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민주평통 통일강연회
페이지 정보
본문
“경제 살리기 위해 김정은 핵 포기할 수 있다”
정세현, 북한 핵문제는 미·북간 독선과 불신이 빚은 ‘꼬인 실타래’
같은 날, 비슷한 시각, 다른 장소.
달라스 한인 사회는 두고 온 조국을 향해 서로 다른 ‘망향가’와 ‘사모곡’을
각각 불렀다.
모두 ‘애국’이란 이름에 뿌리를 두고 있었지만 물과 기름처럼 섞이진 못한 두가지 행사.
KTN 특별 취재팀은 두개 다른 모임의 행사가 풀어낸 ‘동상이몽(同床異夢)’의 현장을 들여다봤다.
모처럼 남북문제 전문가의 입을 통해 북핵과 관련한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상황을 전해 듣는 통일마당이 펼쳐졌다.
대한민국 최고의 남북문제 전문가로 알려진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초청 통일 강연회가 지난 20일(토) 저녁 플래노에 위치한 르네상스 호텔에서 열렸다.
민주평통 달라스 협의회(회장 유석찬)주최로 열린 이날 강연회는 북핵문제의 원인과 해결 및 해외동포들의 역할이란 주제로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매번 꼬여온 북미회담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북한의 비핵화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Non-Proliferation Treaty)에 가입했던 시기부터 설명을 이어갔다.
정장관은 “북한은 구 소련시절인 1985년 12월 12일 한국과 함께 핵확산금지조약 NPT에 가입했다” 며 “이후 1993년 2월 국제 원자력기구 IAEA는 북 원자력시설을 여섯 차례 사찰했고 대북 특별사찰 요청 결의안을 채택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은 1993년 3월 돌연 NPT 탈퇴를 선언한다. 탈퇴의 이유는 한미 연합군사 훈련인 팀스프리트(team sprit)의 재개였다. “북한에게 있어서 팀스프린트 훈련은 방어 뿐만 아니라 공격을 모두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심각한 군사적위협으로 간주할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 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미국은 이에 굴하지 않고 안보강화라는 이유로 팀스프리트 훈련을 강행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미국과 북한은 물 밑 작업을 통해 94년 제네바 미.북회담을 이끌어냈고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미.북 기본 합의서를 도출해냈다.
기본 합의서의 내용 1항은 북한의 핵 활동 중단이며 2항은 북핵 활동 중단 3개월후 미국과 수교협상개시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때 미국은 북한이 영변 발전소 가동을 중단할 경우 2백만 킬로와트의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원자력 발전소건설과 북.미 수교협상 진행을 약속하기에 이른 것으로 정장관은 밝혔다.
그러나 이번엔 미군 정찰기가 북한군에 의해 피격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양측협상은 성사 일보직전 결국 결렬되고 만다.
정세현 전 장관은 북한이 본격적으로 갈등을 빚으며 핵무기를 개발하기 시작한 시점을 부시 행정부 시절로 추정했다.
부시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은 사사건건 시비를 걸었고 핵을 만들고 있지 않다는 북한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노골적인 대북한 압박이 시작되면서 고농축 우라늄 개발에 대한 의혹을 연일 강하게 제기했다고 그는 분석했다.
“자격이 있다”와 “갖고 있다”의 차이가 부른 파장
결국 화가치민 북한의 강석주 부부장이 회담장에서 “북한도 핵을 가질 만한 자격이 있다(North Korea is entitled to have nuclear weapon)”는 발언을 한 것이 “북한이 핵을 갖고 있다”고 ‘자백’한 것으로 미국 언론에 보도됨으로써 북한과 미국의 관계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불신이 키운 재앙이었다. 이때부터 북한은 핵개발을 공식적으로 천명하고 영변 발전소를 가동시켰으며 미국 역시 약속했던 경수로 건설을 전면 중단한다. 이처럼 북핵문제를 두고 외줄을 타는 것 같은 아슬아슬한 관계를 유지해 온 미국과 북한은2005년 9월 19일 6자회담을 통해 비핵화와 북미 수교, 경제지원이라는 큰 틀에서 다시 극적인 대 합의를 이끌어낸다.
하지만 “합의 바로 다음날 다시 미국 재무부발 악재가 터지면서 이 또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고 정장관은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미 재무부가 북한의 돈세탁 창구로 지목했던 마카오 소재 방코 델타 아시아(BDA)가 북한산 금괴를 매입해 유통시킨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를 한 것이다.
그러자 마카오 당국은 BDA의 예금 인출을 동결하기에 이르렀는데 여기에는 북한 돈 2천500만달러가 묶여 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때부터 북한은 본격적으로 미사일 발사 실험에 나서고 결국 2017년까지 총 6차에 걸친 연속적인 미사일 발사실험을 이어간다.
뿐만 아니라 마지막으로 북한이 쏘아 올린 미사일이 미국 본토에까지 다다를 수 있는 사정거리 1만3천킬로미터이상의 장거리 미사일이란 사실이 전세계로 전해진다.
