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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왜 방아쇠를 당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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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을 함께 산 60대 한인 부부의 참극 … 홍성환 사건
끔찍했던 6발의 총성과 망치 폭력
지난 9일(목) 어빙에서 60대의 한인 남성이 자신의 아내에게 총격을 가한 뒤 쇠망치까지 휘두른 끔찍한 폭력 사건이 발생해 DFW 한인 사회를 충격에 빠트렸다.
KTN 취재 결과 이날 오후 4시 반쯤, 어빙시에 위치한 한 의류 수선집(Tailor)에서 한인 홍성환(66세)씨가 부인 남모씨(60세)에게 4발의 총격을 가하고, 쇠망치로 수차례 얼굴을 가격해 큰 부상을 입힌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이 발생한 테일러 샵은 부인 남씨가 운영 중인 곳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건 현장에는 남씨 뿐 아니라, 남씨의 지인인 P씨도 있었는데, P씨는 KTN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날의 끔찍했던 현장을 전했다.
P씨는 “사건 당일, 남씨의 여동생 부부의 여권 발급을 도와준 답례로 테일러샵 인근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한 뒤 여동생 부부와 남씨의 테일러 샵에서 과일을 먹었다. 이후 남씨의 여동생 부부가 가게를 떠난지 한 10분 후에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나는 가게 뒷편에서 과일을 먹고 있어 홍씨가 가게로 들어오는 모습은 직접 보지 못했다. 남씨는 작업대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총격 소리가 났다.
맨처음에는 총소리인 줄도 모르고 옆 가게인 세탁소에서 무엇인가 터진 줄 알았다. 깜짝 놀라 일어나는데, 남씨가 총을 맞고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했다. 너무 놀랐고, 이후 달려나가 홍씨의 총을 뺏으려 격한 몸싸움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당시 총을 빼앗는 과정에서, 홍씨가 P씨를 향해 2발의 총을 쐈지만 총알이 팔과 복부 쪽으로 살짝 스치기만 해 P씨는 다행히 큰 부상은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P씨는 몸싸움 끝에 홍씨의 총에서 탄창을 가까스로 뺀 후 바로 상가내 다른 한인이 운영하고 있던 스시 가게로 가 경찰에 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P씨는 “스시 가게에 신고를 해줄 것을 요청한 후 남씨의 상태가 걱정돼 다시 테일러 샵으로 돌아 왔는데, 그 사이 홍씨는 가게 내에 있던 쇠망치를 휘둘러 남씨에게 큰 부상을 입혔다. 남씨의 얼굴이 다 뭉게져 피를 흘리고 있던 상태였다”라며 당시 끔찍했던 상황을 전했다.
경찰 신고를 도운 스시 가게 측은 “당시 홍씨가 범행 도구인 망치를 들고 나와 상가 밖 주차장에서 자신이 남씨를 죽였다며, 가서 남씨가 죽은 것을 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홍씨는 신고 후 곧 도착한 어빙 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고, 이날 남씨는 어깨 쪽에 3발의 총상과 함께 복부 쪽으로 1발의 총알이 스쳐 지나가는 부상을 입었으며 홍씨가 휘두른 쇠망치에 머리와 얼굴 쪽에도 큰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후송됐다.
어빙 경찰국의 공보담당관(Public Information Officer) 로버트 리브스(Robert Reeves) 경관은 이번 사건에 대해 “일단 가정폭력(domestic violence)으로 보고 있다. 홍씨는 살상 무기를 사용해 남씨에게 큰 중상을 입혔다. 현재 남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남씨의 상태에 따라 홍씨의 혐의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리브스 경관은 홍씨가 남씨를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이번 사건은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다. 홍씨가 살상 무기를 가지고 남씨를 찾아와 계획적으로 벌인 사건이다”라고 밝혔다.
30년을 함께 한 부부의 비극적 결말
홍성환씨와 남씨는 약 30년간 부부로 살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는데 정식 혼인 관계가 아닌 사실혼 관계였지만 사이에 두 아들을 낳으며 결혼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둘은 그간 많은 갈등을 겪으며 결혼 생활이 평탄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씨의 친정 가족들 및 지인들은 “남씨가 홍씨와의 결혼 생활을 힘들어 했다”고 전했다.
친정 오빠는 KTN 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 동생 부부는 오래 같이 살아왔지만, 괴롭힘의 연속이었다”라고 밝혔다.
