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TN 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스카짓 밸리에 취하고 튤립에 반하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여행 댓글 0건 작성일 24-07-05 09:51

본문

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시애틀(Seattle) 도착을 앞두고 비행기 안에서 바라보는 4월의 워싱턴 주 대지는 자욱한 구름이 낮게 자리를 잡고 있고 비행기의 조그만 창사이로 보이는 마운트 레이니어(Mount Rainier)를 감싸고 있는 거대한 구름띠는 아직도 시애틀의 우기가 끝나지 않았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른 새벽부터4시부터 서둘러 달라스를 출발한 여정이기에 약간의 피곤함이 있지만, 2시간의 시차를 뒤로하고 도착한 시애틀의 아침은 어제까지 보슬보슬 내리던 비가 멈추고 자욱하게 깔린 구름들 사이로 간간히 비치는 푸른 하늘은 오늘 아침 일기예보처럼 화창한 날씨를 기대하며 마음을 밝게 합니다.


서둘러 예약된 렌트카를 픽업하고 4월 셋째주의 평온한 워싱턴 주의 하얀 눈이 수북이 쌓인 캐스케이드 산맥(Cascade Range)자락을 따라 멋진 풍경을 자랑하는 노스 캐스케이즈 국립공원(North Cascades National Park)과  스카짓 밸리 뒤쪽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에 자리하고 있는 새하얀 고봉의 자태를 드러내는 마운트 베이커(Mount Baker )를 배경으로 스카짓 밸리를 화려하게 수놓은 수많은 튤립의 멋진 향연을 경험하고자 3박4일의 일정으로 스카짓 밸리를 찾아가는 중입니다. 어제까지 계속 내렸던 비가 멈추고 아직은 낮은 구름으로 고봉의 지난 겨울 깊게 쌓인 눈을 볼 수는 없지만 우리가 머무는 기간 동안은 날씨가 화창하다는 소식에 모두가 환호하며 미국에서 가장 멋진 튤립을 만날 수 있다는 잠시 후 펼쳐질 대지의 화려함에 모두들 숨을 죽이고 있습니다.


마운트 버논의 상공회의소 디렉터였던 제리 디거네스 (Jerry Diggerness)와 조앤 호우첸 (Joan Houchen) 이 수천 명의 사람이 튤립 구경을 오는 데에 착안하여 여러 이벤트를 접목하여 축제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1994년부터 상공회의소로부터 떨어져 나와 독자적인 튤립 행사로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2020년 축제는 Skagit 카운티에 영향을 미친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으로 인해 잠시 취소되는 아픔을 경험하기도 하였지만 다시 모든 것이 정상으로 운영이 되면서 수십만이 사람이 4월 한 달 동안 이곳을 찾아 튤립의 장관을 경험합니다.


158bd46c2673dd5eeb3dd788d556b60b_1720191065_8454.png
 

1700 에이커에 달하는 밭에 겹 튤립, 노란색, 파스텔 톤의 수 십 가지 형형색색으로 매년 4월이면 한 달 동안 거대한 스카짓 밸리 튤립 페스티벌(Skagit Valley Tulip Festival)이 펼쳐지는데, 수많은 사람들을 미국의 시애틀에서 혹은 캐나다의 벤쿠버에서 튤립의 장관을 보고자 시애틀에서 북쪽으로 1시간 거리의 조그만 타운인 마운트 버논(Mount Vernon)을 찾습니다. 5번 하이웨이에서 마운트 버논 다운타운으로 나가면 스카짓 강(Skagit River)를 따라 조성된 예쁜 건물들과 그사이 들어선 수많은 선물가게와 레스토랑, 그리고 그 사이를 장식한 진한 튤립의 색깔은 튤리 페스티벌 루트 사인과 함께 많은 사람들을 튤립 밭으로 안내를 합니다. 이 기간 동안은 스카짓 밸리를 뒤덮은 튤립과 수선화, 그리고 동쪽에 우뚝 솟은 거대한 베이커 산을 배경으로 만들어 놓은 풍경은 미국 어느곳에서도 만날 수 없는 아름다운 4월의 풍경을 선사합니다.


