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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인, 내 주변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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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커버스토리 댓글 0건 작성일 19-08-0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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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의 악몽 엘파소 대참사

지난 3일(토) 오전 10시 반 시민들이 한가로이 주말 쇼핑을 즐기던 엘파소(El Paso) 시엘로 비스타 쇼핑몰(Cielo Vista Mall) 내에 총성이 울려 퍼졌다. 무차별적 총기 난사사건을 벌인 총격범은 패트릭 크루시어스(21)로 이번 사건으로 22명의 사망자와 26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희대의 살인마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사건은 1949년 이후 미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총기난사사건 7위에 오른 대규모 참사였다. 특히 총격범 크루시어스가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는 알렌시에 거주했고, 플래이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콜린 커뮤니티 컬리지를 다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동포 사회 및 지역 사회에 끼치는 충격이 크다.

DFW출신의 살인마
법원 기록에 따르면 브라운이라는 가명을 쓰는 것으로 알려진 크루시어스는 최근까지 알렌시의 조부모 집에서 거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프리스코 고등학교에서 고교 생활을 시작했고, 플래이노 시니어 고등학교에서 2017년 졸업했다.
플래이노 고교 시절 졸업앨범에는 범죄 조사 관련 강의를 듣고 있는 그의 사진이 실려있다.
크루시어스(사진)는 범죄 관련 강의에 평소 많은 관심을 보였으며, 범죄 관련 기록들을 즐겨 검색하고 공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교 시설 동급생이었던 다니엘 하씨는 “그는 친구가 별로 없었고, 항상 혼자 다니는 편이었다. 늘 뒷자리에 앉는 조용한 학생이었다”고 그를 기억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그는 프리스코에 있는 콜린 커뮤니티 컬리지를 올해 봄학기까지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꿈쩍않는 텍사스 총기법
총기로 인한 대형 참사 사건이 지난 2017년부터 텍사스에서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텍사스는 전통적으로 개인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헌법상 기본권을 인정하는 수정헌법 2조를 강력 지지하는 주다.
이번 참사가 벌어지기 전 텍사스 주의회는 올해 86차 주회기에서 10건의 총기 소유를 완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전미총기협회(NRA)가 법안 통과를 위해 로비를 벌였다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로, 해당 법안들은 다음달 1일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공화당 소속 도나 캠벨 텍사스주 상원의원은 지난 1월 종교적 장소에서 총기규제를 완화하는 법안을 제출하면서 “텍사스에 있는 다른 민간 소유의 건물들과 같은 방식을 적용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텍사스 민주당과 지역 시민 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총기 개혁에 대한 요구를 거세게 분출하고 있다.
민주당계 고위 선출직 공무원들은 총기 개혁법의 일환인 보편적 신원 검증 의무화를 법제화하기 위해 특별 회기를 소집할 것을 주 상원 지도부에 촉구했다.
지역 시민운동단체들도 사실상 민주당 인사들과 뜻을 같이 하면서 한 발 더 나아가 시민들에게 총기 개혁을 위해 실질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특히 지난 2017년 플로리다 마조리 스톤맨 고교 총기 난사 사건후 전국적으로 촉발된 March for Our Lives 운동이 텍사스에서도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전국적으로 총기법을 더 강화하고 보편적 신원 확인 시스템도 확립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역대 최악의 텍사스 총기 난사 사건들 NO. 3

텍사스 대학 시계탑 총기난사 (1966년)
1966년 8월 1일 해병대 전역병 찰스 휘트먼이 어스틴에 있는 텍사스대학 캠퍼스의 시계탑에올라가 총을 쏴 16명이 숨지고 30명 이상이 다쳤다. 휘트먼은 전날 아내와 어머니를 먼저 살해하고, 유서를 썼다. 정신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휘트먼은 무기와 탄약을 대량 구비했을 뿐만 아니라, 범행 전 여러 병원을 돌며 약물처방을 받을 정도로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 이 사건은 ‘도시 테러(urban terror)’에 대한 공포를 낳았다. 약물 중독 상태였을 가능성이 제기돼 부검이 실시됐으나 범행 동기를 짐작케할 단서는 없었다.

