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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과 시진핑

Last updated: 7월 26, 2019 1: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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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준 칼럼

누구의 이름을 먼저 써야 할지 잠시 생각했었다. 왜냐하면 남북대화 또는 북남대화처럼 앞의 이름이 더 높임을 받는다는 헛된 관례를 생각해서 그랬다. 문재인은 종북보다 한걸음 더 나아간 송북(崇北)을 정책의 기조로 삼는다는 주장은 프레임이기 쉽다. 김정은의 대변인이라는 표현도 감정을 자극하려는 의도가 많이 엿보인다. 어쨌거나 우리나라 대통령에 대한 예우로 문재인을 먼저 썼다.
한 사람은 공산당 독재 국가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이고 다른 사람은 삼권분립의 견제를 받는 민주국가의 대통령이라 대조, 비교 불가다. 한사람은 지난 3월에 열린 양회(전국 인민 대표회의와 인민 정치 협의회)에서 종신 통치의 기회를 장악했다는 사람이고 또 다른 사람은 정치 생명이 3년만 보장되어 있는 사람이다. 공통점보다는 다른 점이 더 많다.

현대 중국의 국부인 모택동 이후에 권좌에 올랐던 등소평을 불멸의 지도자라고 부른다. 중국을 G2로 만드는 기초를 놓았다고 세계인들의 평가를 받는다. 당시에 중국의 현실을 직시하고 나아갈 먼 길을 본 지도자로 인정한다.
지도자로서의 남다른 자질을 그가 남긴 명언, 어록에서 본다. 깊은 교훈들이 많다. 작은 거인이라는 칭송이 마땅하다. 그는 오 척 단신이다. 지금 중국에서는 그의 다큐멘터리를 시리즈로 만들어 방영하고 있다고 한다. 시진핑이 그를 추켜 세우며 인민들에게 자신을 등소평처럼 봐 달라고 선전하고 있다.
등주석은 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힘을 기르는 뜻의 도광양회(韜光養晦)를 중국의 외교 전략으로 내세웠다. 그런데 시진핑은 등소평이 말한 때가 온 것으로 알고, 그리고 힘을 충분히 길렀다고 생각하고, 아니면 착각하고, 그것도 아니면 정치적인 판단으로 2017년 중국몽(中國夢: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성급한 기치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굴기(屈起)라는 이름을 붙인 많은 목표들, 일대일로, 진주 목걸이 계획, 남중국해 갈등 촉발로 야욕을 만천하에 떠들어 댔다. 그의 부하 중에는 둥펑 미사일로 미국의 항모를 격침시키면 미국은 겁을 먹고 혼비백산할 것이라는 미친놈도 나왔다. 인민들의 감성을 사로잡고 중화 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에는 세계 제일의 나라를 만든다는 개꿈이다.
그러다가 복병을 만났다. 미국은 이미 10년 전부터 중국이 깝죽댈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트럼프는 시류를 타고난 사람이다. 감독이 배우를 잘 고르면 영화가 대박치는 것이나 같다. 트럼프는 시대적인 리얼리티 쇼의 제작자 겸 출연자이다. 시진핑은 시류를 잘못 읽었다. 아니면 내부 결속을 위해 그런 악수를 급히 두었을지도 모른다.

문재인은 북한에다 퍼다 주면 전쟁을 피하고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김대중, 노무현을 이은 3대 햇볕주의자다. 우리 민족끼리 잘해 볼 수 있다는 감상, 그리고 그 생각을 밀어붙이는 사람이다. 그래서 외세를 배제한다고 반미, 반일을 외치다가 북한이 오히려 미국과 친해져 중재자는 필요 없고 직접 대화하려고 한다는 것이 최근의 소식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대부분은 반일이라 친일 프레임은 인기 있는 선거 전술이다. 문재인은 정권 연장을 위해 보수에다 적폐, 친일 프레임을 씌운다. 친미, 친일 보수나 친중, 친북 진보나 부정과 부패에서는 차이가 없다.

일본은 미국의 눈치를 보다가 미국이 모른 척하니까, 아니면 허락을 받고 본색을 드러내며 우리나라에 벼르던 경제 제재를 시작했다. 문재인은 때를 믿는 구석이 있는지 극일(克日)로 승부수를 띄우는데 그 틈에서 인민들이 고생하게 생겼다. 인민들이 저력을 발휘하고 단결로 고생을 감수하자면 문재인과 진보가 집권을 계속할 것이다. 반대로 국민들이 고생은 싫으니 일본에 투항하자면 보수로 가자는 얘기다. 민주주의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매크로 프로그램이라나 그런 여론의 조작에 흔들리지 않으면.
미국을 이기려고 경제의 어려움을 감수하자면 시진핑을 계속 지지할 것이고 인민이 반기를 드는데 탱크를 동원하지 않으면 시진핑도 정치생명은 끝난다. 두 사람 모두는 도광양회를 모르고 성급히 까불다가 크게 다칠지도 모른다. 이래저래 인민들을 고생을 하게 되겠고.

이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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