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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트럼프 행정부, 강경 이민 정책 파문(波紋)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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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역사상 전례 없는 불법 이민자 추방에 돌입할 것”
불법 이민 대규모 추방, 노동력 부족·경제적 손실 우려 속 논란 증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내년 1월 20일) 직후 역사상 전례 없는 불법 이민자 추방에 돌입할 것이라고 공언한 가운데 구체적인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8일(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보수 법률 단체 ‘사법 워치’(Judicial Watch)를 이끌고 있는 톰 피턴의 관련 게시물에 “사실이다(TRUE)!!!”라는 댓글을 달았다.
피턴은 지난 8일 올린 게시물에서 “보도에 따르면 출범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는 대규모 추방 프로그램을 통해 ‘바이든의 침공’(불법이민자 다수 유입을 의미)을 뒤집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할 준비가 돼 있으며, 군사자산을 사용할 것이라고 한다”고 썼는데, 트럼프 당선인이 이를 사실로 인정한 것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1일(월) 1기 행정부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톰 호먼을 최근 ‘국경 차르’(border czar·불법이민 문제 총 책임자)로 내정해 불법체류자 대규모 추방을 위한 준비에 일찌감치 착수했다.
톰 호먼 지명인은 이에 대해 “충격과 경외감을 느낄 것”이라며 자신의 정책이 더 많은 미국 일자리를 확보하고 범죄자를 숨길 수 있는 이민자 밀입국 네트워크를 차단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정책 담당 백악관 부비서실장에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 겸 연설담당관을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그는 트럼프 1기 정부에서 강경한 국경 이민 정책을 주도했으며, 트럼프 당선인의 이른바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 공약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러 전 보좌관은 트럼프 2기 정부에서 불법 이민 추방자 수를 현재의 10배 이상인 연 100만명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CNN은 전했다.
◀강경한 이민단속, 다시 시작되나?
월스트릿 저널(WSJ)은 지난 21일(목), ”미국 내 농장, 육가공 공장들, 트럼프 이민 단속에 대비”(Farms, Meat Plants Brace for Trump Immigration Crackdown)라는 제하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 매체는 “저임금 이민 노동자에 의해 유지되는 미국 내 여러 산업 분야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첫날 대규모 이민자 추방을 실행하겠다고 위협한 이후, 잠재적인 노동력 부족 사태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미국의 식량 공급망에서-과일 수확, 농작물 살충제 살포, 기계 조작, 가축 도축 등- 가장 힘든 분야는 이주 노동자들에게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거론했다.
연방 노동부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농작물 노동자의 약 3분의 2는 외국 태생이며, 42%는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자격이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농업 관련 무역 단체들은 새 행정부에 임시 근로 비자 사용 확대를 요구하고 있으며, 일부 농장과 육류 가공업체는 안정적인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동자 모집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 외 일부 노동자 옹호 단체들은 회원들에게 법적 권리를 교육하고, 이민 당국이 직장을 급습할 경우를 대비한 대응 계획을 세우고 있다. 워싱턴 주에서 일하는 한 불법 체류 농장 노동자는 매일 비나 햇볕 아래에서 몸을 굽히며 체리, 사과, 아스파라거스, 배 등 농작물을 수확한다고 말했다.
이 일을 하며 연간 약 2만 4천 달러를 버는 그는 멕시코 국경을 넘어 1998년 미국에 들어왔다. 이 불법 노동자는 “트럼프가 첫 임기보다 이번에는 수백만 명을 추방하겠다는 위협을 실행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육류 가공업계도 강경한 이민 정책이 시행되면 생길 충격파에 고심 중이다.
주지하다시피 미국의 육류 공장과 낙농업체 운영자들은 식량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오랫동안 정부와 이민 정책을 두고 갈등을 겪어 왔다.
이들은 “새 행정부의 강경한 단속 조치가 이미 빡빡한 노동 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노동력이 줄어들면 기업들은 임금을 올려야 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육류 무역 단체 대표인 줄리 애나 포츠(Julie Anna Potts)는 “우리 업계는 안정적인 노동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그의 참모들은 또한 법적 이민 형태를 제한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는 기업과 농장이 외국 노동자를 고용할 능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분야는 오랫동안 이민 노동자들에 의존해 왔는데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육류 공장은 이민 당국의 주요 타겟이었다.
이달 초 뉴욕의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톰 호만 국경 차르 지명자는 육류 가공 공장 및 기타 직장에서 단속이 다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일부 산업 부문, 비용 상승 촉발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심각한 노동력 부족을 겪은 미국의 육류 가공업체들은 임시 보호 신분(Temporary Protected Status) 프로그램을 통해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아이티 및 기타 국가 출신 이주 노동자들을 고용했다.
하지만 이제 업계 관계자들은 “트럼프의 새 행정부가 해당 프로그램을 종료하면,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합법적 신분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육류 공장은 이민 단속 소문이 돌면 직원들이 결근하면서 생산 감소를 간헐적으로 경험해왔다.
육가공업계 리더들은 기업들이 경쟁업체로부터 노동자를 유치하거나 비농업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동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민 당국이 추방을 강화하면, 기업들은 시설을 채우기 위해 외부 인력 회사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단속은 기업 내부에서 인간 노동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작업 자동화 계획을 가속화할 수 있다.
육가공 기업들은 노동 문제를 피하기 위해 공장을 자동화하는 데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기계는 모양과 크기가 다른 소와 돼지 시체를 분해하는 인간의 능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미 최대 육가공업체 타이슨 푸드(Tyson Foods) 최고경영자 도니 킹(Donnie King)은 최근 투자자들과의 컨퍼런스 콜에서 “현재로선 모르는 부분이 많다”라며 “새로운 정책을 평가하고 그에 따라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가금류 회사들과 협력하는 인력 회사 운영자 레이 와일리(Ray Wiley)는 트럼프의 승리를 예상하며 6개월 전부터 기업들이 노동력 우려를 그에게 표명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 공장에서 단속이 이루어지거나 감사가 시작되면, 그때부터 모두가 서둘러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와일리는 “우리는 4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에 있다”고 전했다.
◀강경한 이민정책에 따른 여러 논란 예상
트럼프 당선인은 공공 안전과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강경한 이민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은 벌써부터 여러 논란과 비판을 일으키고 있다.
불법 이주민 노동은 경제적 측면에서 미국의 농업, 건설, 서비스업 등 다수의 산업에서 중요한 노동력으로 자리 잡아왔다.
그 때문에 이들이 대거 추방될 경우, 해당 산업은 심각한 인력 부족을 겪을 가능성이 크며, 이는 생산성 하락과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경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한 사회적 갈등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강경한 이민 정책을 지지하는 보수층은 공공 안전과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단속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이민자 단속이 인권을 침해하고 가정과 지역사회를 파괴한다고 주장하는 진보층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과거 1기 행정부 때 시행됐던 가족 구성원이 분리되는 방식의 추방은 미국이 자랑하던 인도주의적 가치를 무색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 강경한 이민 정책은 공공 안전과 국가 안보를 강화하려는 의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전통적인 가치와 이념에 대한 깊은 고민을 요구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이러한 정책이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박은영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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