서덜랜드 교회 총기난사 (2017년)
텍사스주 서덜랜드스피링스의 퍼스트침례교회에서 2017년 11월 5일 데빈 패트릭 켈리라는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26명이 목숨을 잃었다.
공군 출신인 켈리는 가정폭력으로 군 법정에 기소된 적 있어 총기를 합법적으로 사거나 가질 수 없었지만, 구멍이 숭숭 뚫린 법체계는 범행을 막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공군이 FBI의 국립범죄정보센터 데이터베이스에 관련 기록을 등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범인은 총기를 난사하다가, 마침 현장에 있던 전직 전미총기협회(NRA) 지도사 스티븐 윌포드의 반격을 받았다.
켈리는 쫓기던 자동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총기 규제에 반대하는 이들은 “총격에서 스스로를 보호하려면 총기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뒷받침하는 데에 이 사건을 활용했다.

산타페 고교 총기 난사 (2018년)
2018년 5월 18일 미국 텍사스주 산타페에 소재한 산타페 고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하였다. 10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당했다. 총격범은 산타페 고교의 재학생인 디미트리오스 파고치스(Dimitrios Pagourtzis)였다.

 

총기 난사! 누구나 당할 수 있다.

사건현장 엘파소 한인 동포! 범인 거주지 알렌 주민! 범인 고교 동문 생생 인터뷰!

총격범 크루시어스가 보통의 이웃 청년이었고, 그가 범행을 저지른 장소도 우리가 별 경계심 없이 항상 다니는 마트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이번 앨파소 총격 사건은 지역 사회에 큰 상흔을 남겼다.

  • 나와 내 가족이 그 현장에 있을 수도 있는 일이다 - 알렌 거주 주민 & 한인 동포
    알렌에 거주하는 루이스 페레즈( Luis Perez, 알렌 거주, 40세)는 KTN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알렌에 사는 이웃이 엘파소 총격 사건의 범인이라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 그가 엘파소까지 가서 무차별 총격을 가했지만, 만약 알렌의 월마트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하면 너무나 끔찍하다. 나와 내 가족이 그 사건 현장에 있을 수도 있는 일이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라고 밝혔다.
    또다른 알렌 거주 한인 동포 임창수(회사원, 41세)씨는 “그동안 미국에 살면서 총기 난사 사건을 접할 때, 나와 상관없는 먼 곳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의 범인이 내가 살고 있는 알렌의 주민이었다는 사실이 충격이다. 가족과 함께 자주가는 알렌 월마트가 있는데, 총격범이 여기서 범행을 저질렀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계속 머물렀다. 총격범의 얼굴을 보니 정말 내 주변에 있는 순하게 보이는 평범한 미국 청년이었다. 이번 사건으로 모방 범죄가 일어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라고 밝혔다.

 

  • 평온했던 마을이 쑥대밭 - 엘파소 사건 현장 인근, 한인동포
    엘파소에서 34년째 거주하고 있다는 한인 동포 안은숙 (56세.미용재료상.)씨는 이번 사건으로 인한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안씨는 사건이 발생한 월마트가 자신이 운영하는 업소로부터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그 공포감이 더 하다면서 지금까지 34년간 줄 곳 살아온 엘파소가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 믿고 살아왔는데 이런 사건이 벌어져 믿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녀에 따르면 사건이 난 월마트는 엘파소내 전체 월마트 가운데서도 히스패닉계 고객이 유독 많았을 뿐 아니라 멕시코에서도 많은 쇼핑객들이 찾는 매장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안씨는 “이번 사건이 히스패닉계 고객을 타깃으로 한 증오범죄란 사실에 경악한다”며 “한인들의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돼 다행이지만 이런 식의 혐오범죄가 평온했던 마을에서 발생한 것에 대한 우려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안씨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를 마치기전 자신은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자지만 총기소지에 대해서는 반대란 입장을 전했다.

 

  •  동문이란 사실이 부끄럽다 - 플래이노 시니어 고교 동문
    총격범 크루시어스가 졸업한 플래이노 시니어 고등학교를 다닌 알렉스 왕(중국계.26세. 직장인) 은 KTN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시기는 다르지만 같은 학교를 다녔던 동문이 이 같은 처참한 사건을 일으킨데 대해 충격이 매우 크다.
    사실 나이대도 다르고 한 해 1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졸업을 하기 때문에 서로 특별한 인연은 없지만 그래도 같은 학교 출신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부끄럽다.
    이번 사건을 통해 이같은 무서운 범죄가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고 누구에게나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기에 불안전하고 두렵기도 하고 심지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다시 한번 보게 된다.
    두번 다시 이 같은 악몽이 제발 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박은영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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