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애봇 주지사 결국 ‘백기’… “마스크 착용 의무화” 선언
페이지 정보
본문
“위반하면 벌금 내야한다” … 1차 경고, 2차 $250달러 부과
걷잡을 수 없는 텍사스내 코로나 19 폭증세와 관련해 그렉 애봇 텍사스 주지사가 결국 주 전역에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방침을 선언했다.
2일(목), 오후 애봇 주지사는 코로나 19 일일 양성 건수가 20건 이상인 카운티의 공공 장소에서 모든 텍사스 주민들에게 코와 입을 가리도록 하는 행정 명령을 발표했다. 사실상 주 전역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의 성격을 띤 이번 명령은 3일(금) 오후 12시 1분을 기해 발령된다.
이에따라 첫번째 위반시에는 구두 또는 서면 경고를 받게 되며, 두번째 위반시에는 벌금 250달러가 부과된다. 또한 지방 법집행기관들은 경고와 벌금을 부과할 수 있지만, 위반자들을 체포하거나 감옥에 가둘 수는 없다.
애봇 주지사는 마스크 착용에 대해 “10세 이상의 사람들은 사업체 방문 외에도 공공 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타인과 6피트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운 경우에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식사, 음주, 운동, 예배 활동을 하는 이들에겐 이같은 명령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 밖에도 애봇 주지사는 독립기념일 연휴 주말을 앞두고 각 지역 정부들에게 10명 이상의 야외 집회를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는데, 그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코로나 19의 확산을 늦추기 위해 우리가 지켜야 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경제 재개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지만, 그것은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함으로써 서로를 보호하는 개인의 의무를 수행할 때 가능하다”라고 덧 붙였다.
애봇 주지사는 “코로나 19는 사라지지 않고 사실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이제 어느때보다도 코로나 19에 대한 치료가 가능해질 때까지 모든 사람들의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같은 애봇 주지사의 입장 변화는 연일 최고치를 찍으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코로나 19 감염 폭증 때문이란 분석이다.
▶달라스, 확진자 300명대까지 92일700명 선까진 불과 22일 소요
2일(목), 달라스 카운티에서는 코로나 19 일일 신규 확진 사례로 무려 708건, 신규 사망 7건이 보고됐다. 현재 달라스 카운티는 해리스 카운티에 이어 텍사스내 감염율 2위를 보고하고 있다.
앞서 달라스에서는 30일(화), 601건을 기록하며 600명선으로 들어섰지만, 불과 이틀만에 100여명이 늘어난 700명선으로 폭증한 것이다. 이날 기준 달라스 카운티에서는 코로나 19 누적 건수 22,590건, 누적 사망 387건으로 집계됐다.
클레이 젠킨스 판사는 “코로나 19 양성 건수가 300명대에 도달하는데 92일이 걸렸고, 700명선까지는 불과 22일이 걸렸다”라며, 더불어 병원 입원율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불과 한달전 달라스 카운티의 코로나 19 입원건수는 296건이었지만 1일(수) 기준, 669건으로 보고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날 달라스 카운티 내 응급실들을 방문한 전체 사례 중 약 1/3에 해당하는 804건이 코로나 19 증상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젠킨스 판사는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의미심장하다. 지역사회 확산이 가속화되고 있다”라고 밝히며, 다가오는 독립기념일 휴일 주말 동안 시민들이 공공장소에서의 모임을 피하고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달라스 보건국의 필립 황(Dr. Philip Huang) 국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가오는 3일(금), 달라스 카운티에서만 무려 1,000건 이상의 신규 양성 사례가 더 발표될 것”으로 전망해 큰 충격을 안겼다. 그는 이 같은 신규 양성 사례 총계의 폭증은 이날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전에 문자 메시지로 받은 사전 보고 프리뷰(preview)라고 밝혔다.
최근의 감염 폭증세는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예방책들에 대해 시민들이 경계를 늦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황 국장은 “다가오는 독립 기념일 연휴가 제 2의 메모리얼 데이 연휴가 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달라스 카운티에서는 주민 1천명당 약 8.6명이 감염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는데, 심장질환, 암에 이어 코로나 19가 달라스 카운티 주민 사망 원인 3위가 됐다.
이외에도 지난 30일(화) 기준, 태런 카운티에서는 605건, 덴튼과 콜린 카운티에서는 각각 115건의 신규 사례가 보고됐는데, 비교적 인구 규모가 작은 콜린, 덴튼 카운티에서도 확진 사례가 3자리수로 접어들었다. 태런 카운티의 경우 인구 1천명당 5.9명, 콜린 카운티는 2,9명, 덴튼은 3.2명의 감염율을 보이며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 결국 마스크 의무화로 선회한
애봇 주지사, 그러나 “셧다운은 없다.”
지난달 29일(월), 그렉 애봇 주지사는 전날 주 혹은 특정지역에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및 자택 대피령(Stay at Home, Stay Safe) 명령을 30일 동안 재발동해 줄 것을 요청한 클레이 젠킨스 판사의 요청을 일축했다.
당시 애봇주지사는 앞서 26일(금) 발령한 식당 등 요식업 사업장의 수용인원 50% 재축소, 술집 등 주점 영업 재금지 등이 자신이 계획한 지침에 부합한 정책이라고 밝혔다.
즉 텍사스 경제 재개 가동을 시작할 때 감염율이 10%이상으로 다시 올라갈 경우 밝힌 단계별 제재안에 충실히 따르고 있다는 입장이었다.
당시 애봇 주지사는 젠킨스 판사가 자택 대피령을 일시적으로 재요청한 것에 대해 “그는 겨우 일을 다시 시작한 시민들을 다시 집안으로 몰아넣음으로써 계속해서 빈곤을 강요하고 싶어한다”라고 비판하며, 주 전체적인 셧다운 명령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대해서는 주의 3분의 2 가량에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도, “시골 농부가 소젖을 짜기 위해 마스크를 꼭 쓸 필요는 없지 않냐”며, 마스크 의무화를 주 전역으로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언했다.
다만 애봇 주지사는 "주 정부의 목표는 이러한 전략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라며 “전체적인 셧다운은 결코 없겠지만 어떤 부분에서 많은 양성 사례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2일(목) 전격적으로 발표된 주정부의 마스크 의무화 조치는 그동안 텍사스에서 마스크 착용이 ‘개인의 자유가 우선’인 보수 공화당과 ‘공익을 위해 개인의 권리를 내려놓을 수 있다’는 진보 민주당 간의 정치적 논쟁으로 변질된 것에서 벗어난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유례없는 감염 전파력을 차단하기 위한 마스크의 효용은 충분히 입증된 상황에서 그동안 마스크 착용을 개인의 자유 선택의 권고 수준으로만 지정해 이를 거부하는 사람들, 이른바 '마스크 혐오자(mask hater)'의 반발도 심해지고 이때, 이 같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정치적 이념’에 의해 반응하지 말고, 공중보건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주 정부가 깨달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박은영 기자 Ⓒ KTN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