오판에 의한 전쟁 막기 위해 필요한 협상
6차 미사일 발사실험이 끝나자 그동안 북한 김정은위원장을 로켓 맨으로 부르거나 백악관에서 햄버거나 먹자며 조롱하던 트럼프 대통령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되고 이때부터 실무진급이 아닌 그가 직접 나서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으로 그 동안의 긴 여정을 정 전장관은 정리했다.
“오판에 의한 전쟁은 막기위해 협상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 였다는 것이다.
싱가폴회담을 거쳐 하노이 북미회담과 얼마전 한.북.미 세 정상들이 함께 만난 판문점 회담까지 실제로 그 어느때보다 정상들의 적극적이고 진지한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나타나고 있다.
정세현 전 장관은 “김정은 역시 북한 경제를 살릴 수 있다면 핵을 포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았다. 다만 “중국식경제 개방이 아닌 베트남식 경제개발을 선호한다”는 주장도 폈다.
하지만 “여전히 비핵화에 대한 해법을 찾는 방법에서 자신들의 입장만을 내세워 북.미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명확한 답을 찾진 못하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 정세현 전장관의 현실 판독이다.
정장관은 끝으로 재외동포들의 역할에 대해 북핵문제가 평화롭게 해결될 수 있도록 가장 유리한 방향이 어느 쪽인가를 잘 판단해 미국 유권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정세현전장관의 통일강연에 앞서 유석찬 민주평통 달라스 협의회장은 “건전한 통일논의조차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며 분열의 도구로 삼았던 적이 있었다”며 “전쟁이 이 땅에서 사라져야만 하는 당위성 하나만으로도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성래 출장소장은 “분단의 상징적 장소인 판문점에서 북미정상의 최초회담과 최초 남.북.미 정상간의 만남, 그리고 현직 미대통령으로서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는 점에서 남북 및 북미가 사실상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새로운 평화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명희 달라스 한인회장도 “온 국민의 바람인 통일이 실천력을 갖기 위해서는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정세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학습이 필요하다”며 “자라나는 다음세대의 통일 인식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통일 강연회에는 달라스 평통 협의회 소속 위원들을 비롯해 단체장들과 동포사회 인사 등 150여명이 참석해 통일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한 가운데 강연후에는 참석자들 과의 일문일답이 이어졌다.
정세현 전 장관은 누구인가?
민족 통일연구원 부원장, 대통령 비서실 통일 비서관, 통일부차관, 통일부 장관, 이화여대 석좌교수, 원광대 총재, 한반도 평화포럼 이사장
KTN 특별취재팀 김길수기자 © KTN
정세현, 북한 핵문제는 미·북간 독선과 불신이 빚은 ‘꼬인 실타래’
같은 날, 비슷한 시각, 다른 장소.
달라스 한인 사회는 두고 온 조국을 향해 서로 다른 ‘망향가’와 ‘사모곡’을
각각 불렀다.
모두 ‘애국’이란 이름에 뿌리를 두고 있었지만 물과 기름처럼 섞이진 못한 두가지 행사.
KTN 특별 취재팀은 두개 다른 모임의 행사가 풀어낸 ‘동상이몽(同床異夢)’의 현장을 들여다봤다.
모처럼 남북문제 전문가의 입을 통해 북핵과 관련한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상황을 전해 듣는 통일마당이 펼쳐졌다.
대한민국 최고의 남북문제 전문가로 알려진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초청 통일 강연회가 지난 20일(토) 저녁 플래노에 위치한 르네상스 호텔에서 열렸다.
민주평통 달라스 협의회(회장 유석찬)주최로 열린 이날 강연회는 북핵문제의 원인과 해결 및 해외동포들의 역할이란 주제로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매번 꼬여온 북미회담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북한의 비핵화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Non-Proliferation Treaty)에 가입했던 시기부터 설명을 이어갔다.
정장관은 “북한은 구 소련시절인 1985년 12월 12일 한국과 함께 핵확산금지조약 NPT에 가입했다” 며 “이후 1993년 2월 국제 원자력기구 IAEA는 북 원자력시설을 여섯 차례 사찰했고 대북 특별사찰 요청 결의안을 채택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은 1993년 3월 돌연 NPT 탈퇴를 선언한다. 탈퇴의 이유는 한미 연합군사 훈련인 팀스프리트(team sprit)의 재개였다. “북한에게 있어서 팀스프린트 훈련은 방어 뿐만 아니라 공격을 모두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심각한 군사적위협으로 간주할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 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미국은 이에 굴하지 않고 안보강화라는 이유로 팀스프리트 훈련을 강행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미국과 북한은 물 밑 작업을 통해 94년 제네바 미.북회담을 이끌어냈고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미.북 기본 합의서를 도출해냈다.
기본 합의서의 내용 1항은 북한의 핵 활동 중단이며 2항은 북핵 활동 중단 3개월후 미국과 수교협상개시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때 미국은 북한이 영변 발전소 가동을 중단할 경우 2백만 킬로와트의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원자력 발전소건설과 북.미 수교협상 진행을 약속하기에 이른 것으로 정장관은 밝혔다.
