수는 “농산물을 깨끗하게 씻는 것만으로도 감염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특히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수입 농산물을 먹을 때도 위생에 더욱 신경 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