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태어나면 시민” 원칙 재확인…행정명령 무산
연방대법원이 30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온 출생시민권 제한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이번 판결로 미국 내 불법체류자나 임시비자 소지자의 자녀라도 미국에서 태어나면 자동으로 시민권을 얻는다는 기존 원칙이 그대로 유지되게 됐다.
이번 소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취임 첫날 서명한 행정명령에서 비롯됐다. 해당 행정명령은 부모가 불법체류 중이거나 임시비자로 체류 중인 경우, 그 자녀가 미국에서 태어나더라도 시민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이 행정명령은 시행되기도 전에 여러 하급법원에서 제동이 걸렸다. 1868년 비준된 수정헌법 14조는 “미국에서 출생하거나 귀화한 사람은 모두 미국 시민”이라고 명시하고 있어, 행정명령이 헌법 조항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이유에서였다. 또한 1898년 연방대법원이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에게도 미국 시민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선례와도 충돌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하급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수정헌법 14조의 시민권 조항이 100년 넘게 잘못 해석돼 왔다고 주장했다. 행정부 측은 헌법 입안자들이 합법적으로 체류하지 않는 사람들의 자녀에게까지 시민권을 부여할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외국인이 출산만을 목적으로 미국에 입국해 자녀의 시민권을 취득하는 이른바 ‘출산 관광(birth tourism)’을 막기 위해서도 출생시민권 제한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이번 연방대법원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이민 정책 중 하나에 제동을 건 것으로, 그의 강경 이민 단속 기조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