홍씨가 두 아들을 감싸 주지도 못했을 뿐더러 통상적인 아버지의 역할도 전혀 하지 않았다고 밝힌 그는 “홍씨는 리쿼 스토어(Liquor Store)를 운영하면서 술과 마약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술을 매일 마시다시피 하고, 종종 가정 내에서 폭력도 발생해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남씨의 지인들은 “남씨가 홍씨의 잦은 여자문제로 상처를 받았다”고 밝혔는데, 친정 식구들도 이 같은 문제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친정 오빠는 “여동생이 홍씨의 여자 문제로 많은 고통을 받았었다. 일방적으로 많이 참고 살았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오빠인 자신이 봐도 홍씨가 여동생을 전혀 아내로 대접해 주지 않았다. 경제적인 면에서도 홍씨가 제대로 도움을 주지 않아 여동생이 수선집을 하며 돈을 충당해 왔다. 가끔 모이는 가족 모임에 홍씨는 한번도 참석치 않았고, 항상 여동생 혼자만 왔다. 친하게 지내려고도 해봤지만, 한데 어울리는 성격이 아니었다”라고 밝혔다.
남씨의 친정 오빠는 “여동생이 아이들 때문에 그간 참고 살았는데, 초반에 둘의 관계를 정리시키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 홍씨의 성격이 잔인한 편이라 걱정은 했었지만, 이렇게까지 끔찍한 일을 벌일 줄은 몰랐다”라며 “오빠로서 분노하는 마음이 크고, 홍씨가 벌을 받는 모습을 꼭 봐야겠다”며 울분과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남씨와 오랜 시간 알아왔다던 지인 H씨도 “남씨는 홍씨로 인해 우울증과 고통 속에 있었다. 특히 홍씨가 아이들을 함부로 대하는게 가장 힘들다고 말했는데, 심지어 남씨의 둘째 아들은 자신이 5천달러 론을 받아 줄테니 엄마(남씨) 한국으로 도망가라는 말도 했다” 라고 밝혔다.
한편 홍성환씨는 지난 5월, 과거 남씨가 외도를 했었고 2월에는 자신을 버리고 집을 나가 불륜남과 살고 있다는 호소문을 써서 남씨를 알고 있던 지인들과 남씨가 다니던 교회까지 찾아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씨의 가출에 분노했던 홍씨는 호소문을 통해 “과거 아내 남씨가 두번이나 남자들과 눈이 맞아 야반 도주를 했었던 적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홍씨의 한 지인은 “홍씨가 아내인 남씨가 결혼 생활 중에 남자를 만나고 다녔다고 예전에도 이야기를 했다.
또 과거 남씨가 사귄 남성은 나도 알고 있던 사람이었다. 때문에 남씨 역시 남자 문제가 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홍씨는 “1년전 뇌졸증에 심장마비까지 겹치면서 건강이 안 좋아지자, 남씨가 병든 자신을 내버려 두고 지난 2월에 집을 나갔다”며, “불륜남과 둘이 함께 살고 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건 당일 남씨와 함께 있다 홍씨의 공격을 받았던 P씨는 “남씨가 홍씨의 괴롭힘에 최근 집을 나왔는데, 코로나 19로 학업이 중단된 대학생인 둘째 아들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안다. 얼마 전 홍씨가 공부를 하는 둘째 아들의 생활비를 끊고, 집안에 있던 악기며 짐을 집 밖으로 끄집어내 이를 싣고 오는데 도움을 주었다”라고 밝혔다.
남씨와 안지 20년이 되어간다는 지인 H씨도 “남씨는 홍씨가 병을 얻게 되면서 병원에서 간호도 했고 약을 챙겨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홍씨가 몸이 아픈 와중에도 자신을 너무 힘들게 한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에는 홍씨가 자신이 쓴 호소문을 가지고 H씨를 찾아와 남씨의 행실을 비난하고 가출한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남씨의 친정 오빠는 “동생 부부의 삶을 전부 다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홍씨가 말하는 것처럼 최근에 바람을 피워 집을 나갔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자신의 과거 행실이 떳떳하지 못하니까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 여동생은 홍씨와 헤어지고 나니까 이제서야 마음이 평화롭고 행복하다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결국 이날의 비극은 이들 부부가 오랫동안 함께 했지만, 곪아질대로 곪아진 부부간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아내 남씨의 일방적인 헤어짐의 통보를 남편 홍씨가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끔찍한 폭력 사건으로 터진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다.
현재 남씨는 다행히 의식은 되찾은 상태로, 의사의 말에 한두마디의 대답을 간신히 할 수 있는 정도인 것으로 가족 측은 밝혔다.
다만 가족 측은 남씨가 쇠망치로 머리를 여러 차례 가격 당했기 때문에, 뇌손상 후유증은 좀더 지켜봐야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씨의 가족들은 그 끔찍했던 현장에서 목숨을 건진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체포된 홍성환씨는 어빙시 교도소에서 이후 달라스 카운티 교도소로 이송됐는데, 앞서 홍씨가 가정 폭력 혐의 건으로 보호관찰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중 처벌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홍씨는 살상 무기를 이용한 폭행과 무기를 이용한 가족(Date/Family/House wife)폭행 혐의 등 2건의 중범죄 혐의로 총 125만 달러의 보석금을 책정 받고 달라스 카운티 교도소에 구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현준· 박은영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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