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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9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행보 무지인가? 계산된 전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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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차별 종료의 날 준틴스(Juneteenth)데이에 대통령이 남긴 의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오클라호마 털사(Tulsa)에서 열기로 예정했던 재선 유세 일정을 변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금) 트위터를 통해 "오클라호마 털사에서 예정됐던 ‘미국의 다시 위대하게’ (Make America Great Again) 집회를 6월 19일로 계획했지만, 안타깝게도 이날은 노예해방 기념일과 겹친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늦춰 20일(토)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무대뽀 행보? 혹은 백인지지층 결집 위한 노골적 전략?
1865년 6월 19일은 미 남북전쟁 종전 후 텍사스 주에서 마지막 흑인 노예가 해방된 날인, 준틴스(Juneteenth)데이이다.
본래 에이브라함 링컨 대통령이 노예 해방을 선언한 날은 1862년 9월 22일이었고, 이날 선언을 통해 1863년 1월 1일부터 미국 전역의 노예제를 폐지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 선언은 남북전쟁 중 연합(Union)을 탈퇴하고 남부 연합(Confederacy)에 가입한 텍사스와 같은 분리주의 주(州)를 포함한 특정 지역에서는 즉시 적용되지 않았다.
노예 해방 소식이 텍사스에 도달하기까지 2년이 더 걸렸는데, 남북전쟁은 1865년 4월에 끝났고 두 달 뒤인 1865년 6월 19일 연합(Union)군의 고든 그레인저(Gordon Granger) 장군은 갤버스턴에서 “미국 행정부의 선언에 따라 모든 노예가 자유롭다(General Order No. 3)”는 명령을 선포했다.
해방된 노예들은 다음해 6월 19일을 기념해 준틴스(Juneteenth)데이의 첫 축하행사를 시작했다. 텍사스 주에서는 준틴스(Juneteenth)데이를 공식적으로 기념하기 위해 지난 1979년 법안을 마련했고, 같은 해 6월 공화당의 윌리엄 클레멘츠(William Clements) 주지사가 이 법안에 서명했다. 이후 텍사스에서는 1980년부터 준틴스(Juneteenth)데이를 공식 휴일로 기념해 오고 있다.
한편 오클라호마 털사는 흑인 인종 학살의 아픔을 가진 대표적 지역이다. 1921년 ‘블랙 월 스트리트’(Black Wall Street)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부유한 흑인 상업지구가 있었던 털사에서는 인종 갈등으로 수백명의 흑인들이 백인에게 집단 학살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희생자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지만 300여명에 이를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백인들은 개인 항공기를 동원해 폭발물까지 투하하며 살인과 약탈을 일삼은 끝에 1만명 가까운 흑인들이 집과 재산을 잃었는데, 잔혹한 학살에 미국판 킬링필드로 불리기도 한 비극적 역사가 있는 곳이다.
결국 이 같은 배경이 있는 곳에서 그것도 19일에 선거 유세를 재개하겠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는 역시 백인 우월주의자 결집 목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고, 거센 역풍이 일게 됐다. 특히 백인 경찰관에 희생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전국적인 시위가 촉발되고 있는 만큼 우려의 시각도 제기됐다.
집권 기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 우월주의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자주 해 비판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하필이면 '노예 해방일'에 그것도 '흑인 학살지'에서 유세를 하는 건 역사적 맥락에 무감각하거나 혹은 백인결집층을 모으는 의도가 보이는 노골적 행보라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마이웨이(Myway) vs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s)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대규모 인종차별반대 시위로 인해, 올해의 준틴스(Juneteenth)데이의 의미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s)의 뜨거운 구호가 전미를 뒤덮은 현재,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은 분열된 미국의 모습이라는 시각이다.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사건들로 시위 및 소요 사태가 발생했지만 당시 미 대통령들은 지금의 트럼프 대통령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역대 대통령들은 국론이 분열되는 상황에서 반대의견을 청취하고 통합을 시도했다. 존 F. 케네티 전 대통령은 1963년 워싱턴DC에서 열린 흑인 인권 집회에 25만명이 몰려들자 인권운동가들을 초청했고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베트남 반전 운동이 절정에 이르던 1970년 오하이오주 방위군이 켄트주립대 학생 4명을 사살하면서 분노가 확산하자 철야 시위대를 찾아가 대화를 했다. 또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1992년 LA폭동 때 피해현장을 방문했다.
지난 11일(목),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 후원금 모금 행사 참석차 달라스를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2가지 일정을 소화했는데, 먼저 노스 달라스(North Dallas)의 게이트웨이 교회(Gateway Church)에서 두시간에 걸쳐 진행된 원탁회의에 참석했고, 이후 공화당전국위원회(RNC)가 주최한 정치모금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원탁회의에는 윌리엄 바(William Barr) 연방 법무장관을 비롯 그렉 애봇(Greg Abbott) 텍사스 주지사, 로컬 종교 지도자 등 지역사회 인사들도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역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대해 "편견과 선입견에 맞서는 작업은 빠르고 쉽게 진행될 것"이라면서 “수천만 명의 선량한 미국인을 인종주의자로 낙인찍는 것으로는 발전과 치유를 얻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플로이드 사망으로 촉발된 전국적 시위가 이 기회에 인종주의를 청산하자는 운동으로 확산되자 분명히 선을 그은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면적인 경찰개혁 요구에 대해서도 “어디에나 썩은 사과(Bad apple)는 있다”고 거리를 두면서 일부 지역의 강경한 진압 방식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경찰 개혁과 관련한 행정명령 발표를 두고, “경찰들이 무력 사용에 있어 전문적 기준을 충족하도록 장려하겠다”고 밝혔고, 지난 16일(화) 백악관에서 경찰의 자격증명과 폭력 등 권력남용 경찰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등을 골자로 한 경찰개혁안에 서명했다.
그러나 주요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경찰이 없으면 혼란이 생기고 법이 없으면 무정부 상태가 되며 안전이 없으면 재앙이 온다고 언급했다”고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때때로 보이는 노골적인 정치적인 언사가 이번 경찰 개혁에도 담겼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번 경찰 개혁 행정 명령이 전면적인 개혁을 권고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다민종, 다문화가 섞여 있는 멜팅 팟(Melting Pot)인 미국에서 통합은 국가를 번영시키는 대표적인 원동력이었고, 이를 추구하는 것이 미 대통령의 제 1의 덕목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마이웨이식 행보는 이런 통합의 역할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은영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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