축제 기간 동안은 마운트 버논을 중심으로 스카짓 밸리에는 튤립축제 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련행사도 같이 열립니다.  튤립 구경 이외에 각종 아트, 콘서트, 지역에서 생산되는 어패류 채취나 치즈 만들기 행사 등을 즐길 수 있고, 마운트 버논의 다운타운에서 연어구이 등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맛볼 수도 있습니다. 이곳은 튤립이 심어진 밭의 주소가 없고 작물 순환으로 인해 매년 위치가 변경되기 때문에 여행에 도움이 되도록 튤립 밭 지역의 지도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미리 웹사이트나 공식 안내소에 비치된 축제 브로셔를 이용하여 여행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그렇지만 지도 없이 오랜 세월동안 튜율립의 신선함을 선사하는 두개의 농장이 있습니다. Beaver March Road따라 들어가면 유럽식 튤립 정원인 ‘루젠가든(Roozengaarde)’이 있는데, 이곳의 거대한 튤립 농장과 함께 유럽풍의 풍차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튤립의 본고장의 네덜란드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곳이며, Bradshaw Road에 있는 튤립 타운(Tulip Town)에서는 튤립 농장과 함께 쇼핑, 트롤리 라이드를 하며 여유 있는 스카짓 밸리의 튤립을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어느 날 따스한 봄의 햇살처럼 살며시 다가온 튤립의 자태,  꽃이 너무 아름다워 머리 수그린채 목 부러져 흩어지는 슬프고 찬란한 봄의 여왕, 수많은 전설을 남기고 그 찬란한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하지만 너무나 강렬한 꽃이기에 그 색깔과 생김새에 따라 달라지는 의미는 어쩌며 우리 인간의 다양한 마음을 품어 서로에게 고백하고 위로할 수 있는 다양한 꽃말과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고대부터 우리의  모든 삶을 담았던 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찬란한 봄에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담은 튤립 송이를 누구에겐가 선물해 보시지 않겠습니까?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RSS
KTN 칼럼 목록
    상업용 투자 전문가에드워드 최문의: 214-723-1701Email: edwardchoirealty@gmail.comfacebook.com/edwardchoiinvestments우리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학생들 머리가 얼마나 좋은지를 알아보려고 지능검사를 한다. 흔히 …
    부동산 2024-07-05 
    시애틀(Seattle) 도착을 앞두고 비행기 안에서 바라보는 4월의 워싱턴 주 대지는 자욱한 구름이 낮게 자리를 잡고 있고 비행기의 조그만 창사이로 보이는 마운트 레이니어(Mount Rainier)를 감싸고 있는 거대한 구름띠는 아직도 시애틀의 우기가 끝나지 않았음을 …
    여행 2024-07-05 
    안녕하세요! 우리가 기본적으로 느끼는 맛은 단맛, 신맛, 짠맛, 쓴맛 등 기본 네 가지 맛으로 나누어집니다. 이렇게 네 가지 맛으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다섯 번째 맛이 바로 오늘의 주제인 ‘감칠맛’ 입니다. 대체 감칠맛이란 어떤 맛일까요? 사전적 정의는, 주로 아…
    리빙 2024-07-05 
    박운서 CPA는 회계 / 세무전문가이고 관련한 질의는 214-366-3413으로 가능하다.Email : swoonpak@yahoo.com2625 Old Denton Rd. #508Carrollton, TX 75007어느덧 2024년도 반이 훌쩍 지나고 나머지 반년을 7…
    회계 2024-07-05 
    워싱톤 주의 마운트 레이니어 입구에 있는 조그만 시골 마을인 팩우드의 아침은 새벽 안개 곱게 내려 촉촉히 젖은 화산토에 풍성한 계절의 무성한 식물들이 대지의 꿈을 안고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산의 빙하가 녹은 물들이 곳곳에서 모여들어 큰 개천을 이루고 웅장한 소…