그러나 이번엔 미군 정찰기가 북한군에 의해 피격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양측협상은 성사 일보직전 결국 결렬되고 만다.
정세현 전 장관은 북한이 본격적으로 갈등을 빚으며 핵무기를 개발하기 시작한 시점을 부시 행정부 시절로 추정했다.
부시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은 사사건건 시비를 걸었고 핵을 만들고 있지 않다는 북한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노골적인 대북한 압박이 시작되면서 고농축 우라늄 개발에 대한 의혹을 연일 강하게 제기했다고 그는 분석했다.
“자격이 있다”와 “갖고 있다”의 차이가 부른 파장
결국 화가치민 북한의 강석주 부부장이 회담장에서 “북한도 핵을 가질 만한 자격이 있다(North Korea is entitled to have nuclear weapon)”는 발언을 한 것이 “북한이 핵을 갖고 있다”고 ‘자백’한 것으로 미국 언론에 보도됨으로써 북한과 미국의 관계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불신이 키운 재앙이었다. 이때부터 북한은 핵개발을 공식적으로 천명하고 영변 발전소를 가동시켰으며 미국 역시 약속했던 경수로 건설을 전면 중단한다. 이처럼 북핵문제를 두고 외줄을 타는 것 같은 아슬아슬한 관계를 유지해 온 미국과 북한은2005년 9월 19일 6자회담을 통해 비핵화와 북미 수교, 경제지원이라는 큰 틀에서 다시 극적인 대 합의를 이끌어낸다.
하지만 “합의 바로 다음날 다시 미국 재무부발 악재가 터지면서 이 또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고 정장관은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미 재무부가 북한의 돈세탁 창구로 지목했던 마카오 소재 방코 델타 아시아(BDA)가 북한산 금괴를 매입해 유통시킨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를 한 것이다.
그러자 마카오 당국은 BDA의 예금 인출을 동결하기에 이르렀는데 여기에는 북한 돈 2천500만달러가 묶여 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때부터 북한은 본격적으로 미사일 발사 실험에 나서고 결국 2017년까지 총 6차에 걸친 연속적인 미사일 발사실험을 이어간다.
뿐만 아니라 마지막으로 북한이 쏘아 올린 미사일이 미국 본토에까지 다다를 수 있는 사정거리 1만3천킬로미터이상의 장거리 미사일이란 사실이 전세계로 전해진다.
오판에 의한 전쟁 막기 위해 필요한 협상
6차 미사일 발사실험이 끝나자 그동안 북한 김정은위원장을 로켓 맨으로 부르거나 백악관에서 햄버거나 먹자며 조롱하던 트럼프 대통령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되고 이때부터 실무진급이 아닌 그가 직접 나서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으로 그 동안의 긴 여정을 정 전장관은 정리했다.
“오판에 의한 전쟁은 막기위해 협상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 였다는 것이다.
싱가폴회담을 거쳐 하노이 북미회담과 얼마전 한.북.미 세 정상들이 함께 만난 판문점 회담까지 실제로 그 어느때보다 정상들의 적극적이고 진지한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나타나고 있다.
정세현 전 장관은 “김정은 역시 북한 경제를 살릴 수 있다면 핵을 포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았다. 다만 “중국식경제 개방이 아닌 베트남식 경제개발을 선호한다”는 주장도 폈다.
하지만 “여전히 비핵화에 대한 해법을 찾는 방법에서 자신들의 입장만을 내세워 북.미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명확한 답을 찾진 못하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 정세현 전장관의 현실 판독이다.
정장관은 끝으로 재외동포들의 역할에 대해 북핵문제가 평화롭게 해결될 수 있도록 가장 유리한 방향이 어느 쪽인가를 잘 판단해 미국 유권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정세현전장관의 통일강연에 앞서 유석찬 민주평통 달라스 협의회장은 “건전한 통일논의조차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며 분열의 도구로 삼았던 적이 있었다”며 “전쟁이 이 땅에서 사라져야만 하는 당위성 하나만으로도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성래 출장소장은 “분단의 상징적 장소인 판문점에서 북미정상의 최초회담과 최초 남.북.미 정상간의 만남, 그리고 현직 미대통령으로서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는 점에서 남북 및 북미가 사실상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새로운 평화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명희 달라스 한인회장도 “온 국민의 바람인 통일이 실천력을 갖기 위해서는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정세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학습이 필요하다”며 “자라나는 다음세대의 통일 인식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통일 강연회에는 달라스 평통 협의회 소속 위원들을 비롯해 단체장들과 동포사회 인사 등 150여명이 참석해 통일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한 가운데 강연후에는 참석자들 과의 일문일답이 이어졌다.
정세현 전 장관은 누구인가?
민족 통일연구원 부원장, 대통령 비서실 통일 비서관, 통일부차관, 통일부 장관, 이화여대 석좌교수, 원광대 총재, 한반도 평화포럼 이사장
KTN 특별취재팀 김길수기자 © KTN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