    여행 2024-06-28 
    자동차보험 가입은 법적인 의무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사고를 당하여 상대에게 클레임하려고 보면 상대편이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고 있지 않은 경우를 보게 된다. 이럴 때 내 과실은 아니지만, 자신의 보험회사에 청구해서 보상을 받을 수 있는데, 이것을 무보험자 피해 보상 …
    리빙 2024-06-28 
    공인회계사 서윤교세금의 1차 원칙은 소득이 있는곳에 세금이 있다는 사실이다. 또 세금은 1차적으로 발생한곳에서 보고및 지불의 의무가 부과된다. 캘리포니아에서 소득이 발생했다면 캘리포니아에 1차 세금보고및 징수의 의무가 있고 실제 거주지에 2차 세금보고의무가 있다. 만약…
    회계 2024-06-28 
    “디카시가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눈물의 씨앗이라고 말하겠어요~” 가 아니고 ‘디지털 시대가 낳은 문학계의 아이돌이다’라고 한다면 너무 과한 표현일까? 디카시의 매력에 빠지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딸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이돌 그룹에 빠져 노래와 춤을 따라 하…
    문학 2024-06-28 
    안녕하세요! 최근 물가가 많이 올랐습니다. 전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본격적인 ‘가성비’의 시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음식을 소개하는 시간이 아닌 우리가 시장을 볼 때 조금 더 현명하게 장을 볼 수 있는 간단한 상식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이번 내용은 미국 생활…
    리빙 2024-06-28 
    오늘은 텍사스 주민이라며 모두가 관심기울여야 할 UT Austin 의 SAT 제도와 합격률에 대한 여파에 대해 알아보며 UT Austin 입시 전략에 도움될 정보를 공유해 드리고자 합니다.UT 자동입학 대상자여서 SAT 를 준비 안하고 있었는데 UT Austin 은 왜…
    교육 2024-06-21 
    상업용 투자 전문가에드워드 최문의: 214-723-1701Email: edwardchoirealty@gmail.comfacebook.com/edwardchoiinvestments“위기나 공황이 한창일 때는 정상적인 가치기준이라는 게 없다. 부동산과 주식 투자 모두 인간…
    부동산 2024-06-21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오늘은 달콤한 디저트, 도넛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도넛의 시초는 미국으로 이주한 네덜란드 이민자들이 남은 빵 반죽 조각을 뜨거운 기름에 튀겨 만든 간식인 올리코엑(Olykoek)이라고들 말하는게 정설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도…
    리빙 2024-06-21 
    박운서 CPA는 회계 / 세무 전문가이고 관련한 질의는 214-366-3413 으로 가능하다.Email : swoonpak@yahoo.com2625 Old Denton Rd. #508Carrollton, TX 75007오는 11월5일에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선거는 역대급…
    여행 2024-06-21 
    ◈ 제주 출신◈ 연세대, 워싱턴대 통계학 박사◈ 버지니아 의과대학 교수, 텍사스 대학 , (샌안토니오) 교수, 현 텍사스 대학 명예교수◈ 미주 문학, 창조 문학,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 무원 문학상, 미주 가톨릭문학상◈ 에세이집 <순대와 생…
    문학 2024-06-21 
    일년 내내 만년설로 뒤덮인 이색적인 산이 있고, 도시를 감싸며 유유자적한 아름다운 해안이 있으며, 스타벅스 커피 향이 진하게 풍기는 특별한 거리를 만날 수 있는 워싱턴주의 시애틀을 여행할 때면, 공항에 도착하기 전 비행기 창가에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풍경 가운데 정상에…
    여행 2024-06-21 

검색